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효길 기자] 부정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 이후 기자간담회가 한결 단출해졌다. 홍보실 관계자 말로는 기자보다는 직원들과 밥 먹는 일이 잦다는 말을 들으니 세상이 바뀌긴 바뀐 모양이다.

지난 29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KT 기가인터넷 전략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은 28일부터 시행된 김영란법 시행 이후 기자가 첫 취재를 간 자리였다.

이날도 평소 여느 기자간담회 자리와 차이는 없었다. 그러데 딱 하나 다른 게 있었으니 선물은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상적으로 기자간담회 자리를 마치고 난 후에 주최 측에서 소정의 선물을 기자들에게 제공하곤 한다. USB메모리, 노트북 가방, 커피상품권, 영양제 등이다.

주최 측에서는 소정의 선물로 기자들에게 환심을 사서 긍정적인 기사를 기대하고 기자들은 일단 공짜 선물이니 기분 좋게 받으니 기자도 좋은 게 좋은 거다 싶었다. 이런 게 다반사였다.

이날 선물 제공이 없어 딱히 섭섭하지는 않았지만 세상이 바뀌긴 바뀌었다는 느낌이다. 이 자리에서 만난 홍보실 관계자를 만나 근황을 물어보니 “요즘 기자들 만나기가 조심스럽다. 그래서 직원들이랑 밥 먹는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주류 언론들은 ‘관가 식당들이 파리 날리네’, ‘곡소리가 난다’ 등 큰 일이 났다는 듯이 기사로 떠들어댄다. 언제부터 고급 한정식 집, 식당들을 그렇게 끔찍이 여겼는지 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한 유저의 글을 빌리자면 사람들은 ‘무질서한 청렴’보다 ‘질서한 부패’를 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긍정적으로 보면 업체들은 기자들 접대비용 절감을 할 수 있고 기자들은 소신껏 기사를 쓸 수 있다. 김영란법은 불편이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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