누가 집권하든 협치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네거티브 선거 안했으면


홈페이지, 블로그, 뉴스레터는 물론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까지… 온라인 선거 캠페인의 범위는 점점 더 광범위하고 그 비중 또한 계속 커지고 있다. 각종 선거 직전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빗나가도 구글이나 트위터 등 SNS에 언급된 후보의 버즈량은 선거결과와 일치한다. SNS는 이제 유용한 캠페인 수단일 뿐 아니라 민심을 살필 수 있는 유력한 척도가 되었다. 

<폴리뉴스>는 지난 8일 SNS 전문가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를 만나 박근혜게이트 이후 SNS 상에 나타난 여론을 살펴보고, 헌재의 탄핵인용 여부에 따라 곧 치러질 수도 있는 대선을 전망해봤다.

먼저 유승찬 대표는 작년 JTBC 첫 보도 다음날이자 박 대통령이 1차 담화를 발표한 10월 25일 트위터 언급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박근혜-최순실게이트가 국민에게 미친 파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설 전까지는 ‘특검의 시간’으로 대선 후보들이 무슨 이야기를 해도 특검 수사보다 언급량 자체가 낮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반 총장의 사퇴로 문재인 후보는 이번 대선의 ‘상수’가 되었는데 이제 모든 사람들이 ‘문재인과의 대결’이라며 너무 일찍 상수가 된 것을 우려했다. 이재명 후보는 장점인 ‘과거청산 프레임’에서 너무 빨리 미래 프레임으로 이동한 것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안희정 후보에 대해서는 ‘반기문이 사라진 충청 대망론’이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으나 ‘활주로가 너무 짧다’고 예상했다.

안철수 후보가 2012년과 달리 젊은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는 ‘샤이 안철수’를 꼽고,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이 여론조사와 10% 이상 차이가 난점을 근거로 들었다. 유승민 후보와 남경필 후보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출신’으로 이번 선거에서는 정권연장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남 후보의 경우 개방적이고 협치에 능해 ‘지금 시대가 원하는 리더십’이라고 평가했다. 

황교안 권한대행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박근혜정부에서 법무장관부터 국무총리까지 요직을 두루 걸친 사람으로서 ‘무한책임’을 강조하고, 출마 안 하는게 정의로운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라는 큰 흐름과 구도가 대선까지 바뀔 수 있는 모멘텀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본지 김능구 대표와 유승찬 대표의 인터뷰 내용이다.

- 박근혜-최순실게이트 이후 작년과 올해로 구분해서 소셜 미디어 여론은 어떤지 궁금하다.

작년 10월 24일 JTBC 첫 보도 이후 25일 박 대통령 1차 담화가 나온 날 트위터 언급량이 거의 70만 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월호참사 이튿날이 38만 건이었으니까 두 배 가까운 언급량이다. 이번 사건이 국민들에게 미친 파장은 데이터를 보지 않아도 다 알 수 있는 이야기다. 또 12월 3일 (광화문광장에) 230만 명이 모인 그날도 거의 70만 건에 육박해 10월 25일과 쌍둥이 곡선을 이뤘다. 저는 이것이 분기점이었다고 본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여론의 방향은 어쨌든 탄핵이 되느냐와 특검이 꾸려지면서 지금까지는 특검의 시간이었다. 특히 설 전까지는 대선 후보들이 무슨 이야기를 해도 특검 수사보다 언급량 자체가 훨씬 낮았다. 낮은 정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가령 김기춘·조윤선 구속, 이재용 삼성부회장 영장 기각, 이런 것들이 전체 소셜 미디어를 주도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반기문 전 총장이 이런 여론상황을 간과하고 너무 일찍 귀국했다고 본다. 입국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반 총장에 대한 관심은 다른 대선후보보다는 상당히 높게 형성되었지만 이보다 더 높은 특검의 시간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물론 준비가 많이 안됐던 측면도 있다. 

그러다 설이 지나면서 다음 정부, 대선에 대한 여론으로 옮겨지면서 후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선 언급량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도 국민들은 탄핵이 제때 될 거냐, 이런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 이전에는 보수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들 했는데 최근에는 거꾸로 진보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할 만큼 박근혜-최순실게이트 이후 보수에서 중도, 중도에서 진보로 이동이 된 것 같다. 그러면 이 부분이 대선까지 계속 갈 것이냐, 가장 큰 변곡점이 탄핵 이후가 될 텐데, 현재 진보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하는 부분들이 소셜 미디어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나?

조기대선까지 세 번의 변곡점이 있다고 본다. 하나는 지난 4.13총선에서 여소야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여소야대가 됨으로써 예전에는 보수가 장기집권하겠구나 하는 의식이 굉장히 강했는데, 정권이 바뀔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니까 내부고발도 나오고 제보도 들어오고 이런 상황들이 박근혜게이트가 세상에 알려지는데 기여를 했을 거라고 본다. 

두 번째 변곡점은 압도적으로 탄핵안이 가결된 것이다. 234명이면 정말 압도적으로 탄핵한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변곡점이 탄핵이 인용된 이전과 이후이다. 탄핵인용 전까지는 사람들이 거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국민들에게는 탄핵이 인용 될거냐 안 될거냐 이게 메인이다. 만약 3월 첫째 주까지 갔는데 탄핵이 안되고, 탄핵이 될 것 같지도 않다면 또 많은 사람들이 광장으로 나올 거라고 본다. 

그런데 또 탄핵 이후에는 어떤 문제가 있냐면, 만약 탄핵이 인용되었을 때 대통령을 구속할거냐 말거냐의 대결이 있을 거라고 본다. 광장의 민심은 대통령을 구속하라고 요구할 것이고, 이른바 탄핵은 찬성했지만 보수 쪽에 있던 분들은 대통령이 탄핵된 것만으로 벌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때가 특히 대선후보들에게는 정치적으로 어려운 선택의 시간이 될 것이다. 

지금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프레임이 작동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왜냐면 이건 진보의 문제도, 보수의 문제도 아닌 국가가 뿌리째 썩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보수를 지지한 것은 그래도 경제나 안보 면에서 유능할 거라고 믿었던 건데 경제도 안보도 유능하지 않았고, 이들이 부패했다는 것을 국민들이 보게 됐기 때문에 보수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왔던 사람들도 이건 아니다 이렇게 본 것 같다. 그리고 ‘정권교체’라는 큰 흐름과 구도가 대선까지 바뀔 수 있는 모멘텀은 없을 거라고 본다. 대선은 그 상태에서 진행되지 않을까. 이념적 대결이 생겨서 다시 보수 대 진보가 될 것 같지는 않다. 

- 말씀하신 것처럼 탄핵 인용이 된 이후에 정권교체 프레임은 계속 가지만 이제는 누가 정권교체를 할 것이고, 또 누가 더 나은 정권교체를 할 것인가인데, 흔히 탄핵 이전에는 ‘과거 청산’이 주였다가 인용되고 나면 ‘미래 대비’로 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인물경쟁력으로 바뀔까?

지금은 문재인이 상수가 되었지만 반기문 총장이 귀국하기 전에는 반 총장이 상수였고, 누가 반기문을 꺾을 거냐였다. 그런데 이제 문재인 후보가 상수이고, 너무 일찍 상수가 되었다고 본다. 이것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문 후보가 강했던 이유는 박 대통령과 강한 대비를 이뤘기 때문이다. 지난 선거 때 맞붙어서 지는 등 야권의 중심으로 문재인이 존재했다. 박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정지된 상태에서 그래도 또 유지할 수 있었던 건 반기문 총장이 밖에서 지지를 하고 있었던 측면이 있는데, 이마저 사라져서 지금은 굉장히 외로워진 상황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이제는 문재인과의 대결이다. 안희정도 이재명도 어쨌든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당 안에서 문 후보를 꺾어야 된다. 저는 대선이 12월이면 안희정이나 이재명이 경선에서 역전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활주로가 너무 짧다. 그리고 안희정 지사나 이재명 시장이 짧은 시간에 역전시킬 만큼 그렇게 차별화된 무엇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 않나, 조심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판을 봤을 때 정권교체가 상수라면, 결국 지금은 민주당이 가장 사람들이 신뢰하는 정당이고 지지율도 확고하게 나타난다. 민주당이 정권교체 적임자다. 그 다음 국민의 당인데, 양당 후보간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말씀하신 것처럼 누가 더 좋은 정권교체냐, 누가 더 좋은 대통령이냐, 이랬을 때는 판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만약 3월에 (탄핵)인용이 되고 4월 26일 대선이 치러지면 4월 2일이면 후보등록을 해야 한다. 공식 선거운동기간이 23일인데 마치 230일 같은 23일을 보내게 되지 않을까.

 
- 요즘 민주당에서는 안희정 지사가 굉장히 뜨고 있다. 설 이후 갑자기 10% 이상이 지지하는데, 중도보수로 클릭 조정해서 그런 건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안 지사에게 걸림돌이 될 거라고 본다. 새누리당과의 대연정 발언 이런 것이 본선에서는 어필할 수도 있겠지만 민주당 경선 아닌가. 게다가 지금은 탄핵정국이고 새누리당은 많은 국민들이 박근혜게이트의 공범이라고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저는 이념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반기문이 사라진 충청 대망론이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고 본다. 두 번째는 문재인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누군가 문재인을 꺾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려면 우선 당내에서 문재인을 꺾는 문제가 있는데, 이재명을 한번 밀어봤는데 좀 약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그런데 안 지사가 뚜렷하게 뭘 하지는 않았지만 충청권에 있는 보수 쪽에서 봐도 왠지 믿을 만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물론 조금의 가능성은 있겠지만) 그 정도를 가지고 과연 문재인 후보를 당내에서 이길 수 있을 거냐, 경선이라는 것은 아무리 국민경선이라고 해도 조직의 힘이 많이 작용한다. 그런 여러 가지 요소들을 볼 때 아무튼 저는 너무 짧다(고 생각한다). 3월 중순이나 말에는 경선을 끝내야 되는 상황인데 경선 등록하고 토론회 몇 번 하고 과연 그걸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이번 민주당 경선이 완전국민경선이다. 그렇다면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 심지어 새누리당 지지자들도 선거인단 참여가 가능한데, 과연 역선택의 여지는 없는가?

그게 문재인 캠프에서는 가장 불안한 요소일 것이다. 모바일 투표에는 말씀하신 대로 역선택의 우려가 존재한다. 그게 얼마나 광범위하게 일어날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완전국민경선제라고 해서 모바일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를 다 허용한 것이 잘한 것인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저는 그것이 꼭 절대적인 선은 아니라고 본다. 어쨌든 완전국민경선제 자체보다 모바일 인바운드를 경선에 허용했다는 것이 문재인 후보 측에서는 아주 통 크게 이것을 받은 거다. 

- 모바일이 문재인 후보에 유리하지 않나?

상황에 따라 다르다. 옆에 반기문이 뚜렷하게 존재하고 문재인을 꺾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 역선택의 가능성이 적지만, 누구를 당선시키기는 어려워도 떨어뜨리기는 쉽다는 얘기가 있듯이 가령 자기가 밀고 싶은 사람은 없지만 문재인을 떨어뜨리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한다면 어떻게 막을 거냐, 이런 문제들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일이다. 페이크 뉴스가 선거 결과를 좌우하듯이 이것도 잘못된 세력이 당의 의사를 결정해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모바일 인바운드 시스템이 그런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점에서 페이크 뉴스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당에서는 150만 200만으로 가면 그 영향이 미미할 수밖에 없다면서 역선택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자위하고 있는듯하다.

당이 판단하고 있는게 맞겠지만 지금 상황은 이전에는 없던 상황이다. 보수 쪽 후보가 전무한 상태에서 한 사람이 독야청청하고 있다. 예전 상황과 구도가 다르기 때문에 당에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민의당이나 정의당도 경선룰을 정할 텐데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민주당은 덩치가 크고 지지율도 높고 이래서 그게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제가 상상해보건데 국민의당이라면 이른바 친노가 온라인에서는 가장 많이 조직되어 있는 세력인데 ‘본선에서 안철수만 아니면 돼’ 라고 생각했을 때 국민의당처럼 작은 정당은 경선룰에서 모바일 인바운드를 채택한다면 역선택의 여지가 분명 있다고 본다. 전화로만 하는 모바일 인바운드는 너무 취약한게 아닌가 싶다. 

- 혹자는 2002년 노무현처럼 안희정이 경선에서 뒤엎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던데?

국민들은 드라마를 원하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에 안희정 지사와 노무현 대통령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노 대통령은 기득권 체제를 깨는 투쟁을 한 도전자로서 반칙과 특권을 없애고, 이런 기조로 쭉 치고 나갔다. 안 지사의 스탠스는 오히려 보수 쪽에 가까운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지금은 촛불정국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과연 그런 역동적 힘을 받을 수 있을까. 복지나 새누리 연정, 사드 등 안희정 지사가 취하고 있는 스탠스는 상반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복지에 있어서 ‘공짜밥’이란 표현은 아주 나쁜 표현이다. 요즘 전세계 보수들도 복지에 대해서 그런 표현을 쓰지 않는다. 저는 안희정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세상을 극복해왔던 방식과 정반대의 스탠스를 취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가령 구도가 문재인 후보는 기득권을 옹호하고 있고, 안 지사가 이것을 칠 수 있다면 역전의 모멘텀이 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동력을 얻기 쉽지 않다. 이재명 시장은 오히려 그런 프레임이 가능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폭발적으로 올라왔던 것은 20~30대가 열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 지사는 오히려 사드 문제라든지, 이재용부회장 영장기각 때의 발언 등 20~30대가 뜨악한 이야기들을 계속 하고 있다.

- 또 한편으로는 경선에서 어려운 줄 알면서도 안 후보가 이렇게 가는 것이 본선에서 문 후보가 되었을 때 확장성을 플러스 알파로 주기 위함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국민들이 바보도 아니고 제 생각에 그런 얘기는 너무 공학적인게 아닌가 싶다. 광장에 나왔던 많은 시민들은 새누리당과 연합한다고 하면 실망할 것이다. 그런 일은 가능하지도 않지만 만약 말씀하신게 사실이라면 국민들을 지나치게 도구화하는 것이고, 국민들을 지나치게 공학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이며, 정도를 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안 지사를 좋아하지만 최근의 행보들은 찬성할 수 없다. 

 
- 소셜 미디어에 나타난 후보들의 장단점을 보면 문재인 후보의 경우 막강한 팬덤이 있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지적하셨다.

저는 문재인 대표가 현재 의미있는 팬덤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정치인이라고 본다. 물론 이재명 시장이 추격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 팬덤에 비하면 아직은 부족한게 사실이다. 그런데 가령 18원 후원금 사태도 있고 그 팬덤이 통제되지 않으니까 (문제다). 저는 팬들의 상대에 대한 공격, 거친 말들, 이런 것들이 문 후보가 좋아지려고 하다가도 좀 멀어지게 만드는 그런 작용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팬덤이 문재인을 지켜주기도 하지만 문재인의 확장을 막는 하나의 요소다. 

- 이재명이 작년 탄핵과정 속에서 지지도가 급상승 했다가 올해 주춤, 하락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15%를 넘는 순간 사람들은 이 사람을 굉장히 프레지덴셜하게 본다. 실제 대통령에 준해서 보는 마음이 생기는 거다. 15%라면 엄청난 수치 아닌가. 100명이 지나다니는데 15명이 자기를 지지한다는 것은 엄청난 숫자다. 탄핵정국에서 광장의 민심과 가장 일치했던 사람이 이재명 시장이고, 이 사람은 과거청산은 잘할 것 같다. 그리고 국민들의 상당수는 정말 과거청산을 잘할 지도자를 원했다. 과거 체제가 너무 썩어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과거청산이 결코 작은 비중은 아닐 거라고 본다. 

저는 이재명 시장이 요것만 가지고 갔으면 지금처럼 지지율이 꺼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미래를 이야기 했다. 과거청산을 더 확고히 할 전략을 쌓아갈 시간에 미래를 얘기했는데 그 미래가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기 어려운 미래가 아닌가, 그게 컸다고 본다. 왜 갑자기 기본소득 어젠다를 들고 나왔는지 궁금하다. 이재명은 과거청산에서 확고한 우위를 가지고 있었다. 광장에서 사람들이 저 사람이면 검찰 확실히 손볼 것 같고, 언론도 손보고, 재벌도 손볼 것 같았다. 이번엔 제대로 뭔가 할 수 있는 지도자를 뽑아보자! 이런 마음으로 이재명을 지지한거다.

- 성남시장으로서 청년수당이라든지 이런걸 시행해서 그런 게 아닐까?

그걸 너무 과하게 평가했다. 성남시를 운영하는 것과 대한민국을 운영하는 것은 굉장히 다르다. 국민들도 성남시장을 뽑는 것과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 것은 다른 차원에서 본다. 즉, 주민이 기초자치단체장을 뽑고, 시민이 시장을 뽑고, 국민이 대통령을 뽑는다. 주민과 시민과 국민은 같은 사람이라도 다르다.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대통령은 안보도 잘해야 되고, 국민세금 같은 큰 규모의 정책을 취할 때는 보다 신중해야 하고, 물론 과거악을 청산하는 데는 단호했으면 좋겠고… 이런 스탠스가 있다. 이 단호함 속에 있어야 하는데, 자기가 불리한 그라운드로 빨리 이동한 거다. 

사자와 호랑이 중 누가 더 셀까? 둘 다 힘이 세서 누가 이길지 모르지만, 사자는 평지에서 잘 싸우고 호랑이는 계곡에서 잘 싸우니까 계곡에 들어가면 호랑이가 이기고 평지로 나오면 사자가 이긴다. 자기가 잘하는 쪽으로 끌고 오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 이재명 시장은 과거청산 프레임을 가지고 상대후보를 압박했어야 했다. 왜냐면 문재인 후보는 명예퇴진 발언 등 과거청산에서 약점이 있다. 이재명은 한국형 백두산 호랑이인데 갑자기 문재인이 강한 벌판으로 나와버린 거다. 저는 그래서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본다. 갑자기 미래 얘기를 하면서 힘이 약해진게 아닌가 이렇게 본다.

- 안철수가 2012년에는 2030세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는데 요새 보면 젊은층에게 영 시들해져 버린것 같다. 작년 말 박근혜-최순실게이트가 한참 이슈되었을 때도 메시지는 세게 나갔는데 왜 그럴까?

저도 그것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해봤다. 안철수 후보 같은 경우 지지율을 보면 전체 평균 지지율보다 20~30대 지지율과 여성지지율이 절반 가까이 떨어진다. 첫 번째는 팟캐스트 영향이 굉장히 큰 것 같다. 젊은 친구들이 썰전이라든지 팟캐스트 이런걸 많이 보는데 여기서 안철수에 대해 대부분 굉장히 비판적이다. 두 번째는 지금 국민의당은 (총선에서 제3당 돌풍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20~30대가 보기에 어쩌면 호남기득권자로 볼 수 있겠다. 국민의당에 있는 호남을 상징하는 의원들을 볼 때 20~30대가 좋아하기는 어려운 캐릭터 아닌가. 상대적으로 민주당에는 젊은 스타의원들이 좀 있다. 이런 사람들이 있으니까 민주당에 대한 호감을 갖게 된다. 당의 경쟁력 문제, 그게 두 번째인 것 같다. 

세 번째는 샤이 안철수다. 20~30대의 정권교체 열망이 80~90% 가까이 되고. 어떤 때 보면 문재인 지지율이 50%를 훨씬 넘는다. 그러니까 안철수를 지지한다고 말하면 왕따가 되는 문화도 좀 있는 것 같다. 즉, 실제 지지율보다는 좀 낮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갤럽조사 기준으로 4.13총선 전 국민의당 지지율이 14%였는데 실제 결과는 26.74%였다. 13%정도 차이가 났다. 그때도 저는 국민의당이 상당한 돌풍을 일으킬 거다, 샤이 국민의당이 있다고 봤다. 총선 때 바닥을 가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여론조사에는 잘 반영이 안 되는 것을 봐서 지금도 저는 샤이 안철수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 국민의당에 손학규 전 대표가 합세하고 정운찬 총리까지 오면서 스몰텐트가 유의미하게 되지 않았나? 그러면 젊은층들도 주목하게 될 것 같은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이런 말씀 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손학규 대표나 정운찬 총리는 정치권의 이야기다. 특히 20~30대들은 이분들을 잘 모르고 젊은층의 지지를 확장시키는데 기여할 것 같지는 않다. 단지 경선이 좀 더 주목은 받을 것이다. 지금 국민의당은 무조건 ‘후보는 안철수’였는데 여기에 손학규 고문이 들어오니까 경선을 좀 해 볼만 하겠구나, 이러면서 경선에서 관심을 좀 더 끌 수는 있을 것 같다. 

<사진=이은재 기자>
▲ <사진=이은재 기자>
 
- 한편 유승민이나 남경필 같은 경우도 이상하게 젊은층에 전혀 어필이 안되고 있다.

새누리당 출신이지 않나. 이번에 정말 반성을 많이 해야 된다고 본다. 두 분다 좋은 정치인이지만 유승민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원내대표도 했고, 남경필 지사는 어쨌든 경기도지사를 하고 있지 않나. 그러면 책임이 있는 거고, 국민들이 책임을 묻게 될거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는 정권을 연장하는 사람들이 또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는 지난번 공천파동 때나, 이번에 나오는 과정에서도 한번 주춤한 것이 있었고, 갑자기 바른정당 만들었다고 민주당 공격하고 문재인 대표 공격하는 것은 좋은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국가 위기에 대한 무한책임감을 느껴야 된다. 

남경필 지사는 지금 시대가 원하는 리더십 유형이긴 하다. 개방적이고 유연하고 협치에 능한 분이다. 사실 탄핵이라는 엄청난 국가적 위기가 없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떠올랐을 거라고 본다. 그런데 지금은 탄핵이 너무 무겁다. 새로움이 발을 디딜 틈이 별로 없다. 탄핵이 인용되고 난 이후에 공간이 좀 열릴 수는 있겠지만 옛날 보수-진보 대결처럼 크게 지지를 가져가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 황교안 총리도 이러한 국민들의 전체적인 지형을 읽는다면 출마하지는 않을 거라고 보나?

출마 안 하는게 정의로운 거라고 본다. 해석의 여지도 많다.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인데 갑자기 대통령선거에 나오는 것도 정말 기이한 일이고, 또 황 총리는 박근혜정부의 법무장관부터 국무총리까지 요직을 두루 걸친 사람으로서 무한책임을 가지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착하고 순해서 탄핵 가결되고 나서 나라가 더 혼란스러우면 안되니까 ‘맘에 안 들지만 그냥 권한대행 해라’ 이러고 있는데, 저는 여론조사기관이나 언론에서 황교안을 상수로 보도하는게 부정의한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렇게 당하고도 또 그것을 용인한다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황 총리도 빨리 입장을 밝혀야 한다. 청와대 압수수색, 특검 연장도 받아들이고 뭔가 조금이라도 정의로운 길을 가야 된다. 지금 자기가 여론조사를 즐기면서 대통령 행보처럼 왔다갔다 할 때는 아니다.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언론들도 이렇게 최악의 국가범죄로 대통령이 탄핵까지 됐으면 장사가 좀 덜되어도 황교안 같은 사람은 좀 빼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게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 측에서도 또 황 지지가 오르니까 자기들 지지가 다시 회복됐다고 생각하고 저렇게 더 책임 안 지고 그러지 않나. 저는 좀 같이 원칙을 지키고 이런 문화로 바뀌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잘 안 된다. 

- 마지막으로 대선을 앞둔 후보와 SNS 유저들에게 제언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 우리나라는 완전히 도태될 수도 있는 중대한 시점이다. 휴대폰 시대도 끝나고 반도체 시대도 끝나고 앞으로 뭘로 먹고 살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되는데 우리는 과거 청산을 못하고 과거에 묶여서 한걸음도 못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저는 빨리 탄핵이 인용되어서 범죄를 저지른 집단이 역사의 뒤로 물러나 부패 구체제의 청산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세력과 사람들은 패권주의적인 생각을 덜 가져야 된다고 본다. 어차피 지금 과반수를 가진 정당도 없고, 누가 집권을 하든 다른 정당의 도움을 받아서 정치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모두 네거티브에 기댄 선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네거티브 캠페인을 제어할 장치가 없기 때문에 네거티브를 하면 손해를 본다는 문화, 의식, 이런 것들이 지금은 중요한 단계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네이버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한 플랫폼들이 먼저 자정노력을 해야 하고, 이를 둘러싼 사회적 공론화 작업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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