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울산 지역에 발생한 강도 5.0의 지진으로 전 국민과 정부가 화들짝 놀랐다. 최근 들어 빈번히 발생하는 지진에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더욱이 장마철로 접어들면서 폭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비피해에 정부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치지 못하고 있다.

자연재해는 말 그대로 자연현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인간이 아무리 준비를 잘한다고 해도 피해를 최소화할 뿐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평소에 꾸준한 대비만이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사람의 부주의와 안일한 생각으로 발생하는 산업재해는 충분히 대비하고 막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완벽히 예방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인명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현대중공업에서는 두 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한 건은 크레인 위에서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2명이 크레인의 붐대(팔 부분)가 꺾이면서 지상으로 추락, 부상을 입었다. 같은 날 전기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한 명도 감전되는 사고를 당했다. 올해 들어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현대중공업은 이른바 ‘죽음의 사업장’이란 오명까지 썼다.

8일에는 전남 영광군 염산면과 무안군 해제면을 잇는 칠산대교 건설 현장에서 상판이 옆으로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관계당국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상판이 기울어지는 일은 흔치 않은 사고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분석이다. 그나마 사망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다.

뿐만 아니라 건설자재업계에서는 가건물에 많이 사용되는 샌드위치패널 중 일부 제품이 유독가스를 배출하거나 규격에 맞지 않은 제품이 유통되고 있어 향후 화재 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정부당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업체들이 정상적인 제품으로 성능검사를 받은 후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제품은 철판의 두께가 기준치보다 얇든가 아니면 철판 사이에 채워지는 무기단열제의 불연성능이 떨어지는 물질로 채운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윤을 남기기 위해 부실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샌드위치패널이 전체 공사비용에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 일쑤라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건축안전모니터링’을 시행한 결과 수거된 56개 제품 중 불과 24개 제품만이 적합한 성능을 갖췄고 29개는 성능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제대로 된 재료를 사용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이윤을 남기기 위한 욕심으로 인해 다른 이들의 생명을 담보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이들에게 양심적인 제품 생산을 바라기는 늦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남은 것은 정부당국의 강력한 규제와 함께 처벌 기준을 강화해 한 번 단속에 걸린 업체는 다시는 제품을 만들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다른 건 몰라도 먹는 것 갖고 장난치거나 사람의 목숨과 직결된 제품에 꼼수를 부리는 것은 일벌백계(一罰百戒)의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산업재해는 한 사람의 목숨뿐만 아니라 한 가족의 삶을 비탄에 몰아넣을 수 있는 만큼 정부당국은 제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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