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정 의장 ‘유감표명’ 압박 - 丁, 이정현 위로 방문 가능성도 제기

새누리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사진=연합뉴스)
▲ 새누리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야당 단독 처리로 촉발된 국회 파행 사태가 30일로 닷새째를 맞았다.

새누리당은 이정현 대표의 국정감사 ‘복귀’ 부탁에도 이를 반려하고 여전히 국감 ‘보이콧’을 유지하고 있다. 또 이정현 대표는 “정세균이 물러나든지 내가 죽든지 둘 중 하나”라며 당 대표실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급기야 정세균 국회의장이 최근 야3당 원내대표단과 함께 방미했던 일정에 개인 일탈이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정 의장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정 의장 흔들기를 헌법질서 파괴행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국정감사 파행 사태가 길어지면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국민의당에서는 정 의장이 나서서 이 사태를 풀어야 한다며 정 의장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어른은 대통령이고, 국회의 어른은 국회의장이다. 어른은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며 “대한민국을 정상화해야할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아울러 국회를 정상화해야할 책임 역시 국회의장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국회의장이 유감을 표하고, 새누리당도 집권 여당답게 국회의장 폭로 등 막된 행동을 끝내줘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 측 “유감 표명할 내용 없다,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것 없어”
               “이정현 대표 단식 위로 방문도 검토 안해”

새누리당은 지난 28일 오후 당원 3000명이 결집해 국회에서 정 의장 규탄 결의대회를 여는 등 강경 입장을 보였으나 내부에서 국감 복귀 목소리가 커지면서 균열을 보이고 있고 이번 사태 해결 조건으로 재발방지 대책 마련 요구를 들고 나오는 등 협상의 여지가 조금씩 열려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정 의장은 이번 사태가 지난번 개회사 파동 때와는 달리 자신이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감 표명할 이유도 없고 헌법이나 국회법을 위반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 의장은 지난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 “유감 표명할 내용이 없다”고 밝힌 뒤 “가능하면 해임건의안이 발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여야 원내대표에게 어떻게든 이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 국회에서 발의되지 않도록 노력했는데 결국 발의됐다”며 “발의가 되면 국회의장은 그 안건을 처리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의장이 처리하지 않으면 직무유기가 되는 것”이라며 “또 처리를 할 수 있는데 못 하면 무능한 것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게 의장의 책임이다. 헌법이나 국회법 절차를 따랐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다른 할 얘기가 없다”며 “국회의장이 국회법이나 헌법을 어겼으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고 그럴 생각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직무수행에서 헌법이나 국회법을 어긴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공식적으로는 이같은 입장은 밝히고 있으나 국회 파행 장기화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 의장은 30일 국회 밖에 머물면서 상황을 지켜봤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이날 아침 일찍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을 항의 방문했으나 정 의장을 만나지 못했다.

정 의장은 내달 3일 믹타(MIKTA· 5개 중견국 협의체) 국회의장 회의 참석차 호주로 출국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조건으로 정 의장을 물고 늘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 의장이 출국 이전 타협점 모색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정 의장이 유감 표명은 하지 않더라도 단식 중인 이정현 대표를 위로 방문하면서 사태 봉합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 의장 측 핵심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 의장은 유감 표명할 내용이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이정현 대표 단식 위로 방문도 현재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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