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폴리피플>은 지난 8월 23일 우병우 사퇴 논란 새국면, 더민주 당권경쟁, 9월 정국 전망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본지 이명식 논설주간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에는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해 직권남용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검찰수사를 받게된 우병우 수석의 사퇴 논란에 대해 짚어 보았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체제가 출범했지만 우 수석 문제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청와대 입장만 옹호하면서 당 내부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더민주 정당대회는 현재 상태로는 범주류의 지원을 받는 추미애 의원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후 야당의 진로에 대해서도 짚었다. 사드 배치 문제가 제3 후보지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양상과 서별관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로 추경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 등에 대해서도 짚었다.

이명식 :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비리 감찰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직권남용과 횡령혐의 등으로 검찰에 우 수석의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홍보수석이 나서서 감찰 내용을 사전에 언론에 유출한 특별감찰관을 먼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우 수석의 사퇴를 요구한 언론을 향해 ‘부패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하고 ‘좌파 세력’이 이에 합세해서 ‘식물정부 만들기’에 나섰다고 규정했다. 먼저 이 문제부터 짚어보자. 

황장수 : 저도 우 수석 물러가라고 주장하는 사람인데 졸지에 부패기득권 세력이 됐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전형적인 낙인찍기에 돌입한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저렇게까지 할 정도로 우 수석과, 정권과, 박근혜 대통령이 동일시되어 가고 있느냐는 원인에 대해 대부분 사람들은 우 수석을 대체할 사람이 없다거나 박 대통령의 스타일이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다. 우 수석이 물러가면 그 뒤에 숨어있던 사람들이 곧바로 칼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기 때문에 우 수석을 붙들고 저런 강한 발언까지 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저렇게  움직일 정도로 우 수석을 붙들고 있는 사람들이 이 정권을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면 그들이 소위 정권의 실세들일 것이다. 그들은 우 수석이 사퇴하고 제대로 수사를 받을 경우 걱정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나서서 우 수석을 보호하는 것 같다. 

유창선 : 상식적으로 이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우 수석의 문제가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개인비리의 차원이다. 그렇다면 정권 차원에서는 떼어내고 가면 될 것인데, 끝까지 막아주고 여론과 맞서면서 정권차원의 위기로 치닫게 만드는 것은 도저히 정상적인 국정운영으로 생각하기가 어렵다. 두 가지 차원의 배경이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우 수석이 물러났을 때 사정기관들에 대한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그럴 경우 박 대통령의 임기 말이 무탈하게 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다. 지금껏 우 수석과 관련된 청와대 발언들을 놓고 보면 근본적인 원인은 박 대통령의 평정심을 잃다시피 한 죽기살기식 발언, 생사의 이분법적인 리더십 등이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 아닌가 싶다. ‘밀리면 죽는다’, ‘내가 질 수는 없다’는 오기가 극단적인 형태로 치닫고 있는 게 아닌가 판단이 든다. 그리고 과거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 시절 통치방식의 학습효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감히 대통령이 하는 일에 거역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역을 받아들이면 대통령이 지는 것’으로 인식을 하는 정서가 지배하고 있는 것 같다. 1년 반 정도 임기가 남았는데 상당히 우려되는 대목이고, 임기 말로 갈수록 양보하고 물러서야 하는 것이 많을텐데, ‘양보하면 죽는다’는 식의 인식을 해버리고, 모든 것을 승패의 관점으로 보게 된다면 상당히 우려가 되는 상황으로 보인다. 

김만흠 : 황장수 소장이 앞서 박 대통령의 개인적인 캐릭터 차원이 아닌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현 정권의 실세들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역시 원인은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본다. 물론 그런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박 대통령이 한번 거부하면 주변에서도 끝까지 따라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국민들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으로 국정을 운영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신감과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본다. 박근혜 정부에서 발생한 모든 일들은 일 자체가 대단하기 보다는 박 대통령의 고집을 통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그러다보니 실질적인 일의 성과 등과는 상관없이, 박근혜정부가 아무런 성과도 못 내는 결과가 발생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기용했던 것도 ‘대단한 우파세력’ 등의 이유가 아닌 그저 박 대통령이 기용하고자 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후 논란이 있을 때도 모든 것을 옹호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이후 박 대통령이 통합을 내세웠던 선거의 명분에서 멀어지게 되고 인사방향 등에서 완전히 불통으로 가는 출발점이 됐다. 그 후 국정원 댓글관련 논란도 박근혜 대통령 언급으로 논란이 커지면서 주변에서 옹호를 헸고, 결국은 세력싸움으로 번졌다. ‘세월호 사태’에서도 박 대통령이 보인 태도로 인해 이념싸움으로 전개가 됐다. 지난 해 집권여당을 힘들게 만들었던 ‘배신의 정치’ 파동도 일각에서는 원인을 유승민 의원의 노선을 지적하지만, 그게 아니라 유 의원을 향한 박 대통령의 시선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근에도 그런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 다만 그 이전에는 박 대통령이라는 권력의 구심점이 있었기 때문에 여권·보수 세력들이 따라가고 이념싸움이 되는 양상이었지만, 최근에는 박 대통령의 어떤 입장을 취하더라도 세력까지 끌어들이면서 싸움을 이끌어 갈 수 없게 됐다. 권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정권말기에 접어들면서그동안 잘못된 박 대통령의 스타일로 인해 정권의 힘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김능구 : 우병우 수석 사태에 박근혜정부가 운명을 거는 듯한 모습은 가면 갈수록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들을 당혹스럽게 할 것 같다. 오히려 국민들이 대통령과 정부를 걱정하게 만드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우 수석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뢰는 높을 수밖에 없다. 작년에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이 폭로되고 3인방의 실체가 폭로됐을 때, 그 문제는 덮고 지금처럼 오히려 문건유출을 국기문란으로 규정짓고 기소하게 만들었던, 그 전반적인 설계와 작업을 맡았던 인물이 당시 우병우 민정비서관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이른바 3인방과 대통령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정부 초반에 혼란 속에서도 버텨낸 김기춘 비서실장이 나중에 사퇴하면서 그동안 본인이 해왔던 역할들을 우 수석에게 인수인계 했다는 얘기도 있다. 우 수석은 ‘청출어람’(靑出於藍)처럼 오히려 김기춘 비서실장보다 더 큰 영향력을 현 정부에서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래서 ‘우병우 사단’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다. 정권의 운명을 우 수석에게 걸고 있는 대통령과 청와대가 언제쯤 여론을 받아들일 것이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발언을 보면 ‘진상을 규명해서 문제가 있다고 나오면 1초라도 기다릴 수 있겠나. 의법 조치해야 하고 그 자리에서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1년 반이나 남은 정부가 식물정부가 되는 것은 온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을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깊이 인식했으면 좋겠다. 

이명식 : 여당 내, 친박조차 우병우 수석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 언론이나 국민 여론도 마찬가지다. 이 문제를 둘러싸고 범여권이 분열되는 양상으로 갈 수도 있다고 본다. 

유창선 : 우병우 수석 한 명 때문에 여기저기 뒤죽박죽이 되는 모습인 것 같다. 범보수 진영 또는 여권층이 이 문제를 가지고 분열이 초래되고 있고, 특히 우 수석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가장 앞장서서 제기한 것은 보수언론인 조선일보다. 현재는 조선일보와 청와대의 정면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상황인 것 같다. 새누리당 경우는 모양새가 말이 아니게 된 것 같다. 비공식적으로는 ‘사퇴불가피론’이 계속 당내에서 나오고 있지만, 막상 공식적으로는 이정현 지도부가 아무런 언급도 하지 못하고 있는 거의 식물정당이 된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정현 체제가 들어선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우병우 직격탄을 대신 맞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그만큼 박 대통령 눈에는 다른 건 다 이후의 문제가 된 것 같다. 자신의 고집과 오기, 자신이 이기느냐 이길 수 없느냐에만 집중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새누리당이 어떻게 되든, 이 문제가 내년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든, 다른 것들은 모두 그 이후의 문제가 된 것이다. 다만 박 대통령에게 자신감은 있을 것 같다. ‘내가 아무리 몰려도 반전 시켜 나갈 것이다’는 자신감이다. 안보이슈를 부각시켜서 내년 대선에서 이긴다든가, 당장의 정국을 안보 이슈를 가지고 반전을 시키겠다는 특유의 고집스러운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치라는 건 설 자리가 없는 뒤죽박죽 정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만흠 : ‘왜 폭염이 계속되고 있느냐, 폭염이 끝나는 것보다 우병우 수석이 먼저 사퇴할 줄 알았는데, 사퇴를 안 하니 폭염이 계속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이런 농담도 있다. 폭염이 끝날 때까지도 우 수석은 남아있을 형세인데, 한편으로는 아무리 버텨도 8월을 넘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일단 내부분열 양상보다는 새누리당이 이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가 더 관건이라고 본다. 이정현 체제와 맞물려 있다고 보인다. 이정현 체제에 대한 기대가 크진 않았지만, 박 대통령의 ‘충복’ 같은 사람이기에 일종의 시혜적인 입장에서 조금이나마 공간을 만들어 활동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면 오히려 존재감이 더 있었던 김무성 전 대표보다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었고, 반면 ‘역시 청와대에서는 이정현 대표를 그저 박 대통령의 심복 중의 한 명으로 볼 뿐이다’라는 의견도 있다. 물론 무게는 후자에 실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가지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등의 얘기를 하고는 있다. 우병우 수석 사태로 어려움에 처했다고 보기보다는 오히려 그 시험무대에 오른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이 시험무대에서 굉장히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서 우려했던 방향으로 이정현 체제가 흘러가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분열의 문제보다는 이 문제가 쌓이면서 새누리당 자체의 재편 논의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당을 재편하는 쪽으로 갈지, 일부가 이탈해서 새롭게 뭉칠 건지, 그런 식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황장수 : 박 대통령이 버티는 근본적인 이유가 지지율이라고 본다. 지난번 30%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태영호 망명’ 등으로 34% 안팎이 됐다. 고비를 또 넘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매번 코너에 몰릴 때마다 권력 핵심들은 박 대통령의 핵심지지층을 자극시키는 발언을 했고, 현재는 보수진영에게 모두 조선일보를 공격하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얘기를 쏟아내고 있다. 아직도 이런 식이 먹혀들고 있는 것인지, 실제로는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데 그렇게 보이고 있는 것인지는 두고볼 일이라 생각이 든다. 과거에는 이런 방식으로 돌파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방식이 먹혀들지 않는 것 같다는 판단이다. 툭하면 여론조사를 하던 사람들이 우병우 수석 사태와 관련해서는 여론 조사도 잘하지를 않는다. 아마 국민들 중7~80%는 잘못했고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보고 있을 것 같다.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여야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을 때는 그런 부분들이 이념적인 문제 등을 담고 있어서 가능하면 정권에 힘을 싣자는 의견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그런 차원의 문제로 끌고 가는 것도 어렵다고 본다. 그래서 현재 북한 내부의 붕괴, 도발 등을 상투적으로 언급하면서 내부의 단합을 꾀하고 있지만, 하지만 어떤 정권도, 노무현 정권조차도 승부수를 던질 때마다 통하는 것 같았지만 임기 4년차부터는 통하지 않고 급격하게 무너져갔다. 지금은 퇴각을 위해 안정적으로 관리를 해야지, 이런 식으로 승부를 걸 때가 아니다. 이 상태에서 이원집정부제 개헌이 누가 연말까지 된다고 보겠나.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대선 후보로 만들기 위해서 친박핵심들이 생각했던 이원집정부제부터 지금 무너지고 있다. 우 수석 문제가 정권재창출까지 연계되고 현 정권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것이라 의식해서 의도적으로 이러는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나섰다. 시간을 끌수록 더욱 불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만흠 : 박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이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학습이 돼서 문제가 있다고 봐왔는데, 이제 보니 그것만이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시대적인 인식조차도 아버지와 똑같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안보관련, 대북문제 관련 인식은 60년대나 유신체제 시절과 정말 똑같다. 우리의 현실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일반인들보다 더 정보가 많아서 그렇게 인식한다기 보다는 시대 인식이 그 때를 그대로 놓고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각주구검’(刻舟求劍)이다. 

이명식 : 지난 8·15 경축사 때 박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발언이 나올지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물론 경축사 자체가 팩트가 틀리는 등의 문제도 있었지만, 그것은 부차적 문제라고 하더라도 전반적인 내용이 너무 변한 게 없고, 정말 한결같다는 생각을 했다. 좋게 말하자면 ‘초지일관’(初志一貫)이고, 나쁘게 말하면 세상의 변화와 민심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것 같다는 걱정을 많이 했다. 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북한 주민과 엘리트층에게 북한 정권에게 등을 돌리라는 식의 통일전선적인 내용을 직접 언급했다. 대통령이 나서서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북한을 너무 자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 태영호 공사 망명 등을 알고 그런 것이 아닌지 짐작이 된다. 한국과 미국의 합동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도 어제부터 시작됐다. 또 다른 군사적 긴장과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능구 : 청와대만 고립된 갈라파고스 섬처럼 자신들만이 특유의 박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서 국정과 민심을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새누리당의 경우에도 정진석 원내대표가 우 수석이 사퇴를 하는 것이 새누리당의 대부분 의원들의 의견이고 상식적인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정 원내대표도 친박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원내대표가 됐다. 범친박으로 분류가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도 그 정도의 얘기를 할 정도라면, 우 수석 문제와 관련 박 대통령의 대처가 너무나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도 이런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하는데, 정무수석은 이와 관련 기자들에게 그런 문자를 받았을 따름이지, 상의를 했다거나 만난 건 아니라며, 본인은 책임이나 연관이 없다고 얘기했다. 그런 모습을 봤을 때는 코미디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우 수석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여론은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하다가 치명적인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 아니다. 우 수석의 자식 병역문제, 처가 문제 등이 얽힌 개인사 문제이다. 국정운영을 위해서라도 지금 이 단계에서 정리하지 않으면 이후 특검으로 넘어가게 될 경우 현 정부의 여러 인사들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식물정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와 집권여당을 봤을 때 연결고리에 있는 사람이 이정현 대표이다. 이 대표가 취임 후 기득권 정치를 망치로 깨겠다고 발언한 적도 있지만 본인의 한계가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우 수석 문제를 계속 정리하지 않는다면, 여당에서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대통령에 반하는 세력이 오히려 활발하게 활성화될 수 있는 사안이 되고, 결국 그 세력들이 정권재창출을 담보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유창선 : 이 와중에 남북관계가 대단히 불안해지는 것이 우려가 된다. 박 대통령 임기 마지막까지 이 상태로 가면 남북관계가 상당히 긴장되는 상황으로 갈 우려가 있다. 박근혜정부가 위기에 봉착한 상태에서 다른 해법을 찾지도 못하고 찾을 의사도 없는 상태에서 결국 북한문제를 가지고 돌파를 하겠다고 가닥을 잡은 것으로 뚜렷이 읽혀진다. 그래서 최근 북한을 놓고 대단히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발언을 대통령이 나서서 쏟아내고 있다. 태영호 공사의 망명 문제도 사실 대통령이 섣부르게 북한 붕괴랑 연결시킬 문제가 아닌데, 망명의 배경도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사유로 판단된다. 북한 정권의 붕괴로 해석이 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인 것 같다. 남북관계에 대해 누구보다 신중하게 발언해야 할 대통령이 공사 한 명의 탈북을 두고 북한 정권의 붕괴로 연결시키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고, 심지어 막연한 상상, 추론으로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어떤 움직임이 있어서가 아닌 것이다. 이런 방식은 1970년대 ‘북한 위협론 카드’이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즐겨 사용하던 방식이다. 통일부도 나서서 북한의 테러움직임이 있다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 하고 있지만, 기자들이 북한의 어떤 움직임이 있는 것이냐고 질문하면 아무런 대답도 못한다. ‘북한 위협론 카드’를 들고 정권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모습인데, 지금은 그런 방식이 통할 시대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실제로 남북관계가 어떻게 될지가 더 우려된다. 야당이 견제를 해야 한다고 보인다. 지나친 안보위기론에 대해서는 DJ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김만흠 : 박 대통령의 그런 발언들은 직접 북한주민들에게 전달된다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전달이 안 된다면 설사 전쟁 중이라고 할지라도 대외적인 전략에서는 도움이 안 되는 발언이다. 다만 안보를 강조하는 국내용으로 보인다. 만약에 박 대통령이 그런 방향으로 정리를 하고 싶다면 우 수석 문제를 먼저 정리를 하고나서 본인을 중심으로 다 뭉치자고 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그런데 모든 일을 본인의 고집대로 다 하고 싶은 것이다. 

황장수 : 가장 중요한 안보라는 것은 국민들이 정신적으로 하나가 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려면 부패척결, 기득권 비리 청산, 공정한 사회 만들기 등으로 이 체제가 지킬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이다. 지금 청와대 내부의 우 수석 문제는 비리와 관련된 의혹인데, 그런 부분들을 그대로 놔둔 상태에서 다른 목소리는 내지 말라고 하면서 단합하자, 분열과 선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다. 박 대통령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대통령이나 정권을 지지하는 세력이 줄어드니까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레파토리’도 자꾸 이런 식으로 이용하고 상응하는 실천이 없다면 효과가 없을 것이다. 우 수석의 비리 의혹 내용만 봐도 공부를 해서 출세를 하고 부자집으로 장가를 가서 쌓은 재력을 권력을 이용해서 지키고, 상속세를 취득세로 대체하는 등 세금체제를 붕괴시키고, 가족이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이다. 위법을 논하기 전에 이미 현 정권의 부패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의혹이 제기된 것만으로도 그만둬야 한다. ‘넥센’의 김정주 회장도 강남의 우 수석 처가의 땅을 100억 원 가량 더 비싸게 구입했다는 것만으로도 간접뇌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문제다. 이런 문제를 저런 잣대를 가지고 얘기한다면, 이 문제는 절대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보인다. 

이명식 : 새누리당 이정현 체제가 출범이 된 뒤 우 수석 사태 때문에 곤혹스러운 상황에 몰린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이 대표는 ‘대통령 지키기’에 집중하는 모양새인데, 과연 이렇게 해서 새로운 지도부로서 국민들의 지지를 모으거나, 당내 화합 및 새로운 혁신이 가능할지 우려스럽다. 또 오늘 유승민 의원이 우 수석 사태를 지적하는 강한 발언을 했는데, 그런 목소리가 당 내에서 더 강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유창선 : 새누리당이 근본적인 문제에 봉착하는 건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던 것 같다. 이정현 체제의 한계가 우 수석 문제 때문에 더 빨리, 생생하게 드러나게 됐다. 우 수석의 문제는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인데, 이정현 대표가 우 수석 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을 할 수 없는 형편과 무기력증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의 마음에 거슬리는 어떤 얘기도 앞으로 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우병우 문제든, 다른 문제든 박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는 입장을 취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 대표가 취임 후 내내 청와대와의 협력만을 강조하고 있는데, 박 대통령 집권초기라면 통할 수도 있는 얘기지만, 이미 집권말기로 들어서면서 민심을 잃은 대통령과의 협력만 강조하는 당 대표가 과연 온전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시간이 지나면 비박계를 포함한 당내 그룹에서 이 대표를 향한 강한 반발이 확산될 게 뻔하다. 아울러 현재 새누리 지도부는 친박에 의해서 장악된 상태이기 때문에 더 큰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정국이 다가오면서 시점이 문제이지, 이대로 대선을 치를 수는 없을 것이다.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하든지, 조정을 하든지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정현 체제와 함께 가는 건 대선필패라고 생각하는 쪽이 진로를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다. 

황장수 : 여권 내부의 분열은 합리적인 힘의 역학관계의 변화에 따라 서로 조정되는 방식을 밟아갈 갈 가능성은 없다고 보인다. 지난번 총선을 보면 살생부, 녹취록, 옥새 파동 등이 벌어졌다. 심지어 세 군데는 공천을 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총선 후에도 각 계파가 반성하기는커녕 제2의 녹취록 사태가 터졌다. 현재는 전대를 앞두고 우병우 의혹까지 등장했다. 결국 친박과 비박이라는 사람들이 대선에 이겨도 좋지만, 이길 수 없다면 차라리 당권이라도 차지하자고 갈 가능성도 크다. 대선주자들과 룰을 만드는 개헌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쥐고 가는 이런 부분에서 절대로 서로 간의 양보나 조정을 평화적으로 하지는 못할 것이다. 앞으로 여권의 향배는 또 다른 폭로나, 선동 등 정치공작으로 급속하게 부딪혀갈 가능성이 크다. 그것이 현재 새누리당의 시스템이다. 한 번이라도 그런 문제가 터졌을 때 문제와 관련된 양자를 모두 밝혀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게 한 적이 없다. 이러한 방식이 오히려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공천 때도 녹취가 등장하니 타협하는 쪽으로 먹혀들었다.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할 텐데 그런 부분이 없다. 결국 새누리당 권력 내부의 내막에 대해서는 친박과 비박이 모두 잘 알고 있다. 다만 언제 어떻게 터트려서 극대화할 것인지가 남았을 뿐이다. 친박은 이번 전대에서도 압도적으로 이겼지만, 국정운영을 논의하고 거기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을 갖는 인원들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정우택 의원조차 우 수석은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런 점을 보면 친박의 핵심은 점점 소수화, 고립화 되어갈 것이다. 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이정현 대표의 한계라고 본다. 

김능구 : 이정현 대표가 국민들에게 줬던 긍정적인 신선함이 이번 과정을 거치면서 리더십에 상처가 났고,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새누리당은 최경환 전 부총리나 윤상현 의원, 이정현 대표 세 사람 모두 검찰에 고발당해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 상식적으로 볼 때 분명히 문제가 있는 점이 있기 때문에 검찰이 독립적인, 공정한 판단을 한다면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 현 정부의 핵심세력인, 말하자면 ‘진박’의 붕괴가 불을 보듯이 훤하다. 이번 20대 총선에서도 드러났지만, 국민들의 민심은 굉장히 무섭다. ‘진박’이 아닌 많은 사람들은 이후 새누리당의 행보, 변화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 보수세력의 재편은 당연하다.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고 보인다. 조선일보만 ‘부패기득권’세력이 된 게 아니다. 중앙일보, 문화일보, 동아일보 등 같은 보수 언론들도 우 수석 문제에서는 예외가 될 수 없고 조선일보와 동일한 기조로 가고 있다. 보수세력의 정권재창출과 내일을 위해서 진박과는 분리될 수밖에 없다고 보인다. 우 수석의 문제가 결국 특검으로 가게 돼서 무참하게 정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면 보수세력의 분리는 앞당겨 질 수도 있다. 

김만흠 : 친박은 이미 해소, 소멸되고 있다고 보인다. 이전의 박 대통령이 한창 에너지가 열정적이라고 할 때도 사실은 부각되는 몇 사람 정도만 친박이었고, 나머지는 함께 묻어가는 분위기였다. 최근에도 이장우 의원 등 일부 의원들만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대통령의 권력에 의존했던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변화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이명식 : 지금 상황에서 제일 답답한 것 중 하나가 ‘추경’처리 문제이다. 여당과 청와대가 조선 등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그로 인해 경제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추경을 제기를 했는데,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수석,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등의 소위 ‘서별관회의’ 청문회 증인출석 문제가 걸려서 진전이 없고 시간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황장수 : 추경을 안 한다고 나라경제가 죽고, 추경을 한다고 나라경제가 사는 것은 아니다. ‘초이노믹스’로 48조원을 투입하고, 부동산 경기를 띄웠다고 경제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추경을 편성하면 또 이해관계 집단에 돈을 던져줄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여러 가지 구조조정 이전에 드러난 의혹들을 반드시 규명하고 가야 한다. 앞서 우 수석 뒤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 우 수석을 못 물러나게 하고 있다는 얘기와 연관되는 부분이다. 그 사람들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깊숙하게 권력에 개입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수가 이 정권의 권력에 강하게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 문제를 둘러싸고는 청와대가 바뀔 가능성은 없고, 당이 그 데미지를 다 입으면서 친박이나 이정현 대표가 곤혹스러운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절대로 이 부분에 대해 타협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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