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와 장시간 노동으로 목숨 잃는 집배노동자

- 인력충원하고 노동시간 단축하라!

집배원은 교통사고로 연평균 259명이 다치거나 사망한다. 2005년 이후 10년간 75명이 사망했다. 폭설이나 폭우가 내리는 날에는 더 위험하다. 악천후에는 배달의 피로가 훨씬 높아진다. 당일 배달을 못하면 배당받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일요일에도 배달해야 한다. “오늘 꼭 살아서 보자”는 슬픈 농담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지난 2월 6일(월요일) 충남 아산에서 한 집배원이 집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동맥경화로 인한 심정지’가 원인이었다고 한다. 고인이 일하던 우체국에 20명이었던 집배원이 18명으로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인원충원을 해 주지 않아 일요일인 2월 5일에 출근해 다음 날 배달할 우편물을 정리했다고 한다. ‘월화수목금금금’, 주7일 근무한 셈이다.

결국 장시간 노동으로 죽음에 이르는 산재가 발생한다. 장시간 노동으로 피로가 쌓이면 그만큼 교통사고 위험률도 높아진다. 설날 같은 명절에는 1주일 노동시간이 30시간 가까이 증가한다고 한다. 우체국 집배노동자들과 민간인 물류회사 화물노동자들을 치열한 택배경쟁에 내몰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공공이나 민간이나 노동자를 착취하는 구조는 결코 다르지 않다.

그런데 사측인 우정사업본부는 지방우정청에 “장시간 근로로 오해받는 행위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거기다 일요일도 없이 일하는 집배노동자들에게 오해받는 행위를 하지 말라니! 날씨, 도로사정, 과다물량 등에도 불구하고 이륜자동차로 장시간 배달하는 집배원들의 노동이 누구에게 어떻게 오해받고 있다는 건가?

2016년 4월 말 현재 집배인력현황을 보면 정규직 13,629명(72.2%), 비정규직 2,715명(14.4%), 외부위탁 2,523명(13.4%) 등 18,867명이다. 작년 7월 노동자연구소가 집배원 183명에 대한 초과근무 세부내역 5,053건을 분석한 결과 1인당 연평균 655시간을 초과노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OECD 2위의 장시간 노동인 우리나라 연평균 2,113시간의 31%에 달하는 초과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집배원노조는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인력의 23% 추가 채용을 요구하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연간 1800시간(주당 35시간) 이하로 줄여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여기에다 추가로 20% 정도 인력을 추가 채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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