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격 비방 독설 반복, 선택 기준 잃은 유권자들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

사진=연합뉴스 TV 캡처
▲ 사진=연합뉴스 TV 캡처

미국 대선을 20여일 앞두고 19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대통령 선거 3차 TV토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지만, 부동층의 표심을 끌어오진 못했다.

‘연합뉴스’보도에 따르면 이날 AP통신 등 미 언론은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지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한 부동층 유권자들이 이번 TV토론을 본 후의 반응을 전하면서 결국 어떤 후보에게도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책적 논쟁이나 비전제시 없이 인신공격과 비방, 독설이 난무하는 토론에 부동층의 후보 선택 기준은 사라지고 절망만 남게 됐다는 평가다.

경합주 중 하나로 꼽히는 위스콘신 주의 유권자 ‘데이먼 홀터’는 “매번 똑같은 수사가 반복되는 것을 너무 많이 들었다”며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어떻게 결정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레바논 이민자 가정의 자녀로 이번에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오하이오의 대학생 ‘후시엔 카즈위니’는 이번 토론에서 대선전을 변화시킬 중요한 순간은 없었다고 평가했으며, 클린턴에게 투표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트럼프의 음담패설 논란이나 성추행 의혹 등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좀 더 높은 수준의 대통령을 원한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 주 ‘앨라나 콘티’는 총기·대학·낙태 문제에 있어 클린턴이 자신의 시각과 좀 더 가까웠다면서도 “이번 대선은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라고 털어놨다. 클린턴과 트럼프의 확고한 지지자가 아닌 자신과 같은 유권자들은 두 후보 모두 불만스러울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는 대선 결과에 승복하겠냐는 질문에 “그때 가서 말하겠다”고 답해 만약 패배할 경우 불복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신문과 NBC, 폭스 등 유력 방송은 인터넷판 기사에 트럼프의 해당 발언을 ‘머리기사’로 올렸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토론에서 투표권도 없는 수백만 명의 등록 유권자가 있다고 잘못 주장한 점, 대선결과 승복의사를 밝히지 않은 점 등을 언급한 뒤 “트럼프가 세 번째 TV토론에서 미국 유권자의 지능과 민주주의 자체를 모욕했다”고 비판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의 대선 불복 시사 발언에 대해 클린턴이 “소름 돋는 일이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놀라워했던 반응을 기사 맨 위에 올려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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