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효길 기자] 국내 벤처 1세대로서 거대 게임사 넥슨을 일으킨 김정주 NXC 회장이 진경준 검사장의 스폰서 역할을 하면서 각종 특혜를 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는 공정해야 할 게임에 돈을 쓰면 이긴다는 ‘페이 투 윈(Pay to win)’ 시스템으로 장사해온 넥슨 창업주가 세상은 능력보다 돈이 있어야 한다는 지론을 몸소 실천한 셈이다.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공정한 환경’ 속 경쟁에서 느낄 수 있는 성취욕이라고 할 수 있다. 너와 내가 같은 환경에서 노력하면 성장하고 그 과실을 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넥슨 등 현재 국내 다수의 게임사들은 이 공정한 환경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른바 페이 투 윈 시스템, 즉 돈을 내면 이기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는 유리한 환경을 만들도록 하는 아이템 등을 구입해서 사용하면 사용하지 않은 상대보다 쉽게 게임을 해서 더 빨리 성장의 과실을 딸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러한 게임 구조는 게임 내 심각한 불평등을 초래한다. 과금 유저(돈 쓰는 사용자)와 무과금 유저(돈 쓰지 않는 사용자) 간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경쟁적인 게임에서 상대방보다 더 성장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아이템을 구입하도록 게임사들이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따금 발표되는 통계에서 부모의 재력이 자녀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말이 속설이 아님을 입증해주고 있다.

이에 김정주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갔다. 단순 금수저를 넘어 검사 스폰을 통해 각종 특혜를 받아온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과거 바다이야기에 투자한 김 회장에게 진 검사장이 검찰 조사가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미리 줘 투자를 철회하게 한 정황 등이 그것이다.

물론 김 회장이 진 검사장에게 주식대박을 안겨주고 얻은 것은 이뿐만이 아닐 것이다. 공정하게 게임하지 않고 심판을 매수해 나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리게 만든다면 상대방은 어떠한 기분이 들까. 상대방은 게임을 불공평하다고 느끼고 좌절하거나 분노하게 될 것이다.

김 회장의 이같은 행위, 즉 공정경쟁보다 부패를 택한 행위로 같은 업계 종사자들의 자긍심을 무너뜨렸다고 할 수 있다. 오죽하면 넥슨 직원이 사원증이 부끄럽다고 할까.

어쩌면 아이들에게 ‘노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씨알이 안 먹히는 이유가 게임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됐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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