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서예온 기자] “중국 관광객들도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알고 있어요. 하지만 쇼핑과 연관지어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는 3주 전 사드 배치 여파를 묻는 말에 답변한 면세점 관계자의 말이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제재가 없는 만큼 매출 감소를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발은 최근 국내 산업 분야 곳곳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광업계 일각에선 중국 현지 여행사들이 한국 여행상품 거래를 줄여 중국 단체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감소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면세점이다. 국내 면세점 매출의 50% 이상이 중국 관광객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면세점들은 매년 유커 중심의 마케팅을 펼쳐온 것은 물론 정부는 최근 신규 면세점 4곳을 추가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로 한국과 중국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정부의 면세점 활성화 정책은 성과를 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이 주요 유통채널 중 하나인 화장품도 사드 배치로 매출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불안감은 화장품 기업들의 주가에도 반영됐다. 최근 한 달 동안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가가 각각 22%, 17% 하락한 데 이어 코스맥스도 22% 이상 주가가 폭락했다. 

여기에 중국 언론까지 화장품·면세점 업계의 원동력인 한류스타를 비방하는 보도를 쏟아내면서 뷰티 업계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중국 관영 매체는 배우 박보검이 출연한 스포츠 브랜드 광고 장면과 관련, 박보검이 중국을 모욕했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면세점과 화장품 업체들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고난을 겪었다.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도 덩달아 감소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도 메르스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유커 중심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면세점과 화장품 업계가 하루 빨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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