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인민회의 이후 김정은 체제(2): 선당의 복원과 당정군의 일체화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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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인민회의 이후 김정은 체제(2): 선당의 복원과 당정군의 일체화

                                                                                    김근식(경남대 교수, 정치학) 

     7차 당대회를 통해 완성된 김정은 시대의 당정군 관계는 ‘선군에서 선당’이라는 개념으로 압축 정리할 수 있다. 아버지 김정일 시대가 절대절명의 위기상황을 돌파하고자 하는 선군정치의 비상통치였다면 이제 김정은 시대는 강성국가 진입을 선포하고 핵강국과 동방의 핵대국을 자랑하며 경제핵 병진노선으로 경제강국을 추구하는 당우위의 정상적 통치시대임을 선포한 것이다.

      선군의 해소는 이미 김정은 집권 이후 군부의 힘을 빼고 군에 대한 당적 지도를 강화하면서 꾸준히 진행해왔다. 최룡해, 황병서로 이어지는 당 인사의 군총정치국 장악은 군부에 대한 당의 정치적 통제와 지도를 의미한다. 리영호 해임과 현영철 숙청과 잇따른 군인사 교체는 선군시대에 비대해진 군부를 약화시키고 김정은의 군통제를 강화시키는 군기잡기였다. 김정일 시대 유명무실했던 당중앙군사위원회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당의 군통제 역시 구조화시켰다.

      7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박봉주, 최룡해가 신규진입한 것도 당정의 발언권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되고,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당중앙군사위에 사상 처음으로 내각총리 박봉주가 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각종 무력과 물리력을 책임진 수장들로 구성된 중앙군사위에 군종 및 병종 사령관이 빠지는 대신 경제사업을 책임진 박봉주 총리가 진입한 것은 인민경제에 군사적 영향력이 과도하게 작용하는 이른바 ‘경제의 군사화’를 방지하려는 정치적 의도로 보인다.

      선군의 해소와 선당의 복원은 후속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일시대의 상징이었던 국방위원회가 해체됨으로써 완성되었다. 김정일이 국방위원장으로 선군을 내세워 비상통치를 했다면 이제 김정은은 국무위원장으로 사회주의 당국가 시스템을 통해 당우위의 당정군 관계로 정상화시킨 것이다. 군부인사들로 구성된 국방위원회 대신 경제, 외교, 대남 분야 책임자들을 포함해 명실상부한 국정전반의 지도기관으로 국무위원회를 신설대체한 것은 그야말로 선군의 비상통치라는 김정일의 그림자를 지우고 선당의 정상통치라는 김정은의 시대를 제도적으로 완성했음을 의미한다.

      선군 대신 선당을 내세운 김정은은 당우위의 일사불란한 정책결정과 집행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보다 일체화된 당정군 시스템을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대회에서 결정된 정치국과 정무국과 당중앙군사위의 인적 구성을 보면 당정군 일체화의 경향을 엿볼 수 있다. 비서국에서 개명된 정무국 9인의 부위원장 면면은 정치국 상무위원을 맡고 있는 최룡해 외에 8명의 부위원장 모두가 정치국 정위원 서열 8명으로 인물과 순서까지 동일하다. 정치국의 의사결정기능과 정무국의 정책집행기능이 사실상 오버래핑된 셈이다. 아울러 당중앙군사위원도 김경옥 부부장과 서홍찬 인민무력부 부부장을 제외하고 모두 정치국 (후보)위원을 겸직하고 있다. 정치국과 정무국과 중앙군사위가 인적구성에서 거의 일체화되는 모습이다.

      국가기관에서도 국방위원회를 대체한 국무위원회의 면면은 당 정치국과 정무국의 각 영역 책임자들이 다시 모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최룡해, 황병서, 박봉주 정치국 상무위원을 부위원장으로 하고 정무국과 정치국을 겸직하고 있는 당, 정, 군의 주요 핵심인사들이 국무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당정군의 일체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선군을 약화시키고 당우위의 일체화를 겨냥한 김정은 시대의 당정군 관계에서 수령의 자리매김 역시 김정일 시대와는 구분된다. 김정일은 당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키고 군 최고사령관과 국방위원장으로 비상통치를 하면서 당과 분리되어 있는 즉 당 바깥에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수령이었다. 그래서 김정일은 당의 최고수위로서 당시스템을 통해 수령의 제도적 지배를 하는 대신에 당 밖의 독자적 지위로서 수령의 인적 지배를 강화했다. 수령 개인이 직접 당과 국가기관과 군대에 대한 직할통치 지배를 수행한 것이다.

      이와 비교한다면 김정은은 아버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당을 강조하고 당이라는 공식 제도와 시스템을 통해 당의 수령으로서 당의 하부조직과 이를 통해 군대와 국가기관에 대한 당정군 지배구조를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일의 수령 직할통치에서 김정은은 당우위의 당정군관계와 당정군의 인적 일체화를 통해 수령의 지배를 관철하고 있는 것이다.  

    김근식 기자 kimo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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