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외교’로 미국-중국 교량 역할 하겠다, 한중일은 하나의 아시아”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10일 대전에서 지방분권을 약속하는 충청선언을 한 데 이어 11일에는 서울 선언을 통해 외교안보 정책 대안을 제시, 대권행보의 보폭을 넓혀 나갔다.[사진=연합뉴스]
▲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10일 대전에서 지방분권을 약속하는 충청선언을 한 데 이어 11일에는 서울 선언을 통해 외교안보 정책 대안을 제시, 대권행보의 보폭을 넓혀 나갔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정찬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는 11일 ‘서울 안보 선언’을 통해 ▲전시작전통제권 회수 ▲미국과 중국 간의 교량 외교 ▲남북대화 통한 비핵화 프로세스 3단계 접근 등 3대 외교안보 대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초당적 협력기구를 만들어 외교안보문제를 결정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안희정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힘찬 국방’, ‘당찬 외교’, ‘활기찬 남북관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힘찬 국방’의 핵심골자는 전작권 회수, ‘당찬 외교’는 미중 교량 외교, ‘활기찬 남북관계’에선 비핵화 3단계 접근이다.

안 지사는 먼저 ‘힘찬 국방’의 첫 과제로 “전작권 환수다. 미국의 정권교체에 따라 한반도 정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언제까지 미국만 바라볼 수 없다. 최악의 안보환경에서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대화는 군사부문까지 확대되어야 한다. 대화는 강력한 대북 억지력과 함께 병행해야 한다”며 남북대화를 통한 억지력 증대와 함께 “군의 전력을 약화시키고, 사기를 떨어뜨리는 병무비리, 방산비리, 군내 가혹행위에 대해 단호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국방관련 비리 척결도 강조했다.

‘당찬 외교’에 대해선 “미국과 중국의 교량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미국과 다양한 국제문제를 협력하는 글로벌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군사적 의존은 줄이고 자주국방 능력은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한국인과 중국인, 일본인이 모두 하나의 아시아인이 되길 바란다. 하나의 시장, 긴밀한 외교적·군사적 협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에 항구적 평화가 뿌리 내리길 바란다”며 “저는 ‘아시아 평화 공동체’의 비전을 제시하고, 미·중·일과 아세안 국가들의 협력 의제를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능동적 외교 전략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활기찬 남북관계’와 관련해선 최근 ‘강원 선언’에서 제시한 “‘①대화재개 모색’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②대화재개’, 그리고 ‘③비핵화 프로세스’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을 실천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변화 징후를 보이고, 국제사회의 제재가 완화된다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고 비핵화 프로세스와 남북경협 확대를 연계했다.

또 그는 “안보·외교·통일·통상의 문제에서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기구를 신설할 것”이라며 “내각과 여야 지도자가 참여하는 ‘안보·외교 지도자회의’가 그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드배치, 위안부 합의 등 국론을 모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주된 논의 주제”라며 “제가 만들 ‘안보·외교 지도자회의’는 이념과 정파적 이익을 떠나 국가의 역량을 모아내는 구심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제 우리는 정부다운 정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그 시작은 민주주의다. 대화와 타협으로 국론을 모아내야 한다. 자주적 힘으로 나라를 지키며, 한반도와 아시아, 더 나가 세계 번영과 평화에 기여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저는 대한민국을 나라다운 나라,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서울 ‘안보’ 선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내외신 기자 여러분!

최근 전 세계는 대한민국을 보며 두 번 놀랐습니다. 먼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터무니없는 사건이 선진국이라고 여겼던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것에 놀랐고, 두 번째로 천 만 시민이 참여한 질서 있고, 평화적인 촛불시위를 보고 놀랐습니다. 대한민국은 가장 선진적 시민과 후진적 정부가 공존하는 비정상적 상태입니다.

이처럼 국가가 국민을 배신한 역사는 반복됐습니다. 시대적 전환기에 지도자들은 국론을 모으지 못했습니다. 외침 앞에서도 백성을 보호하지 못했고, 먼저 도망가기 바빴습니다. 결국 그 피해는 백성에게 돌아갔습니다. 백성들은 식민지 지배와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였습니다. 이런 불행한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가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촛불광장에서 국민은 “대한민국의 주인은 바로 나”라고 선언했습니다. 국민이 주인 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국가가 주권자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권리를 지키는 제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가장 효과적인 정부를 만들어 이 책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헌법에 따라 국정을 운영할 것입니다. 헌법은 국무총리가 내각을 통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안보와 외교 등 외치에 주력하고, 국무총리가 내치를 힘쓴다면 국정은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할 것입니다. 헌법이 정한 국무회의의 국정 심의 기능도 존중할 것입니다.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내각 중심의 민주적 국정운영이 될 것입니다. 권위주의적 대통령의 통치도, 비선 실세에 의한 국정농단도 불가능한 구조를 만들 것입니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힘찬 국방’, ‘당찬 외교’, ‘활기찬 남북관계’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우선 안보·외교·통일·통상의 문제에서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기구를 신설할 것입니다. 내각과 여야 지도자가 참여하는 ‘안보·외교 지도자회의’가 그것입니다. 사드배치, 위안부 합의 등 국론을 모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주된 논의 주제입니다. 의회 지도자들과 내각이 충분히 논의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적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 내겠습니다. 제가 만들 ‘안보·외교 지도자회의’는 이념과 정파적 이익을 떠나 국가의 역량을 모아내는 구심체가 될 것입니다.

‘힘찬 국방’의 첫 과제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입니다. 미국의 정권교체에 따라 한반도 정책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미국만 바라볼 수 없습니다. 최악의 안보환경에서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북한과 대화는 군사부문까지 확대되어야 합니다. 전쟁 때도 적과 대화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대화는 강력한 대북 억지력과 함께 병행해야 합니다. 억지력 확보를 위해 한국군의 체질을 바꿔야 합니다. 군의 전력을 약화시키고, 사기를 떨어뜨리는 병무비리, 방산비리, 군내 가혹행위에 대해 단호한 처벌이 뒤따라야 합니다.

또한 안보 개념을 시민 개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춘 포괄적 안보개념으로 확대하겠습니다. 테러, 사이버 범죄, 자연재해, 대형사고 등 일상적이고 중대한 위협이 빈번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모든 도전에 대응하고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민생안보’ 개념을 도입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은 ‘당찬 외교’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교량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우선 미국과 전통적 우호관계는 강력히 유지되어야 합니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과 다양한 국제문제를 협력하는 글로벌 협력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군사적 의존은 줄이고 자주국방 능력은 키워나가겠습니다.

한중 관계는 현재 경제, 사회, 인문 협력의 범위를 넘어 정치, 안보 분야의 소통과 협력까지 확대해야 합니다. 저는 한국인과 중국인, 일본인이 모두 하나의 아시아인이 되길 바랍니다. 하나의 시장, 긴밀한 외교적·군사적 협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에 항구적 평화가 뿌리 내리길 바랍니다. 저는 ‘아시아 평화 공동체’의 비전을 제시하고, 미·중·일과 아세안 국가들의 협력 의제를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능동적 외교 전략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활기찬 남북관계’의 시작은 대화입니다.

7.4남북공동선언, 7.7선언, 6.15합의, 10.4선언 등 역대 정부가 추진한 남북 관계의 핵심 기조는 대화입니다. 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3단계로 접근할 것입니다. 우선 ‘①대화재개 모색’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②대화재개’, 그리고 ‘③비핵화 프로세스’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을 실천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변화 징후를 보이고, 국제사회의 제재가 완화된다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가장 먼저 추진하겠습니다. 또 강원 ‘평화’ 선언에서 제안한 바와 같이 한국 쪽에 설치하는 ‘평화 경제특별구역'이라는 경협 공간도 만들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내외신 기자 여러분.

촛불광장에서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국가가 단결된 힘으로 안보와 국익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또다시 “이게 나라냐”라며 탄식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정부다운 정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시작은 민주주의입니다. 대화와 타협으로 국론을 모아내야 합니다. 자주적 힘으로 나라를 지키며, 한반도와 아시아, 더 나가 세계 번영과 평화에 기여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촛불광장에서 역사를 바꾼 위대한 국민이 함께 해주신다면 저는 대한민국을 나라다운 나라,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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