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 시장 장악 위한 원가절감 노력 절실

최근 전기자동차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의 원가절감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전기차.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최근 전기자동차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의 원가절감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전기차.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최근 자동차업계에서 10년 안에 전기자동차의 연간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배터리팩 부족 사태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같은 밝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생산성과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의 전략 담당 임원 토마스 세드란(Thomas Sedran)은 10년 안에 전기차의 연간 판매량이 300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배터리 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지금의 시장 체계로는 배터리팩 부족 사태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세계 각국이 환경정책을 강화하고 전기차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어 전기차 시장 전망은 다른 산업에 비해 밝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말 총 126만 대로 글로벌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대를 넘어섰다. 

또 ‘전기차 및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 선언’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 보급을 1억 대까지 늘리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중국도 정부차원에서 세계 자동차산업 구조를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후 적극적으로 전기차 산업을 지원 중이다.
 
우리나라 환경부도 최근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신차의 30%(연간 48만 대)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대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B3는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 678만 대, 2017년 890만 대, 2020년 1045만 대 등 연평균 30%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보급에 확대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 또한 급속한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B3는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이 1만6733kWh 규모로 2015년에 비해 66.8%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57.7% 규모 증가한 2만6394kWh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2010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1140kWh에 불과했던 것에 비교하면 7년 사이에 23배 증가했다. 10kWh는 수도권의 1가구가 하루에 쓰는 평균 전력량으로 2만6394kWh이면 2640가구가 하루 사용하는 양이 되는 셈이다. 
 
또 B3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32억6000만 달러에서 2016년 90억4000만 달러, 2020년 182억4000만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글로벌 기업들 파우치형·각형·원통형 배터리 생산…원가절감·안전성 주목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원가 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안전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파나소닉의 원통형 배터리를 선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전기차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중국에서도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원통형 배터리를 채용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고, 팩의 형태로 납품 받아 자동차에 바로 장착하기만 하면 되는 편의성 때문이다.

현재 LG화학은 파우치형 배터리,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에 비해 원통형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업계에서는 원통형 배터리의 경우 시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B3는 2분기 ‘자동차용 배터리 형태별 가격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용량당 재료비용을 단순 계산했을 경우 오는 2020년 각형 셀은 올해 대비 53%, 파우치형 셀은 48%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초기 투자비용과 생산성 향상, 재료비용 감소분 등이 종합적으로 분석한 수치다.

B3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용 셀 가격을 1Wh당 0.4달러로 가정할 경우 오는 2020년에는 약 0.16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채택하고 있는 원통형 셀의 경우 현재 1Wh당 0.25달러에서 올해 테슬라의 기가펙토리에서 본격적으로 생산하면 0.167달러까지 떨어지겠지만 그 이후 추가 가격 인하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보았다.

파우치나 각형의 경우 구조상 부재료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반면, 원통형은 이미 가격이 많이 떨어진 데다 디자인과 구조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원통형이 가격 경쟁력과 테슬라 모델S의 전기차용 배터리 채택으로 반짝 주목을 받고 있지만 파우치와 각형의 가격 인하로 점차 시장 내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형의 경우 두꺼운 알루미늄 케이스를 적용해 안전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지구성 재료를 사용해 향후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LG화학의 파우치형 역시 경량화에 유리하고 주요 부품 숫자가 적다는 점 등도 장점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LG화학과, 삼성SDI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일본업체나 중국업체가 채용하고 있는 형태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편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사장에서 파나소닉이 점유율 70%로 압도적 1위를 했고 LG화학이 10.3%로 2위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5.6%로 4위, SK이노베이션은 0.7%로 6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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