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갯벌축제 방문객 수 부풀려…언론플레이는 ‘사기’

[폴리뉴스=홍정열 기자] 가을하면 독서의 계절이란 말이 생각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독서는 가을에 없다. 대신 축제라는 단어가 가을을 상징한다. 가을은 이제 축제의 계절이다.

전국의 지자체와 각 단체가 주관하는 크고 작은 축제들은 연중 천여 개에 가깝다. 눈부시게 나부끼는 현수막과 포스터들은 축제의 시작과 끝을 알리고 언론은 앞 다퉈 흥행·실패를 평가하는 전령이 된다.

전남 무안군의 황토갯벌축제도 풍성함을 자랑으로 지난 23일 막을 올렸다. 그리고 3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하지만 1㎥의 가치는 빛을 바랬다. 갯벌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마인드가 철저하게 부족해서였다.

스마트한 콘텐츠 기획이 없다보니 축제의 완성도는 해마다 수준 미달이라는 지적이다.

기획의 완성도는 창의력과 직결된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스토리는 축제 성공의 기틀이 되며 ‘바로 이것이야’라고 하는 프로그램을 완성시킨다. 그러나 무안군에겐 잘 만들겠다는 기준이 없다. 만들되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없어 보인다.

고민과 희생이 없는데 축제장은 당연히 한산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축제 인파 6만 명이란 주장은 황소가 웃을 일이라고 꾸짖고 싶다. 그런데도 관광문화과는 부족함 없이 축제 성공을 이끌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무엇이 부족함 없고 어떤 것이 성공이었을까. 대한민국 백성의 혈세를 펑펑 쏟아 붓고 축제답게 치르는 것은 소관부서의 주요업무이다. 그래서 부족함은 없다손 치더라도 성공이라 말하기엔 염치없어 보인다.

그들이 주장하는 성공이란 기능적인 측면만을 말하는 것 같다. 그것은 결코 성공이라고 자평할 수 없다. 이는 마치 하드웨어의 역할을 무시하고 소프트웨어의 순기능이 완벽했다는 말과 다르지 않기에 그렇다.

소프트웨어의 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하드웨어의 역할이 완벽해야 한다. 다시 말해 기억과 입출력장치에 문제가 생기면 각종 프로그램 체계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이 같은 논리에 반하는 관광문화과의 주장은 철저한 거짓이고 자기모순이랄 수 있다.

이 부서는 축제 기간 내내 게으르고 안일한 모습으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축제현장에서 문제점을 찾아 조치하고 해결하려는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특히 프레스센터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모든 기능이 정지돼 버린 제로상태였다. 전기체계에 문제가 있어 전력공급을 받을 수가 없었고 인터넷은 아예 먹통이었다.

현란한 현수막은 길거리에 넘쳐나는데 축제내용을 소개하는 안내책자 또한 어디에도 없었다. 축제본부를 제외한 어느 곳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인터넷 접속이 되지 않는다고 수차례 말을 해도 관광문화과와 홍보계는 못들은 척 눈을 감았다. 앞장서서 축제와 관련된 사항들을 미리 점검해야 할 부서들이 오찬·먹거리에만 눈을 돌렸다. 공무원인지 관광객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볼썽사나운 민낯을 드러냈다.

특히 관광문화과는 축제에 관한 모든 것을 홍보계에 떠맡기는 인상이었다. 담당실과가 먼저 알아서 처리해야 할 사안도 홍보계를 앞세웠다. 그다지 착하다 할 수 없는 이 같은 근무행태에 대해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아주 익숙해 보였다.

홍보계는 관광문화과 직무를 대신하는 직렬부서가 아니다. 축제 당일에 일어나는 일들을 언론에 간접 지원하는 부서이다. 관광문화과의 기초적인 혼돈이 없었으면 한다.

이렇듯 매년 축제 때마다 책무소홀을 반목하고 있는 관광문화과. 그러면서도 홍보를 위한 보도자료는 알찬 내용으로 걸쭉하다. 한마디로 성공을 가장한 서슴없이 저지르는 위선이다. 이제 더 이상 사실이 왜곡되는 보도 요청을 하지 않기를 정중히 권한다.

축제가 열리면 구슬땀을 쏟으며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공무원들이 있다. 진정 아름다움을 지닌 공무원들이라 할 수 있겠다. 그들이 있어 구경 잘했고 다녀가기 편했노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말속에 한 가닥 희망은 보인다. 축제 성공할 수 있다고.

반면 근무의 연속인데도 축제현장에 나오지 않은 몇몇 공무원들이 있다는 말들이 있다. 직원들에 대한 실과소장의 근무유무 파악이 필요해 보인다. 만일 양심 불량한 공무원이 있다면 그에 따른 엄정한 조치가 취해지기를 기대한다.

용서하되 잊지 말라는 말이 있다. 기억하라는 뜻이다. 오늘은 내일의 과거일 뿐이다. 새로운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실수를 인정하고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만 더 큰 희망과 새로운 변화를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무안군은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홍정열 hongpen@polinews.co.kr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