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식 논설주간 칼럼] 직무정지 된 대통령이 더 이상 언론을 욕보이지 말아야

실시간 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인사회를 겸한 티타임을 갖고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 이상의 언론 플레이는 국민들 분노만 자극할 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신년 초에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뜬금없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서 특검과 헌재 판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변명을 늘어놓은 바 있다. 자신은 아무 잘못한 것이 없는데 탄핵 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된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이었고 그 자리에 참석한 기자들은 제대로 질문도 하지 못한 채, 일방적인 주장만 청취하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새해 첫날부터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연 인원 천만에 가까운 국민들이 왜 추운 겨울에 거리로 나와서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지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저런 자리에 응한 기자들을 한심하게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새해 첫날 대통령은 기자 간담회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범죄혐의와 의혹들에 대해 철저하게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었고 이후 특검과 헌재에서 대통령 측의 변호인들과 관련 혐의자들이 일제히 범죄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특검의 수사와 헌재의 탄핵심판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면서 자신을 압박해 오고 있다고 판단을 했는지 청와대 측이 다시 설 연휴를 앞 두고 기자회견을 검토 중이라 한다. 자신이 나서서 직접 여론전을 펼치는 것이 민심의 향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너무나 뻔뻔한 거짓말과 논리조차 불분명한 변명을 반복해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따름이다. 일국의 대통령 자리를 4년 가까이 누려온 사람이 자신으로 인해 국정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외적으로 나라의 국격이 말이 아니게 된 상황에서 일말의 책임이라도 느낀다면 이 같은 언론 플레이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청와대를 출입하는 언론사의 기자들도 만약 다시 일방적으로 언론을 통해 자기 주장과 변명만 늘어놓는 자리를 취재라는 명목으로 응한다면 사진을 찍는데 필요한 소도구 역할을 자임했다는 비난을 자초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 대통령이 일방통행 식으로 언론을 대해 온 것은 그동안 지켜본 국민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더 이상 이런 방식을 용인한다면 기자로서의 책무를 스스로 저버린 것이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언론에 대한 이런 지적에 앞서 민족의 명절이라는 설 연휴를 앞두고 더 이상 국민들이 ‘고장난 스피커’ 마냥 똑 같은 자기주장과 변명만 되풀이 하는 것을 보지 않아도 되도록  청와대 측이 스스로 대통령과 언론과의 만남을 철회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대통령께서 그렇게 주장할 것들이 남아 있다면 지금이라도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특검 수사에 나가고 헌재의 탄핵심판에 직접 응해서 자신의 행적과 소신을 밝히면 될 것이다. 법과 원칙을 내세우던 대통령이 법 질서를 수호하는 검찰의 수사에 응하지도 않고 자신이 임명한 특검에 대해서도 변호인을 통해 ‘편향되어서 인정할 수 없다’는 황당한 주장을 내세울 뿐 아니라 측근들이 특검이나 헌재의 소환에 응하는 것 자체를 차단하고 있으면서 오로지 일방적인 자기주장만 퍼뜨리기 위해 언론을 활용하겠다는 것을 곱게 바라볼 국민들은 많지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일들이 반복될수록 민심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점도 직시하기 바란다. 
                  
               

    이명식 기자 lms9507@polinews.co.kr

    ⓒ 폴리뉴스(www.poli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폴리뉴스는 인터넷신문위원회인터넷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