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등 野 단일화 승부. 호남 비롯 지지율 반등. 중도‧보수 표심 공략.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div>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2012년 대선에 도전한 안철수는 비정치인이었다.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을 일으키며 ‘대세’ 박근혜를 위협한 돌풍의 주인공이었지만, 정치 경험이 없는 그의 근본적 한계는 결국 안철수를 ‘철수’ 시키는 이유 중 하나가 됐다. 그리고 5년이 흘러 안철수는 정치인으로 탈바꿈했다. 엄연히 지역구를 둔 재선 국회의원이다.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돕는 정치 세력은 5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스스로 ‘2017년 대세’ 문재인을 이길 적임자라고 공언하는 자신감의 배경이다.

대권에 도전하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보좌하는 그룹은 크게 싱크탱크와 대선 캠프로 분류된다. 안 전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함과 동시에 제3지대 토양을 닦아낸 국민의당은 일각에서 ‘안철수 사당’이 아니냐고 비판할 정도로 ‘대선주자 안철수’를 일찌감치 뒷받침해오고 있다.

먼저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안 전 대표가 2013년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최측근에서 자문기구 역할을 해왔다. 이사장은 최상용 전 주일대사다. 그는 안 전 대표의 후원회장 출신이다. 싱크탱크 내부에서는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박원암 홍익대 교수를 필두로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교수(교육),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안보),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외교) 등이 분야별 전문가로서 안 전 대표를 보좌하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과 함께 이옥 덕성여대 명예교수, 정연호 변호사, 홍석빈 우석대 객원교수도 대표적인 ‘안철수 싱크탱크’로 알려져 있다.

대선 캠프는 당 내 의원들이 진두지휘 한다. 우선 초선의원 3명으로 진용이 짜여 진 상태다. 대변인을 맡은 이용주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최근 청문회 정국에서 유명세를 탔다.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안 전 대표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인재영입 1호로 국민의당에 데려왔다. ‘정책통’인 채이배 의원은 정책 분야 실무를 담당한다. 지난 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학제개편안 등 부분적으로 정책을 발표한 안 전 대표는 한 주에 1~2차례씩 분야별 정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으로, 채 의원이 이를 총괄 뒷받침한다.
 
이들 외 장병완‧김성식‧이상돈‧박선숙‧이태규 의원 등이 캠프에서 맹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들은 대다수 2012년 안 전 대표의 대선 캠프인 ‘진심캠프’ 출신이다. 특히 이태규 의원이 주목받는다. 이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에 있을 당시부터 지금까지 쭉 행보를 함께 해오고 있으며, 국민의당 창당 준비 당시에는 실무기획단장을 맡아 당의 기틀을 세우는 등 안 전 대표의 최측근 인사로 평가받는다.  

캠프 공보 라인은 대규모로 꾸려졌다. 총 25명에 대변인만 6명에 달한다. 언론인 출신인 표철수 전 경기부지사가 공보단장을 맡고, 이용주 수석대변인을 필두로 김철근·전현숙 대변인과 이승훈·김혜연·문형주 부대변인으로 구성됐다. 공보특보단에서 신문과 방송, TV토론, 모니터링, 메시지 지원 등을 담당하고, 공보실로 당의 각 의원실에서 보좌진들이 파견됐다.

이와 함께 안철수 캠프로의 외부 명망가들의 합류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나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등이다. 다만 갈 길은 멀다. 이들은 모두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특히 지난 7일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선언하면서 국민의당 내 경선 합류를 예고한 손 의장에게 안 전 대표가 100%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

국민의당 합류가 예상돼 온 정 이사장은 당분간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지난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른바 ‘빅텐트론’에 대해 “빅텐트론과 스몰텐트론처럼 누구를 반대하는 사람은 모여라, 개헌 찬성하는 사람 모여라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뒤 “다만 우리 사회를 바꿔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은 손 의장이나 국민의당도 강하게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독자적인 노선으로 가면서 제 힘을 좀 더 크게 하고 그 후에 철학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같이 정치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 건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손 의장의 합류로 1차 목표를 달성한 안 전 대표는 정 이사장과도 연결고리를 만들어내 두 사람과의 경선 승리를 토대로 국민의당 제3지대 움직임에 속도를 붙이고, 이를 통한 자신의 대선 가도에 탄력을 더하여 문재인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 총력전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다만 대선이 임박할수록 거세질 ‘야권 단일화’ 압박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문제다. 안 전 대표는 일찌감치 문 전 대표와의 단일화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오히려 문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탄핵 정국 속 진보 진영으로의 정권 교체가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본선보다 힘든 예선’을 치러야 할 야권 대선주자들 특히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와의 단일화는 꺼내들기 힘든 카드일 수밖에 없다. 물론 2012년 대선에서 양보했던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선 재수생’ 안 전 대표의 트라우마다.

안 전 대표는 보수 세력과의 연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와 비슷한 중도층을 공략하는 후보들은 보수층에도 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들이 대표적이다.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은 국민의당을 연대의 대상으로 꼽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안 전 대표를 겨냥한 단일화 압박은 거세질 전망이다. 

안 전 대표 대선 캠프의 과제는 분명하다. 안 전 대표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신 국민의당에 지지를 몰아준 호남을 위해 안 전 대표가 별다르게 보여준 것이 없다는 것은 호남에서의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10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호남지역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안 전 대표는 11%를 기록했다. 문 전 대표의 31%와는 무려 3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 또 국회 입성 뒤 두드러진 의정활동 성과가 없다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을 ‘회심의 카드’가 절실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치인의 지지도 정체는 ‘위기’ 그 자체를 말한다. 안 전 대표가 ‘강철수(강한 안철수)를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지난 7일 부산·경남(PK) 지역을 돌며 “저 강철수(강한 안철수)가 단디(단단히) 하겠습니다. 화끈하게 밀어주십시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정말 ‘강철수’가 되기 위해서는 중도 성향을 부각하는 야권 후보이면서도 진보층 등 야권 지지층 지지가 약하다는 부담을 털어내야 한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중도·보수 표를 대거 얻어내야 한다. 문 전 대표는 진보의 지지를 집중적으로 받는다. 안 전 대표는 제3지대 정계개편, 민주당 내부 경선,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 등을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중도·보수의 대표주자로 우뚝 서야만 ‘대세’ 문 전 대표를 꺾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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