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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이슈

[김근식 칼럼] 탈북을 권하는 대통령


남북관계가 갈 데까지 가고 있다. 김정은의 핵질주와 한미의 핵대응으로 이미 한반도는 핵전쟁이 상존하는 핵분단체제로 진입하고 있다. 핵탄두와 운반수단의 확보에 이어 실전배치까지 다다른 북한은 이제 사실상 핵보유국의 반열에 올랐고 이에 뒤질세라 한미는 사드배치와 핵 확장억지 및 핵사용이 가능한 전략자산의 상시순환까지 내세우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핵전쟁 위험지역으로 한반도가 자리매김되고 있는 셈이다.

최고조의 전쟁위기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상황을 진정시키고 가라앉히기는커녕 마주보고 달리는 폭주기관차처럼 정면대결과 극한대치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이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강경언사는 남북관계의 끝장을 보는 형국이다. 8.15 경축사에서 북한 당국 간부와 주민에게 통일의 날에 불이익이 없을 거라며 흡수통일의 공개천명을 한 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국군의 날 치사에서 급기야 북한 간부와 군과 주민들을 향해 공식적으로 자유의 터전으로 내려오라고 강조함으로써 공개적인 ‘탈북 촉구’를 하고 말았다.

한국의 대통령이 공개적인 연설에서 북한 주민에게 체제를 이탈하라고 촉구한 것은 남북관계가 더 이상 회복불가능한 강경대결의 끝판왕까지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엄연한 유엔회원국에게 또 다른 유엔회원국 지도자가 공개적으로 집단저항과 체제이탈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상대국가의 잘못을 비판하고 지적할 수는 있지만 상대국가 구성원을 향해 체제이탈을 공개촉구하는 것은 국가관계에서 지극히 비상식적인 일이다. 박대통령의 체제이탈 촉구 발언은 사실 선전포고를 한 전쟁상태에서 상대방에게 투항과 귀순을 종용하는 대북 심리전 전단에서나 나올법한 일이다. 냉전 시기 남북이 상호 비방을 심화하면서 상대방에게 체제비난과 함께 지상낙원으로 귀순하라고 유혹하는 확성기 방송에서나 있을법한 일이다.

남북관계는 진전과 퇴행, 합의와 불이행, 화해와 대결의 우여곡절을 겪고 롤러코스터를 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어서는 안 될 금도라는 게 있다. 아무리 화가 나고 분해도 향후 남북관계를 관리하고 다시 있을 지 모를 대화국면을 고려한다면 대통령의 공개탈북 촉구는 돌이키기 힘든 다리를 건넌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탈북을 촉구한 동일한 치사에서도 박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호소하고 있다. 언젠가 북한이 정상화되어 국제사회에 편입되고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를 바라는 대통령이라면 탈북촉구만큼은 꾹 참았어야 했다.

박대통령의 탈북 촉구는 사실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군사도발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현실에서 대북 분노를 여과 없이 표현한 감정적 화풀이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 이른바 ‘무대책의 분노’가 ‘탈북 촉구’로 표출된 것이 아닌가 싶다.

북은 시시각각 핵보유국과 실전배치로 치닫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다시 제재를 반복하는 것 외에 딱히 뾰족한 해법이 없다. 대통령은 이미 대화의 ‘대’자도 꺼내지 말라고 대화의 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다고 미국 조야에서 거론되는 것처럼 선제타격론 등 군사적 옵션을 쉽사리 결심하기도 어렵다. 핵전쟁까지 불사해야 하는 대북 선제타격을 우리 정부가 수용하기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결국 제재를 통해 김정은의 셈법을 바꾸겠다고 하지만 이 역시 중국변수로 인해 실효성이 마땅치 않고 장기간이 소요되어야 할 판이다. 잇따른 핵실험과 잠수함탄도미사일 발사를 성공시키고 지속적으로 군사적 도발을 일삼은 김정은이 미워죽겠는데 현실적으로 이를 응징할 마땅한 해법과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박대통령은 현실가능성을 떠나 김정은 체제의 붕괴와 정권교체를 향해 공개적인 언사를 쏟아내는 방식으로 화풀이를 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백번 양보해서 한국의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일절 포기하고 모든 대화를 철저히 배제한 상태에서 장기간 북한붕괴론을 대북정책의 목표로 설정할 수 있다. 이제 박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만천하에 북한붕괴론을 천명한 셈이 되었다. 그러나 북한붕괴론을 인정한다고 해도 대통령의 공개적인 탈북촉구는 오히려 북한붕괴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역대 모든 정부는 대북정책의 숨겨진 목표로서 북한체제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유도해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햇볕정책도 대북포용정책도 기실 최종목표는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와 체제전환이었다. 대북 강경정책 역시 정책목표는 북한의 민주화와 체제변화였다. 모든 정부가 북한의 체제변화와 민주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는 사실상 차이가 없음에도 어떤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북한체제의 붕괴를 촉구하지는 않았다. 붕괴를 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붕괴를 촉진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화가 난다고 북한붕괴를 공식화하고 공개적으로 탈북을 촉구하는 순간 오히려 북한내부의 이탈과 체제붕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 진영의 정권타도 요구를 북한과 내통했다는 이유로 용공으로 탄압한 역사를 우리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탈북을 촉구하고 체제저항을 요구하는 순간, 그나마 북한 내부에 형성되고 있는 저항의 씨앗은 오히려 남한과 내통했다는 이유로 더 지독하게 탄압받게 된다. 대통령의 북한붕괴 욕심이 역으로 북한붕괴를 더디게 하는 셈이다. 남북관계가 극한 대결로 치닫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탈북권유는 북한내부의 통제와 감시와 탄압의 빌미로 활용될 뿐이다. 탈북을 권하는 대통령, 속이 시원할지는 몰라도 남북관계에서는 위험해 보인다.



















[스페셜인터뷰] 조민② “北 동창리 움직임은 미국의 관심 촉구용”
한반도 평화시대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국 협상 결렬로 성과없이 끝나면서 북한 비핵화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이에 <폴리뉴스>는 조민 평화재단 평화교육원장을 모시고 제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 및 전망을 들어봤다. 조민 원장은 8일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진행된 본지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북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움직임에 대해 “미국의 관심 촉구용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조 원장은 그러나 “북한 측에 아무런 길이 보이지 않는 막다른 형태는 위험하다”며 “실무 차원에서 다시 협상이 이루어져야 하고,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북한의 숨통을 터주는 대화는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역할로 민간부문의 인도적 지원은 물론 “정부가 나서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 필요성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또 “북한이 ‘절세 백두 위인의 보검’인 핵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며 막연한 희망적 사고와 낙관적 전망을 경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협상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완전한 비핵화

[카드뉴스] 현대차-카드사, 수수료율 인상 갈등…신한·삼성 등 가맹계약 해지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현대자동차와 카드 수수료율 인상 갈등을 겪은 신한·삼성·롯데카드가 결국 가맹점 계약을 해지 당했다. 현대차는 11일 자사 영업점에 신한·삼성·롯데카드를 받지 말라고 지시했다.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이 해당 3개사 카드로 결제를 요구하면 거부당한다는 뜻이다. 앞서 대부분의 카드사는 지난 1일 현대차의 카드 수수료율을 현행 1.8%대에서 1.9% 중반대로 0.1∼0.1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에 따른 조치다. 금융위는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이 주로 대형가맹점에 쓰이는데 이를 중소가맹점과 공동 부담해왔다”며 대형가맹점이 돈을 더 내는 방향으로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카드사들이 내놓은 수수료율 인상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동결에 가까운 0.01~0.02%포인트 인상으로 맞섰다. 동시에 카드사들에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카드사와 현대차 간 협상의 물꼬가 트인 건 지난 10일이다. 현대차가 0.05%포인트 인상으로 한 발 물러서면서 KB국민·현대·하나·NH농협·씨티카드와의 협상이 타결됐다. BC카드도 11일 현대차가 제시한 0.05%포인트 인상, 즉 1.89% 수준의

[카드뉴스] 깊어져만 가는 르노삼성 노사 갈등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 갈등이 깊어져가고 있습니다. 28일 르노삼성 노조는 민주노총·금속노조와 공동투쟁을 결의했습니다. 노조는 “르노그룹이 ‘기술사용료, 연구비, 용역수수료, 광고 판촉비’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자금을 요구했다”며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면서 무리한 고배당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지난해 6월 시작한 르노삼성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은 해를 훌쩍 넘긴 지금까지도 마무리되지 못했습니다. 노사는 16차례 본교섭을 벌였으나 임단협 협상 세부 안건조차도 논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은 부산공장을 직접 방문해 “파업은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며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습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대표 역시 “3월 8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처음으로 시한을 언급했습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6월 임단협 협상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42차례에 걸쳐 160시간의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에 르노삼성 협력사들과 부산상의는 “임단협 지연과 파업으로 협력사와 부산·경남 지역 경제가 모두 타격을 받고 있다”며 르노삼성 노사에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이 상황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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