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선출하는데 5명 출마, ‘연대론 대 자강론’ 놓고 공방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 두번째)과 주승용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지난 1일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 두번째)과 주승용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지난 1일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국민의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15일 전당대회가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3일 오전까지 박지원 김영환 문병호 황주홍 손금주 의원 등 5명이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등록을 마쳤다.

국민의당은 전대에서 대표 1명과 최고위원 4명 등 5명을 득표순으로 통합 선출한다. 출마가 유력시되던 정동영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힘에 따라 최종적으로 추가 등록자가 없다면 후보등록자들은 모두 지도부에 ‘무혈입성’하게 된다.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를 통해 지지율 반등을 기대했던 국민의당에게는 흥행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국민의당 안팎에서는 현재 판세는 대체로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를 지낸 박지원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나머지 후보들은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전대에서는 조기 대선이 유력한 만큼 대선 전략, 특히 정계개편에 대한 국민의당의 대응 전략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개혁보수신당’과의 연대 최대 화두
후보들, 강세 보이는 박지원과 차별화 시도

국민의당에서는 현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및 개혁보수신당과의 연대론이 최대 화두다. 국민의당이 반 전 총장 등에게 문호를 활짝 열어놓고 연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국민의당 몸집 키우기에는 동의하면서도 당 자강론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가까운 김영환 후보 등은 ‘안철수 중심론’을 설파하고 있다.

박지원 후보는 반기문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놓으면서도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박지원 후보는 이날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서 “신뢰하는 비정치권 인사가 반 전 총장과 접촉하고 나서 저에게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구상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 충청권과의 뉴 DJP연합에 관심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하지만 호남은 정체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금은 거부반응도 있다”며 “귀국 후 정체성에 대해 검증해야 하고, 어떤 입장 표명도 없는 상태에서 반 전 총장만을 바라볼 수도 없다”고 신중론을 폈다.

박 후보는 개혁보수신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호남 민심에 달려 있다”면서 “개혁보수신당은 우리와 정체성이 많이 다르다. 탄핵에 공조해 준 것은 인정하지만 정체성의 문제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비박계 개혁보수신당과 연합·연대한다는 것은 조금 빠르다”며 “현재로써는 저는 반대 입장이다”고 밝혔다.

반면 김영환 후보는 안철수 중심의 ‘자강론’을 적극 설파하고 있다. 김영환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당 유력후보 안철수 의원과 국민의당이 승리할 수 있도록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확신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선거를 치르겠다”며 “그래서 당대표선거 캐치프레이즈로 ‘우리는 할 수 있다’로 정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가 끝까지 갈 것이다. 자강불식 정신을 견지하겠다”며 “우리 힘으로 대선 후보를 반드시 내고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야권통합론을 불식하고, 안철수 후보를 밀어 흔들림 없이 가겠다”면서 “새로운 야당으로 정권교체, 정치교체를 이룩하겠다는 창당 초심을 땅에 깊숙이 박겠다. 뚝심 있게,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밝혔다.

문병호 후보는 개혁보수신당과의 연대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자강론’을 내세웠다. 문 후보는 성명을 내고 “민심은 친박과 비박을 구분하지 않는다”며 “박근혜 정권의 헌법유린과 국정농단 사태에서 친박과 비박은 공범관계라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썩은 사과 한 개 때문에 사과상자에 든 신선한 사과 전체가 썩는 법”이라며 “비박은 그러한 썩은 사과 같은 존재다. 따라서 비박과 손을 잡는 즉시 우리 국민의당 역시 국민들의 눈에 구태의연하고 기회주의적인 기득권 세력으로 보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 후보는 “국민의당이 정권을 창출하는 길은 오직 하나뿐이다. 헌 정치에 가린 새정치를 과감한 변화와 개혁으로 다시 살려내는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금년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충분히 집권할 수 있다. 저 문병호가 확실한 자강노선으로 당을 이끌어 모든 당원동지들의 염원인 국민의당의 집권을 꼭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황주홍 후보는 당 밖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우선은 ‘자강’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황 후보는 “우리 스스로를 강화시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 시점인데 반 전 총장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향후 선거 과정에서 다른 여러 세력과 연대하는 것에 대해 닫아놓을 필요는 없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손금주 후보도 ‘국민의당 중심’을 설파하고 있다. 손 후보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국민의당이 중심이 되어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며 “능력 있고 책임지는 정당, 국민의 신뢰를 받는 수권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손 후보는 “국민의당이 중심이 되어 합리적 중도개혁세력을 이끌겠다”며 “이명박근혜 정권의 잃어버린 10년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책임질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후보는 “국민의당의 대선 후보가 흔들림 없이 정권교체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믿고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부 후보들은 호남출신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박지원 후보를 겨냥해 ‘호남 중심 탈피론’과 ‘새로운 리더십’을 주장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김영환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예상자들 면면을 보면, ‘헌정치-새정치, 호남-비호남, 새시대-구시대’의 구도다”며 “당 지도력에 변화 가져와야 기사회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호남 없이도 안 되지만, 호남 일색으로 전국정당화는 불가능하다”며 “과거와 다른 새로운 지도력, 역발상의 정치력으로 위기 돌파해야 한다. ‘달라야 산다’, ‘바꿔야 살 수 있다’는 당원들 공감대가 형성되면, 제가 승리할 수 있다. 그런 조짐이 지역위원장, 당원들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금주 후보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 ‘경험과 경륜’을 앞세운 노련함만 가지고는 이 위기를 헤쳐 나가기 어렵다”며 “이제 다시 새로워져야 한다. 기득권 양당체제하에서 보여 왔던 기존의 당 운영 방식과는 다른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손 후보는 “젊음과 깨끗함, 새로운 정치를 향한 헌신과 열정이 국민의당에 추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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