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서예온 기자] “중국 관광객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한 신규 면세점 관계자의 말이다. 올해 연말에 진행되는 면세점 특허 심사를 앞두고 추가 입찰이 주는 파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온 말이었지만 기자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전체 면세점 매출 가운데 중국 관광객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 관광객이 감소하는 것에 대한 대비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한국 저가 관광 상품을 단속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업계는 중국 관광객 수 변화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중국 정부의 조치로 중국 관광객이 감소할 경우 매출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관광정책을 전담하는 국가여유국은 중국 여행사들에게 한국 단체 관광을 줄이고 쇼핑도 하루 1회로 제한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26일 화장품과 면세점 주가는 줄줄이 폭락했다. 실제 화장품 업체 아모레G(-9.03%), 엘지생활건강(-8.34%), 한국 콜마 홀딩스(-11.34%), 코스맥스(-8.49%) 주가가 떨어졌으며 호텔신라(-6.94%)와 신세계(-6.02%) 주가도 추락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서둘러 관광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드 배치 당시에도 별다른 영향이 없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다른 관계자는 “언제까지 중국인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준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대비책은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들어 관광객 다변화를 위해 일부 면세점이 일본 아이돌 그룹을 일일 점장으로 초대하는 등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고 있지만 관광객 다변화를 위한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물론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경고성 차원인지 진짜인지 의도를 알 수 없는 만큼 저가관광 단속이 국내 면세업계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작금의 사태를 보면 옛 고사성어 중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란 말이 떠오른다. 혹시나 모를 악재로 중국 관광객이 줄어 시장이 죽어버린다면 약을 지은들 무슨 소용일까.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라면 지금부터 준비하는 게 현명한 태도일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키워드

#기자수첩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