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문재인 대세론 지속 여부’ 관전포인트, 국민의당 ‘안철수 손학규 정운찬’ 등 스몰텐트 움직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성 고양시장(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성 고양시장(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설 연휴가 끝난 후 ‘워밍업’ 중이던 야권 대선주자들이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모습이다. 야당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3월 13일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대선주자들은 앞다퉈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고 대선 캠프 구성 작업 마무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우군 확보 작업에도 분주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대선 경선 룰을 확정하고 대선 예비후보 등록도 시작했다. 민주당은 지난 지난 25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전날 당헌당규위원회가 발표한 대선후보 선출 규칙을 최종 의결했으며 26일부터는 예비후보 등록을 받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완전국민경선제로 대선 후보를 선출할 방침이다. 완전국민경선제 방식은 참여를 원하는 일반 국민이라면 선거인단에 들어갈 수 있다. 또한 일반 국민의 투표는 대의원이나 권리당원 투표와 동등한 가치를 갖게 된다.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국민참여 경선’ 방식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선거인단은 1차로 탄핵 전에, 2차로 탄핵 후에 모집할 방침이다. 투표는 모바일(ARS) 투표, 인터넷 투표, 순회경선 투표, 최종 현장투표 등 네 가지 방식으로 진행키로 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정권 교체를 위한 강력한 후보 선출을 위해 1차 투표에서 최대 득표자의 득표율이 과반 미달 시 1, 2위 후보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권역별 순회경선은 4차례 이상 실시할 계획이며 결과는 투표 당일 곧바로 발표키로 결정했다. 예비경선 기탁금은 5천만 원이며 7인 이상이 참여하면 예비경선을 해 6명으로 경선 후보를 압축할 계획이다.

민주당이 경선을 ‘완전국민경선제’로 치르기로 하면서 각 대선주자들은 누가 지지자들을 더 많이 모으느냐에 따라 판도가 갈린다고 판단하고 선거인단 모집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경선은 당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신청만 하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며 “결국 적극적인 지지자가 많은 편이 승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경선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대선주자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이 끝까지 유지될 것인지 아니면 이변이 일어날지 여부다. 현재는 문 전 대표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나머지 후보들이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문재인, ‘대세론 굳히기’ ‘준비된 후보 각인시키기’ 분주

문 전 대표는 2월 중순경 경선캠프 구성과 함께 예비후보 등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식 출마 선언은 2월 말이나 3월 초로 유보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대세론을 굳히기’가 최대 목표다.
 
설 연휴 기간 양산 자택에서 머물다 전날 상경한 문 전 대표는 31일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저 문재인이 대세다, 이런 말들을 많이 하는데 실제로 확인해보니 제가 대세 맞다. 그런데 제 개인이 대세라기보다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이 대세이고, 정권교체를 해낼 사람으로 저를 지목하는 게 민심”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문 전 대표는 “사상 최초로 광주, 부산 등 영호남과 충청 모두에서 지지받는 ‘국민통합 대통령’ 시대를 열고 싶다. 지역통합, 국민통합을 이뤄내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며 “이념적 면에서도 통합적 대통령이 되고 싶다. 세대간 갈등을 치유하는 세대통합도 이뤄내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문 전 대표는 “이러한 부분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생 추구했지만 이루지 못한 꿈으로, 저에게 운명처럼 주어진 하나의 숙제”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전 대표는 설 이후 첫 주에 그동안 준비해 왔던 정책구상을 제시하고 일자리 민생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문 전 대표 측은 이를 통해 ‘준비된 후보’로서의 면모를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31일 오후에는 공공부문 신규일자리 창출 현장,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를 방문했고 내달 1일 오후에는 국민성장 주최 ‘제4차 산업혁명 신상장동력’ 토론회에 참여해 기조연설을 할 계획이다. 3일에는 신성장동력 관련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문 전 대표 측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문 전 대표의 4차 산업혁명과 신성장동력 관련 기조연설은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정첵구상 제시의 다섯 번째 시리즈다”며 “문 전 대표는 정쟁이나 정치이슈에 흔들리지 않고, 그동안 다듬어왔던 정책과 비전을 지속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준비된 대선주자로서의 모습을 부각시키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신년 전북·광주를 시작으로 경남, 경북, 충남·충북, 부산, 광주·전남, 강원 등을 설 직전까지 방문한 바 있는 문 전 대표는 설 이후 다시 전국 순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문 전 대표는 2일 첫 방문지로 서부경남을 방문할 예정이다.

문 전 대표 측은 “이번 방문에서 혁신도시 시즌2를 포함한 강력한 지역균형발전 전략으로 서부경남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재명, ‘문재인 대세론’에 “한 달이면 뒤집기 충분”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23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시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리엔트 공장은 이 시장이 만 12세에 소년 노동자로 일하다가 산재 사고를 겪은 곳이다. 

31일 오전 당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이 시장은 국립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으며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는 참배하지 않았다. 이 시장은 이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도 참배했다.

이 시장은 이날 당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그 힘으로 ‘이재명답게’ 제대로 싸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시장은 같은 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과 관련해 “한 달 만에 지지율이 폭등했다 폭락하는 것처럼 시간은 한 달이면 (뒤집는데)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흔들림 없이 높지만, 당권을 다 갖고 있고 언론도 계속 압도적으로 보도하는데도 여전히 그 자리”라면서 “경선은 될 사람을 뽑는 것이다. 일반 여론조사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경선에 기적과 돌풍 몰고 올 자신 있다”

이재명 시장과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지난 22일 ‘5시간 즉문즉답’ 형태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지사는 대선출마를 선언하며 “저는 민주당의 적자다.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겠다”, “끝까지 김대중 노무현의 길을 따를 것”이라고 전통 지지층의 표심을 자극했다.

안 지사는 내달 2일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치고 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열어 설 연휴 전후 민심의 변화와 경선후보 등록에 따른 경선전략, 경제 복지분야 정책기조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안 지사는 이후 3일부터는 경북 안동과 상주를 방문하고 5일에는 보육관련 즉문즉답 ‘브런치토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안 지사는 지난 26일 KBS 토론회 ‘대선주자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을 꺾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2017년 민주당 경선에 기적과 돌풍을 몰고 올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경선이 시작되면 문 전 대표의 대세론 지지기반도 국민과 당원들이 새롭게 판단할 것이다. 저는 30년간 정당정치 훈련을 받은 정당경력 가장 선배로, 원칙, 희생, 헌신, 의리를 지켜왔다”며 “국민은 공존과 통합의 리더십을 원한다. 그런 점에서 문 전 대표의 대세론 그 이상, 정권교체 그 이상의 비전을 국민께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김부겸측 “10일께 경선 참여 여부 결정”

김부겸 의원은 지난해 4.13총선에서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해 62.3%의 득표율을 획득해 당당히 당선되면서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김 의원은 그러나 지지율 정체를 보이면서 대선 경선 완주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경선 룰 논의 과정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공동경선 실시·공동정부 구성’을 제안했었다. 그러나 지난 2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함에 따라 박 시장과 함께 보조를 맞춰온 김 의원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의원 측의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계속 경선에 참여할 방침”이라면서도 “그러나 반대 의견도 나와 숙고를 하고 있다. 내달 10일께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설 연휴 기간 동안 대구에 머물며 경선 참여 여부에 대한 주변의 의견을 많이 들었다”며 “곧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의원은 30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설 민심과 관련 “대구의 설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이 더 커진 것 같다”며 “민주당이 마치 정권 다 잡은 것처럼 오만해서는 안된다는 당부의 말도 많았다. 일부 민주당 의원의 도를 넘는 행동이 중도층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고 전했다.

◆최성 ‘가장 먼저 예비후보 등록’ “최성 돌풍 주목해주시라”

최성 경기 고양시장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서 당내 경선 예비후보로 가장 먼저 등록했다.

최 시장은 지난 20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정부 청와대 행정관과 노무현 정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17대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경험 등에서 얻은 정책적 내공과 성과, 비전 등으로 ‘최성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내며 “최성 돌풍을 주목해주시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최 시장은 31일에는 문재인 전 대표와 추미애 대표에게 ‘후보자 간 정책토론회 조기 개최’를 강력히 요청하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왼), 천정배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우)<사진=연합뉴스></div>
▲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왼), 천정배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우)<사진=연합뉴스>
◆안철수 ‘안철수 vs 문재인 양자대결 구도 부각시켜 지지율 반등 시도’

국민의당은 민주당보다 경선논의가 늦어지고 있다. 그러나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천정배 전 공동대표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특히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와 박지원 대표를 중심으로 외부 인사 영입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게는 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선을 긋고 있지만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에게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들을 합류시켜 제3지대 ‘스몰텐트’를 일단 구성하고 이를 동력 삼아 빅텐트까지 시도해보겠다는 생각이다. 국민의당은 정 전 총리와 손 의장만 참여해도 국민의당 경선이 흥행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30일 정운찬 전 총리와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연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측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약 1시간 동안 회동을 갖고 엄중한 시국상황과 경제위기 극복방안, 미래한국이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박지원 대표도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지난 26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대선국면에서 연대를 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과 손 의장이 이끄는 국민주권개혁회의가 2월 중 통합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손 의장께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을 위해 국민의당과 국민주권개혁회의가 함께 하자고 제안했고 손 의장께서도 긍정적인 화답을 했다”면서 “빠른 시일 안에 가시적 효과가 나오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 내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 공개석상에서 여러 차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정권교체라기보다 정권연장 쪽으로 판단하고 계시다”라며 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반 전 총장과의 연대 목소리를 차단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대결이 될 것이고 이길 자신이 있다”면서 양자대결 구도를 부각시켜 지지율 반등을 노리고 있다.

안 전 대표는 공식 출마선언이나 캠프구성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내달 1일부터 대구와 부산 등을 방문해 영남 민심 잡기에 나설 계획이다.

◆천정배 ‘개혁적 연합정부 구성론’ 내세워 존재감 부각

천정배 전 공동대표는 개혁적 ‘연합정부’ 구성론을 내세워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천 전 대표는 지난 25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민심으로 촉발한 국민혁명과 강력한 개혁정부를 창출하려면 개혁적 ‘연합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천 전 대표는 “현행 대통령제로 선거가 진행되면 어떤 인물이 집권하더라도 여소야대의 4당 혹은 5당 체제와 맞닥뜨리게 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개혁법안을 통과시키려면 국회에서 압도적 다수의 개혁적 의원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개혁세력 연합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천 전 대표는 야 3당과 개혁성향의 무소속 의원, 새누리당에 속하거나 속했던 의원 10여 명까지 한데 묶어 180명 이상의 의원이 개혁 대오를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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