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제 정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마을총회는 공동체 회복과 마을 민주주의 훈련장”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7월 25일 이동진 도봉구청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동진 구청장은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민선 6기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 이행 및 정보공개 종합평가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 매우 의미 있고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든 사업에 대해 주민들에게 추진경과를 상세하게 공개한 것이 나름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도봉구는 창동 아레나 공연장이 조성되면 뮤직시티로 나아갈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라 의미를 부여하면서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동진 구청장은 외형적인 변화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의 의제를 정하고 투표로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마을총회 과정을 거치면서 공동체 정신과 마을 민주주의 훈련을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사업이었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을학교를 통해 삭막한 도시에서 서로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현상을 극복하고 누군가를 돌보고 또 보살핌을 받는 공동체로 가는 것이 중여하독 강조했다.   

-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에서 민선6기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 이행 및 정보공개 종합평가에서 도봉구가 최우수 등급으로 평가를 받았다. 매우 의미 있는 평가이다. 축하드린다. 공약 이행도 중요하지만 정보 공개 및 주민과의 소통도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으셨다. 

잘해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기분은 좋다. 공약 이행이라는 건 주민들과의 약속이잖나, 당선이 되면 어떤 일을 하겠다고 주민들과 약속하는 것이다. 재선을 목표로 지난번에 출마 하면서 이행 가능한 범위 안에서 공약을 제시했었다. 그런 측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표를 얻기 위해 헛된 공약을 내세우고자 하는 유혹이 많지만 이것은 경계돼야 할 부분이다. ‘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그런 역할을 해주는 것에 대해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 주민과의 소통이나 정보공개도 성실하게 잘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꼭 공약뿐만 아니라 도봉구에서 주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 있다. 이런 사업들은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이 많은 부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진행됐고, 예산은 어떻게 확보했으며, 앞으로의 추진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한 추진경과를 각 사업마다 내용을 전부 공개하고 있다. 정보공개의 경우 다른 지자체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지만 우리는 매우 신경 쓰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 민선 5기에는 내면의 ‘착한 변화’를 통해 주민들 삶을 바꾸겠다고 했는데 민선 6기에 들어서는 상당히 눈에 띠는 변화가 진행 중인 것 같다. 이런 변화의 방향과 내용에 대해 말씀해 달라. 

‘착한 변화’라는 용어를 썼던 것은 단체장에게 주민들이 바라는 요구가 있는데, 그 중 지역의 변화, 특히 도봉구는 많이 낙후되어 있다는 불만들, 그리고 지역의 발전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기 때문이었다. 저는 발전의 의미에 대해서 건물을 많이 짓고 무언가를 뜯어 고치는 것만으로 한정하지는 않는다. 그런 측면에 도봉구의 발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봐야 하겠지만, 그와 동시에 주민과 함께 하는 것,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 또는 이를 위해 주민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 등 지방자치단체가 기본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가 있다. 경쟁위주인 우리 사회를 어떻게 협력과 연대의 분위기로 만들어갈 것인지 등은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다양한 노력을 해왔고 여러 가지 좋은 형태와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눈에 보이는 변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 ‘착한 변화’라고 명명했던 것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변화도 시도해야 할 것이다. 그 부분은 이제부터 설명하도록 하겠다. 

- 구청장께서는 주로 역사·문화·예술·생태 등에 대한 가치를 토대로 도봉구의 변화를 추구하시는 것 같다. 그 중 상당부분은 주민들이 공감해서 성과를 이루고, 스스로가 체감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말씀해 달라.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그냥 놓치기 쉬운 부분이 꽤 있다. 그러나 문화와 역사의 눈으로 보면 매우 가치있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작년에 만들어진 ‘김수영 문학관’이나 ‘간송 전형필 가옥’, ‘둘리 뮤지엄’ 등은 도봉구의 역사문화적인 자원이자 숨결이 묻어있는 요소들이다. 이런 요소들을 모두 공간화 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최근 저희들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 도봉구와 의정부시 경계에 있는 ‘대전차 방호시설’에 관한 것이다. 예전에 군인아파트라고 해서 방호시설 위에 3층 아파트가 있었다. 현재는 1층만 남아있는데, 이 부분은 방호시설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임의로 철거할 수도 없다. 안전등급이 2급을 받아 건축법상으로는 이미 철거대상이지만 군사시설이라 사용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철거가 되지 않고 있다. 철거되지 않는데다가 흉물스럽기 때문에 발상을 전환했다. 대결과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와 창조’의 공간으로 변화를 시켜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도록 리모델링 하려한다. 현재는 서울시와 구체적인 실시계획을 논의 중에 있다. 

- 지금 말씀하신 ‘대전차 방호시설’ 문제는 지난 인터뷰에서는 언급이 없었던 부분이다. 언제부터 구상을 하셨는지, 구체적인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곳에 살고 있었지만 눈으로 본 것은 2012년이 처음이었다. 구체적으로 접하게 된 뒤 구상을 하게 됐다. 하지만 상당한 예산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서울시와 의논하고 박원순 시장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몇 년이 경과한 것이다. 예산을 수반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기 때문에 그 동안의 과정이 필요했다. 특이한 부분은 독일 대사관으로부터 ‘베를린 장벽’의 일부분을 무상으로 기증 받아서 설치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단순한 공간의 변화가 아닌 평화공원으로써, 평화를 추구하는 가치를 담은 공간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평화와 관련된 설치물들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공간재생의 사례는 외국에도 다양한 사례가 있다. 프랑스의 경우는 ‘오르세 미술관’이 있는데 철도역을 미술관으로 바꾼 것이다. 최근 중국 북경에 갔을 때 ‘798 예술구’라는 곳이 있었다. 상당한 규모의 군수산업공단이었던 곳인데 그동안 방치했다가 문화예술지구로 만든 사례다.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도 버려졌던 과거의 화물전용 고가철도를 철거하지 않고 변화를 시킨 경우다. 

- 제주도에 가면 과거 ‘일제’가 태평양 전쟁 말기 미군의 공습을 대비하기 위해 방공호를 판 흔적들이 여러 곳에 방치되어 있다. 그 흔적들도 아픈 역사의 상흔들이다. 구청장께서 말씀하신 사례들을 듣다보니 그런 부분들도 역사적인 가치를 지키면서 새롭게 변화시켜 활용하고 보존할 수 없는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지방자치는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공감을 주민들이 갖고 있을 때 주민자치라고 할 수 있다. 단순 행정구역의 경계로만 나뉜다면 그것은 지방자치라고 할 수 없다. 지역의 문화와 역사, 숨결을 해당 장소에 불러 넣어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도봉구는 ‘배드타운’인데 이곳에 거주하는 분들은 지역 내에서 일과 생활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들이 들어서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하셨다. 이런 바람을 해결하기 위해 아레나 공연장, 창업단지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결과가 궁금하다. 

큰 틀에서는 창동·상계 신경제 중심지 사업을 서울시와 진행해왔다. 도봉구의 창동 지역과 노원구의 상계지역에 서울시에서 얼마 남지 않은 대규모 가용부지가 있다. 저희가 끊임없이 서울시와 논의를 해왔고, 올해 초에 국토부에서 도시재생 특별지구로 지정이 되었다. 작년부터 추진해왔지만 얼마 전에 발표된 것이다. 창동과 상계지역이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특별지구로 선정됐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법률·행정·재정적 지원이 가능한 지역이 된 것이다. 의미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창동·상계 지역이지만 상대적으로 상계지역은 이전을 해야 하는 과제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기간이 뒤로 밀려있다. 창동이 선도지역으로 선 개발이 가능한 지역이다.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아레나 공연장’이다. 그 주변에 추가되는 건 국내 최대 규모의 ‘로봇 과학관’, ‘사진 미술관’과 ‘50+캠퍼스’라는 곳이다. ‘50+캠퍼스’는 은퇴 직전에 있는 분들의 제2의 인생, 이모작 인생을 준비하기 위한 배움터가 될 것이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최종 확정은 하지 않았지만 ‘대중음악 박물관’과 ‘버클리 음대’와 같은 캠퍼스가 없는 건물형 대학을 추진해보겠다는 발표도 있었다. ‘아레나 공연장’을 중심으로 뮤직시티로서의 도봉구로 가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계획들이 진행되고 있다. ‘아레나 공연장’은 민간에서 최초 제안해서 서울시의 투자적격성 검사를 통과하고, 기획재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피맥(PIMAC·)검토를 거치게 되는데, 그 과정이 막바지에 있다. 아마 8월 중에는 적격성 검토가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뒤에는 서울시 의회의 동의 절차나 도시계획 변경 등 행정적 절차가 남는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 연말쯤에 착공하게 될 것이다. 말씀하셨던 ‘창업단지’의 경우는 ‘아레나 공연장’ 부지 주변에 있는 대형 환승주차장 부지를 SH공사가 문화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단지조성을 위한 용역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 모든 계획들은 앞서 말씀하신 ‘착한 변화’와 더불어 도시 활력을 증진하는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저희는 도시 활력을 증진하는 사업의 중심을 문화로 설정하고 지금까지 계획을 진행해 왔다. 

-창동 아레나 공연장 착공을 앞두고 플랫폼 창동 61을 지난 4월 29일 개장했는데 성과는 어떻게 나타났는지 또 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예전에는 이 지역에 전혀 있지 않았던 생소한 문화가 들어온 것이다. 홍대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문화공간이 새로 생긴 것이다. 매우 이색적인 특성이 있다. 컨테이너로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문화행위가 평소 해당 지역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부분이다. 이에 젊은이들이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공연을 보지 않더라도 연인이나 가족 등의 ‘포토존’으로써 활용되면서 일상생활의 변화가 시작됐다. 그러나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아레나 공연장의 마중물 사업으로써의 기능을 해오고 있다. 주민들로서는 매우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 공연계획 등은 어디서 주관하나? 

공간을 운영하는 것은 기획사에 위탁을 해서 진행 중이다. 공간 자체는 서울시 소유이고 서울시가 지정한 기획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서 진행한 것이다. 몇 개월간의 공연계획은 이미 다 짜여져 있다. 인디 음악가들이 와서 공연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지역 내에서 문화 방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그 공간이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공식적인 공연이 아니더라도 공간을 활용해서 예를 들면 ‘버스킹’ 형태로 참여를 하든지, 휴일을 활용한 자연스러운 공연 등의 방식으로 주민들이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결합 형태를 찾아가고 있다. 

- 도봉구가 혁신 교육지구로 지정이 되었다. 혁신교육지구들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들도 있겠지만 도봉구만 하는 사업도 있을 것이다. 구청장께서는 특히 경쟁보다는 공동체를 중시하고, 공부가 아니더라도 문화적 부분을 포함한 학과공부 이외의 요소도 중시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사업들을 하고 계시고 성과는 어떤가?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서울시에서 작년에 일곱 개 구 정도가 시작했다. 작년에는 시범사업을 도봉구는에서 시작했는데 준비부터 실행까지 모범적인 과정을 겪어왔다고 자부한다. 공통적으로 하는 것도 있고 특수 사업도 있다. 다른 많은 구에서 우리 구의 프로그램에 대해 벤치마킹을 오는 분야 중 하나가 마을학교 분야다. 지난번 선거에 출마하면서 마을학교 교사 500명을 양성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사실상 현재 500명 가까운 마을 교사가 활동 중이다. 하나는 학교 안에서 정규교사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협력교사가 있고, 마을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마을학교 교사가 있다. 협력교사의 경우 문화, 예술, 체육, 체험학습 등을 중심으로 선발했는데 학교 선생님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쳤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마을교사가 얼마나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처음에는 학교의 요구에 의해 70명이 수업에 참가했는데, 반응이 좋으니 몇 개월 사이에 70명이 더 보강됐다. 지금은 1년이 지났고 210명의 마을교사가 학교현장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사가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 국어를 예를 들자면 국어 영역에도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된다. 시의 영역, 소설의 영역, 연극의 영역 등 다양하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 영역에 대해 학생들을 지도하기 때문에 수업이 훨씬 더 생생해질 수 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성악, 국악, 악기 등으로 전문 분야가 다양하다. 이런 형태로 생생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훨씬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학교 밖에서 활동하는 마을교사의 경우 현재 82개의 마을학교가 운영 중인데, 다른 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저희들이 이 분야를 역점사업으로 진행했던 이유는 학생들이 ‘서열화’되는 수업이 아닌 누구나 참여 가능한 수업, 마을의 돌봄이 있는 수업을 만들어보고자 했던 것이다. 기존에는 아이들이 마을에서 익명의 존재로 지내게 된다.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남의 집 아이에 대해서는 돌보거나 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익명의 존재가 되면 멋대로 활동을 하게 되고 예의도 없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마을에서 자신을 케어하고 관심을 가지고 지도를 해준다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마을내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마을학교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 마을학교 교사들에게 일정한 지원이 이루어지는가. 

구청에서 일정한 지원을 한다. 물론 자원봉사 수준에 가깝지만 교재비나 재료비 등은 지원을 하고 있다. 

- 주민참여에 대해 상당히 강조해오셨다. 주민총회를 시도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주민들의 참여 정도와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작년부터 서울시와 함께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사업을 진행했다. 복지의 영역과 마을의 영역이 있다. 큰 틀에서는 복지는 그동안 행정에서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만 인식돼 왔다. 하지만 그것 뿐 아니라 마을 공동체 안에서의 복지를 바라보자는 관점이다. 아무도 관심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는 고독사라든지,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은둔형 외톨이’ 등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 공동체가 파괴되면서 나타나는 문제들이다. 금전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복원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시도를 해보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물론 복지 자체는 찾아가는 방문서비스 등으로 촘촘하게 자체적으로 계획되어 있지만, 그 외부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공동체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준비 중에 있다.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계획 중 주민들이 마을계획을 세우고 그 속에서 우리 마을에 필요한 의제가 무엇인지 스스로 선정하게 하고 그 선정된 의제를 가지고 마을주민들이 모여 투표를 해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왔다. 그것이 마을총회다. 이런 과정은 처음 해봤던 것이다. 자신이 참여한 가운데 서로 토론을 통해 만들어낸 주제가 행정의 지원을 받아서 실행되고 그 결과로 마을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분들로서는 매우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이 일회적인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주기적으로 계속되고 확대되어 시행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고 마을의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훈련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올해 세 개 동에서 마을총회를 거쳤는데 내년에는 더 많은 동으로 확대할 것이다. 마을 공동체 사업은 저희들이 중점으로 추진을 하고 있고 다른 지역에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자부한다.

- 인근 성북구와 마찬가지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를 추진하고 계시는 것으로 아는데?

올해 저희들이 자료를 유니세프에 제출해서 올해 내로 통과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이 사업도 여러 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아기공룡 둘리’에 착안해서 둘리 뮤지엄을 만드신데 이어 샐러리맨들에게 잘 알려진 만화 캐럭터인 ‘무대리’를 지역 홍보대사로 임명했다고 들었다. 이렇게 만화를 소재로 여러 사업을 펼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또 효과는 어떤지? 

‘아기공룡 둘리’의 작가인 김수정 선생이나 무대리가 주인공인 ‘용하다 용해’를 쓴 작가인 강주배 선생 두 분 다 작가들이 도봉구에 거주하고 계시면서 이 작품들을 쓴 공통점이 있다. 또 작품들의 배경이 아기공룡 둘리는 쌍문동이라고 작품 중에 명시가 되어 있고 무대리는 방학동이라고 작품의 장소적인 배경이 나온다. 더구나 두 만화의 캐릭터들이 아주 성공적인 이미지는 아니고 대단히 서민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기존의 도봉구가 가진 서민적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다. 무대리의 경우는 서울시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 구청장께서 지역의 역사와 인물을 소재로 하는 다양한 탐방 코스 등을 개발해 왔고 둘리기념관 등도 개장을 했는데 지역을 찾는 외부 사람들이 늘어났는지? 

그 부분은 기념비적인 규모나 접근 자체가 많은 관광 수요를 의식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도봉구를 알리는 데는 매우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또 도봉구민들로서는 반드시 의미를 부여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할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곳들이다. 그렇지만 김수영 기념관 같은 경우는 국문학을 전공하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은 당연히 꼭 한번 찾아야 할 곳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학생들도 꾸준히 답사를 오고 있는데 그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간송 전형필 고택 같은 곳도 규모는 작은 건축물이지만 꾸준히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 

- 이제 도봉구를 넘어선 문제들을 몇 가지 묻겠다. 경기도 불교부 기초자치단체들에 대해 예산 우선 배정권을 칠회해서 그렇게 조성된 예산을 나머지 지자체에 교부하겠다는 행자부 방침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자체 재정문제와 직결된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이신지? 

지방자치를 하는 사람들이 바보는 아니다. 그걸 나누면 얼마가 되는지 뻔히 알고 있다. 전혀 의미가 없는 수준이고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지방자치에 대한 중앙정부의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권한의 문제도 있지만 역시 기본적으로는 재정 문제이다. 최근까지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누리과정 재정문제이다. 물론 누리과정 예산은 중앙정부와 교육청의 문제이지만 대표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감당해야 할 부분을 지방정부에 떠넘기는 식으로는 더 이상 지방자치가 지속가능 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수준까지 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제도개선이 빨리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계속해서 임시방편으로 모면만 하려고 하는 중앙정부의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 최근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에 개헌이 된다면 권력형태의 변화만이 아니라 자치와 분권에 대한 문제의식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어떤 입장이신지?

개헌문제는 정치적인 사안이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 대목이다. 그렇지만 지금 논의되는 개헌문제는 87년 체제에서 좀 더 나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 87년의 정치상황으로 되돌아가서 본다면 그때 만들어진 헌법체계나 내용은 당시 정치상황에 비추어 비교적 잘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이후 시대적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보기 때문에 개헌의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권력구조 중심의 개헌논의는 국민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여의도 정치권만의 매우 좁은 틀 내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한다. 권력의 분점이나 분권을 말하더라도 대통령의 권한을 얼마나 나눌 것이냐는 시각만이 아니라 중앙정부의 과도한 권한을 지방정부에게 얼마만큼 나눌 것인가가 이런 문제들이 같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고 권력의 형태만 가지고 논의하는 것은 국민적 공감을 얻는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을 나누는 문제 뿐 아니라 민생과 관련된 문제들이 함께 검토가 되어야 국민적 공감대가 더 크질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 중앙정치와 지방정치에도 새로운 문제가 발생을 하고 있고 정당운영에서도 그런 점들이 나타나는 것 같다. 최근 구청장께서 소속한 정당의 경우도 지방자치단체장이 당 대표 경선에 출마를 검토하다가 포기를 한 경우도 있었다. 인천의 박우섭 남구청장 경우는 지난 번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도전도 하셨고 이번에는 인천시당 위원장에 도전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이런 움직임들이 활발해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자치단체장이 정당의 지도부로 역할을 하고자 하는 시도 자체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하냐는 문제는 있다고 본다. 그런데 왜 최근에 이런 시도나 움직임들이 활발하게 나타나는 것은 그 기저에 깔려 있는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중요하고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치가 지나치게 여의도 중심이고 여의도의 생각과 사고에만 묶여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들이 이런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민생, 주민들의 일상의 삶과 가장 밀착이 되어 있는 현장이다. 그런 점에서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중앙정치가 특히 저희가 몸담고 있는 당이 여의도에만 머물러 있지 말아달고 좀 돌아봐달라는 몸부림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지역에는 대표성을 가지고 중앙정치 무대인 여의도로 나아가는 국회의원이 있고 또 주민들과 부대끼면서 일상적으로 함께하는 구청장이 선출직으로 계신다. 두 분 사이에 이런 문제들에 대해 적극적이고 활발한 소통과 교감이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닌가?  

애기하기가 매우 조심스러운 문제이지만 저희들이 보는 시각은 정치라는 좁은 범위 내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려 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지방행정, 지방자치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에 다양한 갈등들이 최근에 나타나고 있다. 재정문제나 복지문제를 둘러싼 갈등들이 일어나고 있다. 매우 중요한 논쟁들이다. 그것은 정치가 해결해 줘야 하는 문제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일선에서 직접 싸우고 있는 것인데 정치 영역에서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과연 우리가 느끼고 있는 만큼 중요한 문제로 보고 있는 것이냐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방자치를 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나서서 직접 목소리를 내보자는 것이 아까 말씀드린 그런 시도들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런 목소리들을 정치를 일선에서 직접하고 계신 여의도의 국회의원들께서 조금 더 천착해 주시면 좋겠다는 것이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모든 이슈들이 지나치게 이념화 되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채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마는 그런 현상들이 반복되는 것이다. 또 거꾸로 이슈가 될 만한 것에만 관심을 갖는 그런 경향들도 있다. 지속적으로 민생과 직접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 관심과 노력 그리고 천착들이 강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 지역에서 조성되는 변화의 기류에 중앙 정치가 더욱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앞으로 지역의 반란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 동북 지역은 인근 4개 구가 지역간 협의체를 구성해서 공동보조를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잘 진행이 되고 있나. 또 이런 비슷한 시도를 하는 지역들이 나타나고 있는지?

2012년에 도봉, 노원, 강북, 성북 4개 구가 동복 4구 협의회라는 것을 만들었고 제가 2년 동안 대표를 맡아 운영했다. 지금은 의회 동의를 다 받고 조례를 제정해서 행정협의회라는 법적 뒷받침이 되는 기구로 격상이 된 상태로 운영이 되고 있다. 저희가 다른 지역에 비해 결속력을 갖고 서울시와 협의를 해올 수 있었던 것은 이 4개 구가 공교롭게도 대부분 서울시에서 재정적으로나 일자리 부분에서도 가장 취악한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교감이 쉬었다는 점도 작용을 했다. 쉽게 이야기 하면 없는 집들 끼리 뭉쳐서 큰 집에 좀 이야기를 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타 지역에서도 관심들을 갖고 있지만 사안별로 협의를 하지만 여기처럼 상시적인 틀을 만든 것은 아직은 없다. 

- 도봉구가 더욱 큰 발전을 이루기를 바란다. 귀한 시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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