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당장 사퇴, 이재용 구속하라”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체로 촛불 집회가 열렸다(사진=연합뉴스)
▲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체로 촛불 집회가 열렸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재현 기자] 4일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14번째 촛불이 서울 등 전국 각지에 켜졌다.

1천 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2월 탄핵,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 집행 방해 및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압수수색 승인 거부 규탄, 황교안 사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촉구, 공작 정치 주범 및 재벌 총수 구속 촉구를 위한 14차 범국민 행동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본 집회 이전인 오후 2시부터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열린 ‘모이자 법원! 가자 삼성으로! 법원 앞 사전 대회’에서 많은 시민들이 자유 발언대를 통해 법원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영장 기각 및 정경유착, 노동 인권 탄압 주범 삼성 규탄, 재벌 개혁 및 이 부회장 구속 촉구 등을 외쳤다. 이들은 자유 발언을 마치고 법원에서 강남역까지의 거리 행진을 거쳐 삼성전자 서울 본관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가졌다.

주최측은 이날 오후 8시 30분 기준 광화문 촛불 집회 참가 인원을 40만 명으로 밝혔다. 또한, 전국에서 촛불 시위를 한 인원을 합쳐 42만 5천 500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본 집회에서는 시작 알림과 함께 진행된 참여연대 회원 노래 모임 ‘참좋다’의 오프닝 공연 이후 시민들의 자유 발언이 이어졌다.

발언대에 오른 헌법재판관 엽서 보내기 캠페인 환경운동연합의 이민호 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성역 없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너진 민주주의를 국민이 바로 세웠다”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농단 공범들은 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고 시간 끌기만 하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이 씨는 “박근혜 정권과 국정농단 세력들이 국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겠다”면서 “무슨 말과 이유가 더 필요하겠는가, 헌법재판소는 당장 박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노동자 양윤선 씨는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압도적인 수로 가결된 것은 촛불 민심으로 이뤄진 것이다”며 “헌법 재판 자체가 정치적 재판이다. 따라서 국민들은 광화문에 더 많이 모여 촛불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영장 재청구를 촉구한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구속 확정이 결정되고 정경유착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씨는 이어 “우리 국민의 요구가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함께 싸우자”고 말했다.

민간인 잠수사 황병주 씨는 “여전히 세월호는 차가운 바닷속에 있다”면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고통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씨는 이어 “이 사건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대통령과 관련자들은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민간인 잠수사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생업을 중단하고 희생자를 바닷속에서 꺼내는 것이었다”며 “희생자들은 바닷속에서 마지막까지 발버둥 치다가 서로를 부둥켜 안고 죽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 씨는 유가족들이 민간 잠수부들에게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면서 “우리 민간인 잠수부는 그저 미안할 따름이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구조를 한 것이 아닌 수습을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을 구해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국민이 전국에서 촛불을 밝혀야 하는 수많은 이유 중의 하나는 이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성주·김천 사드 배치 반대 모임의 이재동 씨는 “행복하게 살고 싶어 광화문까지 와 이 자리에 섰다”면서 “지금 성주는 207일째, 김천은 168일째 하루도 쉬지 않고 촛불을 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사드는 우리나라 국민의 생명과 평화를 뺏어갈 아주 나쁜 괴물 같은 존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드는 우리나라 경제를 피폐하게 만들 것이다”면서 “우리 국민들은 사드 때문에 살기 어려워질 것이다”고 말을 이었다.

지난달 25일 특검에 소환되던 최순실 씨를 향해 ‘염병하네’를 외쳐 일명 ‘사이다 아줌마’로 유명해진 특검 사무실 청소 노동자 임 모씨는 발언대에 올라 촛불을 들고 있는 국민에게 “다 같이 최순실 씨를 향해 염병하네를 외칩시다”면서 ‘염병하네’를 3회 외쳤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그녀는 “저는 청소 일을 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면서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임 씨는 이어 “제가 평소에도 ‘염병하네’를 자주 말한다”면서 “최 씨가 특검에 소환되며 말하는 것을 듣고 너무 어이가 없어 나도 모르게 ‘염병하네’로 욕했다”고 전했다.

그는 “잘 먹고 잘 사는 사람이 ‘국정농단’이라는 큰 죄를 짓고도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을 보고 너무 화가 나 말한 건데 그 모습을 국민들이 좋아해줘서 감사하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특검과 법원은 ‘국정농단’과 관련된 범법자들의 잘못을 명명백백 밝혀 대한민국의 정의가 살아날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퇴진행동 상임운영위원 우석균 씨는 “황 권한대행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면서 “애초부터 권한대행 자격이 없는 사람이 황교안이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 국정농단과 관련이 있는 모든 세력을 쫒아내는 것이 국민의 뜻이었다”면서 “박 대통령과 공범인 범죄자가 대통령 코스프레를 하라고 국민들이 그 자리에 있게 한 것이 아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우 씨는 “황 권한대행은 당장 수사 대상이 돼야 하고 박 대통령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퇴진운동 법률 팀장 권영국 씨는 “청와대가 어제 특검의 압수수색을 거부한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권 씨는 “이는 법치주의를 유린한 국민에 대한 폭력이다”면서 “황 권한대행과 청와대 일당들이 법을 우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명백한 공무 집행 방해인 범죄 행위다. 청와대는 이제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가 아니다”면서 “청와대는 범죄 소굴로 타락해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 씨는 “우리 국민들이 같이 외치자. 압수 수색 방해자들을 즉각 체포하라”면서 “또 한 명의 공범인 황 권한대행도 탄핵하라”고 외쳤다.

그는 “16일 동안 변호사, 법학 교수 등 법률가들이 서초동 법원 앞에 모여 농성에 들어갔다”면서 “이재용의 구속 영장 기각에 분노한 법률가들이 화를 참을 수 없어 함께 뜻을 모은 것이다”고 밝혔다. 권 씨는 이어 “법원도 이번 국정농단의 공범이고 각성해야 한다”면서 “이 부회장을 구속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재벌들이 자행한 경제적 약탈을, 그 적폐를 청산하는 출발점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법 앞의 평등이 뭔지 국민이 보여줘야 한다”면서 “삼성은 절대 구속되지 않는다는 신화를 이제 촛불이 깨 부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씨는 “특검은 지체 없이 이재용에 대한 구속 영장을 재청구해야 하고 법원은 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박근혜 대통령과 그 비호 세력들이 대 반격을 가해오고 있다”면서 “국민은 방심해서는 안 되고 긴장 또 긴장해 탄핵이 확정 될 때까지 촛불을 내려놔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시민 자유 발언이 끝나고 오후 7시경부터 진행된 ‘브로콜리 너마저’의 공연을 즐겼다.

이후 참가자들은 오후 7시 30분경부터 청와대와 국무총리공관, 헌법재판소 앞 100m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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