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폴리피플>은 지난 9월 22일 안보와 안전에 대한 국민 불안 증폭과 10월 정국전망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본지 이명식 논설주간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에는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북한 5차 핵실험 이후 조성된 안보위기 상황과 경주 지역을 강타한 강진으로 인한 국민 불안 증폭에 대해 짚어 보았다. 박근혜 정부의 외교와 안보정책의 총체적 실패와 위기대응 능력 부재가 국민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차기 대권 주자 행보와 관련해서는 여야에서 선두에 나서고 있는 반기문, 문재인 대세론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내부 경쟁을 통해 치고 올라오는 후보가 있다면 유력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라 보았다. 최순실 게이트와 미르, K스포츠 재단을 둘러싼 의혹은 이전과 같이 넘어갈 수 있는 성질이 아니고 대단히 심각한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사회 이명식 : 대선 1년 전 추석 민심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있는데 올해 추석은 여러 가지로 어수선하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있었고 이에 대한 대응문제가 논란이 되는 와중에 경북 경주에서 강도 5.8에 이르는 강진이 와서 국민들 속에서 불안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유창선 : 나라 전체가 온통 뒤숭숭하고 불안정하고 불안한 상황인 것 같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조성된 안보위기로 우리 정부, 미국 정부는 초강경으로 대응하고 있고, 한반도에서 일촉즉발의 군사적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경주 지역에서의 지진이 1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진이 계속 되면서 여러 가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는 것 같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걸 넘어서서 인접한 원전 밀집지역에서 지진이 크게 발생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이 드러났다. 한 마디로 나라 전체, 국민 전체의 안전과 생명이 걸린 상황에 처해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런 뒤숭숭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진정시키고 민심을 달래고 해결할 수 있는 대책과 대안을 내놔야 될 정부나 정치권이 대단히 무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서 이런 상황이 더 길어질 수도 있고 또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는 상황이라 더욱 우려 된다. 대통령도 그렇지만 정치권의 경우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표계산에만 골몰할 뿐이다. 그리고 그 잣대로만 북핵문제, 원전, 지진 문제 등에 접근할 뿐이다. 

황장수 :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상황이 다음 대권뿐만 아니라 향후 5~10년 정치의 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본다.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만 봐도 알 수 있지만 미국은 전술핵을 배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독자 핵개발도 안 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1~2년 안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까지 도달할 정도로 정교한 기술을 갖게 되면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두 가지 밖에 없다. 북한을 선제폭격하거나 북한과 직접 협상에 들어가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군사적으로 북한에 선제폭격 얘기를 국방부 쪽에서 하지만, 존 캐리 미 국무장관 발언을 보면 그건 그냥 겁을 주는 것이다. 결국 협상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북한이 직접 협상국면에 들어가서 불가침협정, 평화체제 구축, 주한미군 철수 등으로 이어진다면, 과연 미국의 방어망에서 제외된 상태에서 한국의 경제시스템이 현재처럼 이어질지 미지수이다. 지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미국으로부터 북한이 선제폭격을 받는다면 북한은 미국에 보복할 방법이 없으니 한국에 보복할 것이다. 한국은 이런 이유로 미국에 북한을 폭격하지 말라고 할 것이고, 그러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북한과의 협상뿐이다. 결국 주한미군 철수가 몇 년 안에 이뤄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야권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북한에 조공을 바치고 잘 지내자고 할 것인가. 야권도 이 문제에 대해서 매우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하고, 보수 진영에서도 말로만 핵개발, 전술핵배치, 원자력잠수함 등을 거론할 것이 아니라 심각하게 보아야 한다. 이 문제를 푸는 쪽이 향후 한국의 정권을 장기간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든다. 최근 경주 지진의 경우에도 지진이 났을 때 매뉴얼이 있는 것인지, 국민안전처 홈페이지가 다운된 것 등은 중요한 게 아니다. 활성단층 위에 서있는 원전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 역대 정부에서 보기 어려운 경제, 사회, 안보에서 위기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김능구 :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인 지난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영변 핵시설에 대해 미국이 폭격을 검토했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이 우려를 표했고,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결국 선제 타격이 아닌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북한에 특사로 보냈다. 그 결과 남북 정상회담을 열게 되었는데 그 직전에 북한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다. 이와 관련해서 보수 쪽의 한 인사가 그 때 북한을 선제 타격했다면 현재의 북핵 위기가 없을 것이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는 걸 보고 아연실색했다. 그때 만약 선제타격을 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겠나. 최근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인해 강경한 분위기가 다시 조성되고 있는데 그 본질에 대해 국민들이 제대로 바라볼 때가 됐지 않나 싶다. 경제상황이 매우 어려운 북한이 왜 저렇게 핵개발에 전력을 다하는지, 일각에서는 생존권 차원이라고 하고, 또 한편에서는 미국과 전쟁을 하기 위해서라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미국과 전쟁을 하기 위해서라는 의견은 말이 안 된다. 미국과 부딪히면 북한 정권은 사라져야 할 판국이다. 남한 공격용이라는 의견도 말이 안 된다. 북한이 핵개발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앞서 황장수 소장이 언급했지만 북한에 대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지금껏 미국 오바마 정부가 전략적 인내라는 방침으로 사실상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용인해 준 것 아닌가 보인다. 우리 정부가 북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대화는 없다는 식의 제재일변도로 계속 간다고 했을 때, 국제사회에서 UN 등의 공조는 이뤄지지만 실질적으로는 우리 정부가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제재와 함께 대화를 병행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속에서 우리의 자주적인 역할이 가능해 질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드 배치 문제 등에 있어서도  우리의 무력한 모습만 드러날 수밖에 없다. 북핵 문제는 냉철하게 전문가 등의 의견을 고려해 봐야 한다. 정부는 결국 국민과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 내리는 것이다. 북핵 정책은 대화와 제재의 병행으로 전환이 시급하다고 본다. 

김만흠 : 김영삼정부 때 거론되었다는 핵시설 지역 영점 타격을 최근 미국 전 합참의장도 다시 거론한 것은 같던데, 요즘 논의의 초점은 다른 것 같다. 우리나라 일부 강경 세력은 김정은 정권의 붕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하는데, 미국 쪽에서는 김정은 체제의 교체보다, 김정은의 행동 변화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 목표라고 보는 것 같다. 어쨌든 북쪽은 5차 핵실험에 상당 수준의 미사일 발사 능력,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의 성공까지 미사일과 핵무기 능력이 또 다른 차원으로 올라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대한 대처 방안 기본적으로 두 축 아닌가. 국제적 공조를 통한 북한 대한 압박과 통제, 그러면서 서로의 대화를 통해 뭔가 해법을 마련하는 것, 두 가지다. 박근혜 정부는 지금은 북한 정권은 손들거나 몰락할 때까지 압박을 해야 한다는 기조이다. 그동안 북에 대한 지원과 교류가 북한에 시간벌기 기회만 줬다고까지 기존의 대화와 협상 전략을 비판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최근 압박 전략을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체제(MD) 체제가 완성 될 때까지의 전략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과정에서는 미국은 중국과도 협력과 긴장의 줄다리기를 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 MD체제가 어느 정도 완성된 이후에, 미국 우위의 입장에서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가동하고 시작할거라는 분석에 상당한 공감이 간다. 문제는 그동안 한반도의 긴장과 불안, 중국 등과의 외교적 균형 등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가 과제로 남는다. 세계전략 차원의 미국과 당사자인 우리의 전략은 다를 수밖에 없는 점이 있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남쪽에 지진까지 터지면서 안보와 안전 모두 근본적인 재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회 이명식 : 추석 연휴 직후 언론 여론조사를 보면 북한 5차 핵실험 여파로 새누리당이나 대통령의 지지도가 일시적으로 반등을 했지만 경주 지진이 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현재 국민들은 정부의 지진대처 등에 대해 실망하고 변화하지 않는 정부에 대해 분노하는 것 같다. 미국은 최근 입장변화가 있다. 오바마 정권 말기이기 때문에 당장 북한과의 대화가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하더라도, ‘전략적 인내’만으로는 안 된다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는 여전히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 

황장수 : 핵을 가진 북한은 한국이 대화하려고 해도 응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미국과 직접 대화하려 할 것이다. 극단적으로 한국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은 ‘일정하게 매년 5조, 10조 원 씩 줄테니, 우리의 안전을 보장해 달라’는 식의 대화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본다. 북한이 핵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을 만든 것은 미국과 평화협정 체결하고, 주한미군 철수와 경제적 지원을 받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목적을 위해 충실하게 가야지 엉뚱한 결론을 내릴 리가 있겠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야당도 매우 냉정해져야 한다. 안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매우 중요한 것이다. 8년간 보수정권이 집권하면서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도 분명히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동안 중국에 그렇게 매달렸지만 최근 중국 ‘홍샹’그룹 조사에서 보듯이 수백 개의 또 다른 ‘홍샹’그룹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대북 제재는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94년에는 북한에 대한 선제폭격이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북한이 그 수준에서 벗어났다. 미국도 그 때보다 훨씬 추락했다. 우리도 이제 우리 나름대로의 카드를 가져야 한다. 북한이 핵을 가진 마당에는 한반도 비핵화는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예를 들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폐기하고 미국의 MD 체계(미사일방어망)라도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닌가. MD는 조약이나 협의가 아닌 무기와 그 시스템을 들여오는 것이다. 현재 KMD(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가 북한을 적발할 수 없고, 1조 원을 들여 만든 정찰위성도 고물이라고 결론이 난 상황이다. 우리도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하겠다고 하면서 미국에 대해서 협박하고 우리의 동의 없이는 북한과 직접 대화하지 말라고 하는 지렛대를 가져야 한다. 한미 원자력협정도 개정하자고 하는 등 단계적으로 3~4개월에 걸쳐 하나씩 카드를 미국에 던져야 한다. 미국이 우리 동의 없이 북한과 직접 대화하려고 하면 우리도 나름대로 행동에 들어간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툭하면 제재를 얘기하는 인사들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중국이라는 구멍이 있는데 어떻게 제재가 되겠나. 김정은 참수 작전이라느니, 평양을 지도상에서 지운다느니 하는 얘기들도 이제는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부분을 가지고 여야가 힘을 모아서 단계적으로 진행시켜야 한다. 그런데 정부, 군, 여야, 외교부 등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전술핵은 절대로 미국이 줄 리가 없고 핵잠수함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만들려면 20년이 걸리고, 그 기술을 전수받을 수도 없다. 독자핵개발을 도대체 어떻게 한국이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가 할 수 있는 협박수단을 가동시키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만약 미국과 북한이 직접 협상을 한다면 그 때 끼어들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북미 간 대화 결과 주한미군 철수가 이뤄지지 않도록 분명히 해야 한다. 

유창선 : 국가적인 혼돈상황이 이렇게 심화되고 있는 그 근본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이 모
든 부분에 걸쳐 자리하고 있다. 북핵 관련 안보위기, 지진에 대한 대처 문제, 최순실·우병우 의혹 등 국내 정치적인 이슈들을 봐도 박근혜 정부의 무능이 위기를 심화 시키고 있다고 보인다. 북핵 문제에 대한 대응도 문제 해결이 가능한 전략적인 사고나 고민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직 김정은과의 자존심 싸움을 이기느냐, 지느냐의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있다. 앞서 황장수 소장이 언급했듯이 어린애 같은 소리들만 대안이라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북한이 왜 핵무기 시위를 하고 있는가. 우리를 겨냥한 게 아니라 미국을 겨냥한 것이고 ‘이렇게 해도 우리와 협상하지 않겠느냐’는 압박 용도로 핵을 개발한 것인데, 막상 제재가 시작되자 거기에 대한 반발, 항의의 시위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국을 겨냥한 시위였는데, 박근혜정부는 거기에 대해 격앙이 돼서 남북관계를 최악으로 몰고 갔다. 앞으로 미국 대선이 끝나고 새정부가 들어서면 이 문제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결국 두 가지 경우밖에 없는데 선제 타격은 한반도의 전면전 위험을 생각하면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것이고 성공 가능성도 없다. 결국 협상이 남는다. 미국이 북한과 협상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굉장히 커 보인다. 그때 우리 정부는 뭘 해야 하는 것인가. 북한과의 대화는 사실상 어려워졌지만 적어도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길을 막는 위치에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현재 박근혜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기존의 행보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여러 가지 외교적 문제를 포함해 남은 임기 동안에 대한 우려가 크다.

김만흠 : 황소장이나 유박사 모두 남북 관계에서 우리의 주도권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주도한다는 것은 우리 한반도의 문제라는 점도 있지만, 직접적인 당사자라는 점이다. 그런데 지리적, 민족적으로 우리가 당사자이지만, 국제적인 압박 전략으로 갈 경우, 가장 우선적인 당사자는 미국이다. 북한과 더불어. 그 다음에 중국쯤일지 모른다. 우리가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경우는 북한과 우리가 공동의 목적이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을 때이다. 그 경우는 서로간에 협력이나 협상이 모색될 때이다. 즉, 북한에 대한 압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우리가 주도권을 가져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사회 이명식 : 과거 이명박정부 때도 미국은 북한과 대화하려 했지만 이명박정부가 강력한 반대로 포기했다. 만약 박근혜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계속 미국과 북한의 직접대화를 반대하면 미국도 한국 정부의 입장을 무시하고 대화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 같다. 

황 : 이명박정부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그 때는 미국의 실질적인 안보 위협이 아니었고 북한 핵개발이 5~10년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으로 장기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전략적 인내를 하다가 실질적인 결과가 없으니, 북한을 달래볼까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년 연말과 올해 초 미국 국가안보국 국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북미평화협정 체결문제에 대한 한국의 의사를 타진하러 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올해 초에도 중국의 중재 하에 미국이 이를 시도하려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쿠바 문제를 해결했으니 퇴임 전 북한까지 욕심을 냈다가 무리수 같으니 슬그머니 발을 뺀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핵, ICBM 실험이 과거와는 차원이 달라져 미국이 가시적 위협으로 느끼면서 미국의 대통령이나 안보 담당자들은 이제 자신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된 것이다. 이제는 한국이 반대한다고 해도 미국이 마음을 먹으면 할 수 있다. 미국 국방부 장관이나 군이 북한을 선제 타격할 수도 있다는 것은 북한을 협상으로 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배드캅’(BAD COP)이고, ‘굿캅’(GOOD COP)은 북한과 대화를 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즈’나 ‘워싱턴포스트’도 그렇게 애기하고 있다. 한국만 제재를 한다느니 하는 꿈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3자 대화를 하는 식으로라도 우리가 끼어들어야지, 북한과 미국의 대화 결과에 우리 운명을 맡길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북핵문제를 대하는 자세를 바꿔야 한다. 

사회 이명식 : 다음은 추석 연휴가 지나면서 차기 대선 주자들의 행보가 본격화 되고 있는데, 추석 기간 동안 가장 주목된 부분은 반기문 UN사무총장이 국회의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1월 귀국,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돌입하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김만흠 : 반 총장 개인 차원의 경쟁력은 반반이라고 본다. 다른 후보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해 지금은 대세론을 얘기하는 게 가능하다. 다만 국내정치 역량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과 막연한 거품이 껴있다든지, 현실정치에 들어오면 무력하게 무너질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양쪽 다 가능성은 있지만 여당으로서 최고의 시나리오는 반 총장이 범새누리당 부근에서 경선을 참여하는 것이다. 만약 남경필 지사나 유승민 의원이 반 총장을 꺾고 나온다면 여야를 통틀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될 것 같다.

황장수 : 최근 반기문 총장이 친박과 알력 관계에 있는 것 같다. 홍문종, 김태흠, 윤상현 의원 등이 반 총장의 대선 후보 자질 검증과 관련된 언급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반 총장이 내년 1월 귀국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대권행보를 하겠다고 한 것인데, 반 총장과 친박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혹은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이는 세 가지 정도로 압축이 가능하다고 본다. 하나는 개헌 문제 관련 친박이 반 총장을 안보와 외교만 담당하는 일종의 허수아비 대통령으로 세우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반 총장 입장에서는 ‘내가 당신들의 허수아비 대통령은 할 수 없다’고 반발할 것이다. 두 번째는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반 총장이 나선다면 경선을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다. 최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대선후보 경선 관련 ‘슈퍼스타 K'방식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반 총장이 그런 경선에 나선다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반 총장은 안정적인 방법을 요구할 것이다. 1월 달에 귀국해 지지율이 오르고 나면 다시 국외로 나갈 것이다. 그리고 5월 쯤 돌아와 두 세 명 중 한 명을 뽑는 거의 최종 단계의 경선에서 추대나 추대에 준하는, 확실히 당선이 보장되는 경선에 친박의 지원 하에 출마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친박과 반 총장 간에 다소 의심이 있는 것 같다. 반 총장은 친박만 너무 믿고 가다가는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오거나 여론이 안 좋아지면 모든 계획이 무산되는 우려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비박계나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도 접촉하는 것 같다. 이번 방미 일정 중 반 총장에게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전달한 여러 가지 정보자료가 담겼다고 알려진 봉투는 청와대나 친박의 뜻보다는 김종필 전 총리의 뜻일 확률이 높다고 본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은 얼마 전 대리인을 통해 모 월간지와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인터뷰를 했다. 반 총장을 생각해 볼 수도 있고, 본인이 직접 차기 대통령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그런 부분들을 봤을 때 결국 반 총장도 여권 내에서 다양한 행보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그래서 친박도 반 총장의 군기잡기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부분이다. 반 총장이 동생을 ‘보성 파워택’ 부회장직에서 그만 두게 한 것도 나중에 다소 시끄러워질 소지가 있다고 보인다. 반 총장은 지금까지 살면서 검증이라는 부분을 한 번도 거친 적이 없는데, 앞으로 검증을 거쳐야 할 일이 있을 때, 보호시스템 없이 검증을 당한다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반 총장을 UN 사무총장을 만들 때 ‘물심양면’(物心兩面)으로 지원을 했는데, 거기에 ‘물’(物)이 있지 않나. 당시 TF팀을 만들어서 비상임이사국에 지원을 해줬다는 등의 부분은 별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지만 그 외 다른 문제들도 있다고 본다.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는 친노진영 일부에서는 반 총장이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다음 잡아버리면 쉬운 게임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반 총장은 자칫하면 친박의 막다른 골목이 될 수도 있다. 

김능구 : 내년 대선은 반 총장이 귀국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라고 보인다. 거기에 따라 여권의 지형이 상당 부분 바뀔 수 있고 야권에서도 제3지대를 비롯해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 등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앞서 황장수 소장이 언급한대로 반 총장과 친박 간에 ‘네거티브’한 얘기가 다소 있다. 특히 반 총장의 경우에는 공식적인 스피커가 없는 상태에서 이른 바 외교부 5인방이라는 외무고시 동기들이 광화문에 사무실을 열었다고 한다. 그들을 통해 흘러나오는 얘기들을 보면 반 총장이 ‘친박’의 등에 올라타서는 될 일도 안 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 총장이 다른 곳을 염두에 두었다기보다는 ‘밀당’의 성격이 크다고 본다. 바로 새누리당에 입당하는 것보다는 판을 보면서 반 총장 본인의 대선에 대한 의지를 국민에게 확연하게 인지시킨 이후에 템포를 조절해서 입당할 가능성이 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데, 비정치·비정당 영역에 있다가 이후 실제 당선 가능성 등을 보면서 보수 전체의 후보 단일화로 간다는 얘기 등이 있다. 만약 당헌당규에 규정돼 있는 대선 경선 방식을 취하지 않고 그런 방법으로 갈 경우에는  비주류, 비박들의 움직임도 상당히 가시화 될 수 있다고 보인다. 그런 가운데 반 총장이 앞서 언급된 대선 후보 검증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문제도 있지만, 반 총장이 차기 대통령에 왜 반기문이 되어야 하는가, 또 반기문이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 가장 1차적이라고 본다. 검증은 그 다음 문제다. 하지만 그 부분에서 외교만 꾸준히 해왔던 반 총장이 국내 정치, 경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여러 가지를 준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번 방미 중 보고서가 들어있는 봉투를 줬다고 하는데, 그 봉투에 그런 부분이 많이 들어있을 것 같다. 분열과 갈등의 조정자 역할, 그리고 전 세계에서 정치, 경제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늘 앞장서왔다는 논리 등을 앞세울 것 같다. 내년 대선에서 북핵 위기 등의 문제는 일단 반 총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 반 총장은 지난 5월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향한 길을 다시 찾아야 할 것이다. 저는 북한에 더 이상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고 싶다’라며, 사실상 북한과의 협상 라인이 있는 것처럼 얘기했는데, 북한의 5차 핵실험 등의 상황이 맞물리면서 현재 반 총장의 지지율이 거품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거품인지의 여부는 검증과 함께 반 총장이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능력, 비전을 국민에게 실제적으로 제시할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라고 본다. 

유창선 : 반 총장이 바보가 아닌 이상 친박 후보로 낙인이 찍히는 모양새로 대선 판에 뛰어들진 않을 것으로 본다. 물론 내용적으로는 새누리당 친박이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지만, 결국 범여권의 후보가 되는 걸 목표로 삼을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친박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기조 위에서 여권 내 각 세력을 아우르는 스탠스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있다가 최종 단계에서의 단일화 얘기도 있지만, 반 총장이 그 정도의 독자적인 세력이 없기 때문에 이후 그려질 그림이 너무 뻔하다. 결국 새누리당 경선을 통해 후보로 선출되는 길을 걷지 않을까 예상된다. 그럴 경우 반 총장도 경선을 피할 수는 없는 것이고, 비박계 후보들도 이왕 경선 판이 벌어지면 피할 명분이 없다. 그 단계까지는 반 총장이 특별한 정치적 색채를 드러내지 않은 채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무난하게 갈 것으로 보이지만, 아마 반 총장 입장에서 대선 후보가 된 뒤에는 친박 후보 딱지를 떼기 위해서는 친박과의 차별화를 하는 길을 갈 것 같다. 그 때가 되면 친박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고, 반 총장은 앞서 언급한 대북 문제에서도 보였듯이 박근혜정부와 차별화를 하는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새누리당 후보는 반 총장을 대입해서 보는 게 거의 기정사실화 됐다. 얼마만큼 지지를 유지할지 여부는 후보 선출 후가 될 것이다. 사실상 커다란 파괴력이 예상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추락을 할 정도의 변수도 없을 것임을 감안하면 애매한 수준의 여당 후보로 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만흠 : 일정이 진행되면서 잠재적인 대선 후보들에 대한 전망과 이와 맞물린 세력 재편, 정당 재편 가능성 등이 이야기되고 있다. 개별 후보들 관련해서는 크게 세 가지 쟁점이다. 하나는 지지도에 앞서 주도하고 있는 반기문, 문재인 등이 계속에서 대세를 이끌어 갈 수 있는가이다. 또 하나는 문재인 등의 경우인데, 야권의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이대로 승리하기까지는 어려운 수준인데, 앞으로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가이다. 김부겸, 박원순, 안희정, 이재명 등과의 경쟁을 거치면서 외연확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사람도 있고, 결국 야권 후보 단일화 외에는 해법이 없다고 보기도 한다. 혹자는 한계가 있는 지금의 대세론자보다는 이를 넘어서는 다른 후보에 희망을 걸기도 한다. 세번째가 현재는 선두에 서지 못하고 있는 잠재 후보군들의 경쟁력 성장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다. 반기문 총장의 장점 관련해 대북 문제에서의 역할이 거론되고 있다. 반 총장 본인도 지난해부터 북한을 방문하는 문제를 홍보하는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또 올해 들어서도 방북은 실현되지 못했다. 유엔사무총장으로서 반기문 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국내 정치에 진입하기 이전에 대북 활동에서 역량을 보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반 총장이 대선에 나설 경우, 검증 과제로 남아 있는 국내 정치에서의 리더십 시험 과정과는 별도로, 대북 문제에 대한 반 총장의 비교우위를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지 회의적이다. 

김능구 : 현재 박근혜정부는 안보적인 측면에서 지지율 30%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안보 측면이 무너질 경우 지지율도 함께 걷잡을 수 없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때는 정권재창출을 위해서 현재 정부와 차별화, 현 정부와는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정확한 비판이 필수적이다. 역대 대선을 보더라도 노태우 전 대통령의 탄생도 물론 YS, DJ의 분열이 있었지만 6.29 선언을 노 전 대통령 본인이 주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도 대선 주자들이 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지 않은 예는 없다. 현직 대통령도 이를 양해하는 부분이 있었다. 박 대통령의 경우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세종시 이전 문제 등을 국회 발언을 통해 반대할 정도였기 때문에 정권 재창출이 일부 유권자들에게는 정권 교체로 인지될 수 있었다. 반 총장이 과연 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공무원만 했던 반 총장이 그런 부분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반 총장이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비전을 유권자들에게 인식시키는 부분에는 이러한 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 문제도 포함돼 있다. 

사회 이명식 : 그런 점 때문에 반 총장의 가능성에 의구심이 있는 것 같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에는 범 보수 내에서 서로 지지기반이 달랐다. 하지만 반 총장은 현재 친박세력의 등에 업혀 있다. 반총장 자신이 UN사무총장 업무에 대한 평가, 리더십, 능력 등에 대한 검증을 통해 스스로 설 수 있어야 한다. 반 총장 최근 지지율이 28%대로 치솟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고, 내년 1월 귀국 이후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반면 여권의 비주류 주자군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아젠다 선점을 위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그 중 남경필 지사나 유승민 의원이 돋보이는 것 같다. 향후 대선구도가 세대 대결로 흘러간다면 야권에도 이들 주자군이 위협적인 측면이 있다. 

황장수 : 보수 진영 내부에 아젠다 파이팅을 통해 정제, 정리가 되고 본인의 아젠다가 우월하다고 입증이 되는 절차를 통해 새로운 기수가 나와야 한다. 그들이 이제 나이가 젊은 것도 아니다. 50대 중반이 새로운 피라고 보기 어렵다. 포퓰리즘 적인 아젠다를 던지는 남경필 지사가 주장하는 모병제는 범 보수 진영 내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모병제와 징병제의 차이점이 국민들에게 설명되면 모병제를 주장하는 사람은 보수 진영 내에서는 대선 후보가 되기 어려울 것이다. 남 지사가 최근 던지고 있는 문제들은 사회적으로 핫이슈가 될 부분들이고, 본인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것이다. 유승민 의원은 경제는 상당히 개혁적이고 공정하게 가야한다면서 안보는 보수적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부분에서 현재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안정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본다. 문제는 유 의원은 지난 번 박 대통령과의 싸움으로 낙인이 찍혀있다. 역대 보수 진영 대선후보들의 지지율을 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15% 안팎이었고, 박 대통령이 20~25% 지지자들 분포를 차지한다. 현재 박 대통령과 친박이 반 총장을 지원하니 해당 지지자들이 그쪽으로 옮겨가 있는 상태다. 하지만 합리적이고 논리적이 토론, 내부 경쟁, 아젠다 파이팅을 허용해야 힘이 실린다. 그렇지만 현재 보수 진영 내 대선 후보는 박 대통령과 그 지지세력이 해당 후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미리 판단, 결정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 의원의 경우 박 대통령이나 친박이 대선후보로 지원하기 전에는 과연 새누리당에서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차차기 대통령을 겨냥해서 이번에 본인의 능력을 보여줄 순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번 대선에서 후보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의 경우 대표직에 있을 때 박 대통령이나 친박과 굉장히 많이 싸웠고, 지난 4.13 총선 과정에서도 싸웠다. 그런 과정을 통해 김 전 대표에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이 축적되었다. 김 전 대표는 현재 지지율이 3~5% 정도가 돼버렸다. 그렇다면 반 총장을 제외할 경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가장 지지율이 높았는데 오 전 시장은 지난 당 대표 선거 때 비박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반 총장을 제외할 경우 친박의 지지가 오 전 시장에게 일부 몰려 있어서 10%대의 지지율은 나왔는데 지금은 떨어졌다. 결론은 현재 반 총장을 제외한 새누리당의 잠재적 대선후보들은 모두 약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반 총장을 빼고 이 주자들로 경선을 치른 뒤 후보를 만든다고 해도 과연 범 보수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회 이명식 : 반총장을 제외하면 모두 왜소화 되었다는 것인가? 

황장수 : 그렇다. 그것이 새누리당에 굉장히 딜레마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친박은 현재 갈등양상이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는데도 반 총장 한 명을 지원하고 있다. 반 총장이 대선 후보에서 빠질 경우 여권은 굉장히 곤혹스러운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는 반 총장을 제외했을 때 위협적인 여권의 대선주자가 떠오를 가능성은 별로 없다. 

유창선 : 보수층의 선택 기준은 아주 단순할 것이라고 본다. 누가 야권으로 정권이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보수정권을 재창출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의견이 모아질 뿐이다. 아젠다, 능력, 계파 등은 그 다음 문제다. 야당에게 승리하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건 반 총장뿐이지 않느냐는 그런 큰 흐름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혹시 했던 부분은 유승민 의원이 만에 하나 친박을 뚫고 나가 반 총장을 누른다면 엄청난 파괴력이 있었겠지만 현재의 상태로는 반 총장을 압도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유 의원이 새누리당의 판을 뒤집는 소위 ‘새누리당의 노무현’이 되기에는 대중적 지지도가 취약하다. 결국은 이후 검증 과정이나 본선에 갔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기든 상관없이 야권을 막아낼 인물이 반 총장 밖에는 없지 않느냐는 큰 흐름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사회 이명식 : 최근 한겨례 기사를 보면 여권이 반 총장을 지지하다가 야권과의 대결이 팽팽해지면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이원집정부제 등 개헌을 매개로 소위 ‘반·안 연합’을 결성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나왔다. 더민주 민병두 의원도 그렇게 시나리오를 썼고, 한겨례 성한용 대기자도 가능성이 있다는 뉘앙스의 기사를 썼다. 

유창선 : 일단 현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본다. 물론 개헌이 고리가 됐을 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당사자들은 지금의 구도에서 해볼만 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예를 들어 안 전 대표도 3자 대결에서는 자신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른 후보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구태여 본인 지지층으로부터 자칫하면 고립될 수 있는, 이탈시킬 수 있는 길을 선택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본다. 

황장수 :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왜냐 하면 안 전 대표는 총선 당시의 정치적 입지가 동교동이나 호남과 일치했기 때문에 국민의당을 함께 창당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안 전 대표 의 정치적 색깔이나 이념이 확실히 정립된 것은 아직 없다. 정치권에 들어선지 벌써 4년이나 됐지만, 그 때마다 상황에 맞게 본인의 정치적 색깔을 그리면서 왔다고 본다.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고 했지만 그것도 그 때 상황마다 달라지곤 한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이 집권하는 것보다 본인이 권력을 잡는 게 목표일 수도 있다. 지난 대선 때는 고스톱과 비유하자면 광(光)도 제대로 팔지 못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본인이 당선되기가 어렵다면 확실하게 광을 팔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이번에 광을 판다는 전제 하에 어느 쪽이든 선택을 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국민의당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도 있다. 안 전 대표가 끝까지 국민의당으로 갈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최근 3지대론 등 플랫폼을 얘기하기도 하는데, 한국 정치현실에서 김종인의원이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되는 걸 봤을 때, 안 전 대표와 새누리당의 공동정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점에서는 동교동과 박지원 대표 그리고 안 전 대표의 생각은 다를 것이다. 

유창선 : 반 총장과 안 전 대표의 연계는 불가능한 소설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지금의 3자 구도가 오히려 나름 잘됐다고 판단할 것이다. 특히 더민주가 친문 색채로 굳어지면서 결국 비박과 비문 세력을 대표하는 후보로서의 당선 가능성을 최종적으로 내다보게 될 것이다. 그런 가능성을 버린 채 만약 반 총장과 단일화를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단일화를 하든 결국 반 총장으로 단일화가 될 수밖에 없다.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는 세력들 속에서 단일화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 총장이 단일후보가 된다면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자신의 집권 가능성을 스스로 확 닫아버리고 반 총장에게 넘겨주고 자신의 지지층들을 다 떠나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성이 적다고 본다. 

김능구 : 그런 얘기가 나올 수 있었던 여지는 안 전 대표 본인의 발언이라고 본다. 안 전 대표는 ‘양극단 세력과의 단일화는 없다’고 했을 뿐, 정당을 지칭한 건 아니라고 했다. 확실하게 안 전 대표가 선을 그은 것은 문재인 전 대표와의 단일화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정권재창출을 바라는 보수 세력이 봤을 때는 안 전 대표가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는 한나라당의 확장을 저지하는 게 목적이라고 했는데, 현재는 양극단의 배제를 얘기했기 때문에 안 전 대표 본인이 개연성을 만들어 놨다고 보인다. 다만 반 총장과의 후보단일화는 안 전 대표도 이전과는 달리 나름 내공이 생겼고. 정치판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 쉽지 않을 것이다. 앞서 반 총장이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자질, 비전 등을 유권자들에게 인지시키고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고 했는데, 강력하게 정권 재창출을 바라는 보수 세력의 총결집과 공세가 있을 때는 간단치 않다. 특히 충청권은 여러 얘기를 들어봤을 때 달아오른 상태다. 대구경북 지역은 지난 1997년 대선에서 당시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로 지지를 모았던 것처럼 이번에는 반 총장으로 지지가 모일 수 있다. 최근 호남 출신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호남지지를 20%대까지 끌어올리겠다던 호언이 실현될 경우 호남의 지지까지 받게 된다면 수도권까지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누구보다도 지지기반이 확고한 인물은 반 총장이다. 왜냐면 문재인 전 대표는 PK(부산경남)에서도 기반이 확고하지 않다. 호남은 말할 것도 없다. 문 전 대표는 지역이 아닌 본인을 지지하는 세력의 결집이 확고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이전 정치행태에서 보여줬던 지역성에서 지지기반이 가장 확고한 것은 반 총장이다. 이런 이유로 이후 대선 판도가 어떤 과정에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예측 할 때, 반 총장을 지지기반이 없이 이미지만 내세우고 있다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SNS 기사보내기

키워드

# #좌담회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