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관’ 전격 끌어안았지만 계파 갈등 소지 여전해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의 결정으로 복당이 확정된 유승민 의원이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다 인터뷰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div>
▲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의 결정으로 복당이 확정된 유승민 의원이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다 인터뷰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새누리당이 16일 원내1당의 지위를 되찾았다. 탈당파 무소속 의원 7인의 ‘일괄 복당’이 전격 결정됐다. 계파 간 이해관계가 첨예했던 복당 문제를 속전속결로 해결하며 ‘화합’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당 내 최대 현안인 계파 문제와 연관된 복당 문제가 탈당파들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결됐다고 보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여전하다. 계파 갈등 소지가 남아 있다는 얘기다. 복당 문제가 해결되기 전이나 후나 문제의 핵심은 여전히 계파별 핵심인 유승민‧윤상현이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복당 문제를 논의했다. 그리고 회의 시작 2시간30여분 만에 전격적으로 ‘일괄 복당’을 결정했다. 4‧13 총선 끝난 지 두 달여, 20대 국회 임기 시작 보름여 만이다. ‘뇌관’ 유승민‧윤상현 의원을 포함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외라는 평가가 뒤 따른다. 당 핵심 관계자는 “비대위 이름에 붙은 혁신이라는 말마따나 역시 혁신의 일환으로 보인다. 복당 문제가 갈등의 소지가 큰 문제인 만큼 화합의 차원이 크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의 일괄복당 결정에 따라 우선적으로 복당 신청을 한 유승민‧윤상현‧강길부‧안상수 의원은 즉각 친정 복귀가 확정됐다. 강길부 의원은 비대위로부터 복당 승인이 떨어진 후 “박근혜정부의 성공과 국가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뜻으로 안다”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대한민국과 울산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상수 의원은 “당에서 백의종군하면서 당 개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국회 상임위 활동과 지역발전을 위해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뇌관’ 유승민‧윤상현 의원은 ‘화합’을 강조했다. 유승민 의원은 “제 오랜 집 새누리당으로 돌아가 국민에 희망을 드리고 국민의 사랑·지지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국민이 원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보수 개혁과 당의 화합에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윤상현 의원은 “어려운 상황에서 부족한 제게 복당 결정을 내려준 당에 감사하다”면서 “누구보다 사랑하는 당을 위해 다시 힘을 모아 당을 다시 일으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당은 나머지 주호영‧이철규‧장제원 의원에 대해서는 복당 신청이 이루어지는 대로 받아준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지역구 주민들에게 뜻을 물어본 뒤 복당 신청서를 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주호영 의원은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복당 문제를 결정하려고 한다”면서 “다음 주 정도는 돼야 결정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당의 입장이 나왔으니까 마지막으로 지역 지지자들과 주민의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쳐 다음 주 중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철규 의원도 “당이 공식적으로 방침을 내놓았으니 주민들과 상의하겠다”면서 “다음 주는 돼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복당 신청을 아직 하지 않은 이들 3인은 최종적인 결정을 유보한 상태지만 당에서 받아주기로 한만큼 지역구민들과의 조율 및 정치적인 계산이 정리되면 발 빠르게 복당 절차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출신 무소속 7인의 복당 문제가 최종적으로 마무리 되는 셈이다. 문제는 복당 문제가 당 내에서 계파 갈등 문제를 더욱 폭발적으로 일으킬 여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유승민‧윤상현 의원이 갈등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각 계파 진영을 대표하는 핵심 의원들이다. 원조 친박에서 탈박, 비박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지난해 ‘배신의 정치’라는 이름까지 얻은 유 의원은 헌법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공화주의’ 기치를 내걸고 있다. ‘불통’을 지적받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아픈 곳을 찌르고 있는 셈이다. 김무성 전 대표를 향한 ‘막말’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 의원에 대해서도 비박계의 눈초리는 매서운 상황이다.

친박계에서는 당장 유 의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복당 관련 성명서를 내고 “유승민 의원은 지난 해 1차 국회법 파동으로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이래 이번 총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당을 수렁에 빠뜨린 문제의 원조 진앙지”라면서 “사과 한마디, 화합하겠다는 약속도 없는데 무엇이 아쉬워 덥석 받아들이나. 적어도 사과나 재발방지약속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즉각 의총을 개최하여 의원들의 총의를 물어 다시 결정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비대위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의총을 통해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는 얘기다. 비대위의 리더십과도 연관된 문제다.

다른 한 친박계 의원은 복당 시기가 좀 이른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8월9일이 전당대회다. 차기 지도부에서 복당 문제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는데, 전격적으로 일괄 복당이 결정됐다. 당 장악력이 부족한 비대위가 결정하면서 문제가 커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전했다. 유 의원이 비박계 대표주자로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친박계가 가장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의원이 복당 하자마자 전대에 나설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유 의원 본인은 출마 여지를 남겨뒀다. 실제 유 의원은 복당이 결정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차차 생각해 보겠다”며 가능성을 남겼다.

비박계에서는 복당 일괄 결정에 대해 “우려스럽다”면서도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새혁모(새누리당 혁신 모임)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일괄적으로 복당을 하는 것이 총선 민의를 반영하는 것이고 계파적인 관점을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라면서 “통합의 관점에서 잘 된 결정”이라고 했다. 역시 새혁모를 이끌고 있는 김세연 의원 역시 “당연한 일이지만 환영할 만 하다”면서 “이 문제가 매듭이 빨리 안 지어졌다면 비대위로선 가장 중요한 결정 사항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으며 활동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유창선 박사는 새누리당 비대위의 일괄 복당 결정에 대해 일단 찬성의 의견을 내비치면서도 계파 갈등은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새누리당 차원에서는 (일괄 복당 처리를) 제대로 한 것이다. 워낙 전당대회 앞두고 혁신을 한 것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니까 그것을 의식해서 예상과는 다른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이지만 당 내 계파 간 갈등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윤상현 의원의 경우에는 유승민 의원과 같이 복당을 하면서 ‘물타기’ 형식이 된 것 같다”면서 “혁신을 우선한다면 윤상현 의원의 경우에는 제외가 됐어야 하는데 유승민 의원에 묻어서 같이 복당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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