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비리 의혹에 휩싸인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때 아닌 언론홍보대행사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뉴스커뮤니케이션의 박수환 대표가 자리 잡고 있다.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재임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3년간 뉴스커뮤니케이션에 홍보대행료로 20억 원을 지급했다. 꽤나 큰 금액이지만 업계와 언론계에서는 뉴스커뮤니케이션의 홍보 업무가 받은 돈에 비하며 부족했다고 보고 있다. 홍보 업무가 정량화할 수 없어 수치로 나타낼 수는 없지만 보도자료를 준비하고 이를 담당 기자에게 배포하고 이 보도자료가 기사로 많이 보도가 되면 홍보대행사의 업무는 끝이 난다. 따라서 많은 언론이 보도자료를 기사화해주면 그 언론홍보대행사는 유능한 기업으로 인정받는다. 물론 기자의 질문에 답을 해주거나 기자회견,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도 홍보대행사의 업무라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업무는 언론에 기사가 나오는 순간 마무리된다.

뉴스커뮤니케이션은 그동안 국내기업을 비롯해 다수의 외국계기업의 언론홍보대행을 맡아왔다. 대표적인 것이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론스타이며 지난해 삼성물산과 지분 다툼을 벌였던 사모펀드인 엘리엇의 입장도 대변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언론 창구를 맡아왔다.

특히 조현문 전 효성 중공업PG 사장의 언론홍보대행을 맡아 부자(父子) 간 갈등을 언론에 지속적으로 흘리는 일을 진행하며 도의적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금의 문제는 뉴스커뮤니케이션이 대우조선해양의 홍보업무를 제대로 못했다는 것에 있지 않고 남상태 전 사장의 연임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있다. 일개 언론홍보대행사가 대기업 사장 자리를 놓고 로비를 벌였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몇 년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이란 이름을 알게 돼 취재를 해봤을 당시, 상당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국내에 진출하는 유명한 글로벌 기업들 중 상당수를 뉴스커뮤니케이션이 언론홍보 대행을 맡고 있었지만 정확한 실체는 알기 쉽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은 상당히 큰 금액에 언론홍보대행을 맡고 있다는 것과 박수환 대표가 발이 상당히 넓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조금 과장된 것이라고만 생각했었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각종 의혹들을 종합해 보면 그 당시 취재 과정에서 들었던 얘기가 과장이 아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오히려 박수환 대표가 넓은 인맥을 활용해 각종 송사와 이권에 개입하면서 로비스트로 활동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외국에서는 언론홍보대행사가 로비스트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많은 기업들을 상대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관계가 형성되고 그 관계 안에서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 필요한 사람을 추천하기도 한다. 심지어 기업의 애로사항을 자신들이 알고 있는 정부 관계자들을 통해 해결하기도 한다. 어디까지나 외국 이야기다.

현재 국내에는 크고 작은 언론홍보대행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 중에는 대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홍보 조직이 없는 중소기업과 계약을 맺고 홍보 업무를 맡아 하는 곳도 있다.

이들은 갑도 을도 아닌 병의 입장에서 기업들의 눈치를 보며 홍보대행업무를 따내기 위해 고단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뉴스커뮤니케이션의 ‘의혹’으로 인해 언론홍보대행사들은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만약 현재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국내 언론홍보대생사들은 졸지에 ‘로비스트업체’로 전락하게 될지도 모른다. 오늘도 내 메일주소로 보도자료를 보내는 언론홍보대행사 담당자들의 이름을 보니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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