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통화 내용을 어떤 SNS에서, 어떻게 입수했을까

느닷없이 등장한 MBC의 이석수 특별감찰관 관련 보도가 심상치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MBC는 16일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특정 언론사 기자에게 감찰 진행 상황을 누설해온 정황을 담은 SNS가 입수됐다"고 보도했다. 기사의 출처에 관한 논란이 대두되자 MBC는 17일에는  "모 언론사 기자가 특별감찰관과의 전화 통화 내용이라며 회사에 보고한 것이 SNS를 통해 외부로 유출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이석수 감찰관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에 있고, 조만간 감찰 기한이 끝나면 그 결과를 발표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그 시점을 앞두고 MBC가 갑자기 이 감찰관의 감찰 내용 누설을 보도하고 나선 것이다. 내용이야 그리 대단한 것을 담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되기에, 오히려 관심은 MBC가 어떤 경위를 통해 그 통화 내용을 입수했느냐로 향하게 된다. 이 감찰관도 SNS를 통해 언론을 접촉했다는 것은 부인했지만, 그런 내용의 통화를 한 기억이 있음은 인정한 상태이다.

상식적으로 취재를 위해 그런 전화 통화를 한 기자가 그 내용을 외부에 알렸을 이유는 없었을 것이고, MBC의 설명대로라면 기자가 회사에 정보보고를 올린 것이 SNS로 올라왔고 그것을 MBC가 입수해 보도했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그 SNS가 어떤 것이고, 어떤 방법으로 거기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를 MBC는 밝히지 않고 있어 의문은 증폭된다. 일단 MBC가 말하는 SNS는 공개되어 있는 개방형 SNS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그랬다면 MBC의 보도 이전에 화제거리가 되었을테니 그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제한된 가입자만 들어가서 볼 수 있는 폐쇄형 SNS라는 얘기가 될텐데, 그 내용을 어떻게 MBC가 입수했는지가 관심사이다. 문제의 정보보고서가 내부 인트라넷 같은 곳에 올라온 것을 그 언론사의 누군가가 MBC에 유출시켰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상식적으로 그리 확률이 높은 경우는 아닐 것이다. 혹시 권력기관에 있는 사람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취득한 내용이 전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야당들은 이석수 감찰관에 대한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동안 우병우 수석 관련 의혹을 집중 보도해왔던 <조선일보>도 18일, “누군가가 해킹 등 방법으로 이 SNS 내용을 입수한 것이라면 SNS를 통해 숱한 대화를 주고받는 대다수 국민을 엄청난 불안으로 밀어넣는 게 된다”며 불법적인 입수 가능성을 의심했다. 통화 내용이 올라온 SNS가 무엇이고, 그 내용을 어떻게 입수했는지를 MBC가 명확히 설명하지 않는다면, 이 감찰관에 대한 사찰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을 감찰하고 있는데, 그 특별감찰관을 다시 누군가가 들여다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마침 우 수석과 관련된 또 하나의 기사에 눈길이 간다. 경찰이 언론사 기자의 부탁을 받고 우수석과 관련한 차량에 대해 무단으로 차적 조회를 해준 경찰관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내용이다. 아마도 우 수석 아파트에 등록된 차량들이 누구의 소유인가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인 것 같은데, 이 와중에 그런 수사를 하고 있는 것도 단순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지금의 광경은 논란의 중심 인물이었던 우 수석은 대통령의 신임을 받으며 건재하고, 그를 감찰하거나 불리하게 만들었던 사람들은 공격당하고 수사받는 상황이 되고 있다. 정권의 실세로 불리우는 우 수석의 의사와 상관이 있든 없든, 지켜보는 국민에게는 뭔가 상황이 전도된 장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 수석이 여전히 힘을 사용하며 자신을 지키려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낳게 된다. 그런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도 우 수석은 사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는 특검 수사를 해야 한다. 우병우 수석 한 사람 때문에 나라가 온통 말이 아니기에 하는 말이다. <동아일보>가 보도한 이석수 감찰관의 발언록에는 이런 말이 있다. “우 수석이 아직 힘이 있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째려보면, 까라면 까니까. 그런데 뭘 믿고 (우 수석이) 버티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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