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 대통령, 새누리 장악해 자기 고집 관철시키면 불행...협치는 불가능”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20대 총선 결과 16년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됐으나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광주 서구을, 6선, 20대 국회기준)는 26일 20대 국회를 ‘여소야소(與小野小)’로 규정했다. 천 대표가 이같이 규정한 것은 쟁점 법안의 경우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되는 ‘국회 선진화법’ 존재 때문이다.

천 대표는 이날 오후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가진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여도 야도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없는 만큼 ‘협치’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며 20대 국회가 생산적인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박근혜 대통령이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대표는 “여소야대 국회라고 하는데 저는 엄밀히 말해서 이번 국회는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여소야소 국회라고 생각한다”며 “여당으로서도 독자적으로 아무것도 못한다. 야당으로서도 독자적으로 아무것도 못한다”고 강조했다.

천 대표는 “야당이 다 뭉쳐도 못한다. 180석이 안되기 때문”이라며 “선진화법이 참 어리석은 법이라고 처음부터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천 대표는 “그것은 계속 야당만 해먹자고 하는 법이라고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앞으로 국회에서 생산적인 활동이 이뤄지려면 여야가 타협이 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별로 변하지 않고 자기 고집만 세우고 이런 식으로 태도를 취하고 새누리당을 장악해서 자기 고집을 관철시키면 불행하다”며 “그렇게 되면 여야 간의 타협은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대표는 “이번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문제가 상징적 사안”이라며 “이 문제를 대통령이 고집해서 끝까지 비토(거부)하고 국회에서 개정안을 무산시킨다면 그것은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도 아마 여소야소 정국에서 여야 간에 협치라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 대표는 이어 “충분한 타협을 하고 양보도 할 의지를 갖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그에 상응하는 태도의 변화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 26일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일부 조항이 국회의원의 표결·심의권을 침해했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 사건을 각하 결정했다. 헌재는 “의사 절차에 대한 국회의 자율성과 권한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국회법에 정해진 절차와 내용이 위헌적 요소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다음은 천정배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 중 마지막 부분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총선 결과에도 불구하고 ‘마이웨이’ 길을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여소야대 국회에서 국정운영이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하는 국민들이 많은데.
저도 걱정이 크다. 제가 의심이 많은 사람인지 모르지만 우선 박 대통령에 대해서 걱정이 크다. 새누리당이 대통령에 의해서 꼼짝 못하면서 협치로 못 나올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상황이 될 것인가. 많은 분들이 여소야대 국회라고 하는데 저는 엄밀히 말해서 이번 국회는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여소야소 국회라고 생각한다. 여당으로서도 독자적으로 아무것도 못한다. 야당으로서도 독자적으로 아무것도 못한다. 야당이 다 뭉쳐도 못한다. 180석이 안되기 때문이다. 선진화법이 참 어리석은 법이라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그것은 계속 야당만 해먹자고 하는 법이라고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니까 앞으로 국회에서 생산적인 활동이 이뤄지려면 여야가 타협이 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니까 여소야소다. 절대적으로 타협의 정치가 이뤄져야 할 텐데... 국민들은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의당이 가장 그 일에 앞장서라는 명령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절대로 그렇게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박 대통령이 별로 변하지 않고 자기 고집만 세우고 이런 식으로 태도를 취하고 새누리당을 장악해서 자기 고집을 관철시키면 불행하다. 그렇게 되면 여야 간의 타협은 불가능하다. 야당이 박 대통령의 입장을 100% 존중하면서 그냥 그대로 굴복해야 하느냐. 그것은 민의도 아니고 야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야당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 자신이 갖고 있는 정체성과 목표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타협은 할 수 있지만 굴복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문제가 상징적 사안이다. 이 문제를 대통령이 고집해서 그것을 끝까지 비토(거부)하고 국회에서 개정안을 무산시킨다면 그것은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도 아마 여소야소 정국에서 여야 간에 협치라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로 갈 것이다. 그러면 20대 국회 생산성에도 전혀 기여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간다고 본다. 저는 이 자리에서도 정말 간곡하게 대통령에게 호소하고 싶다. 박 대통령의 생각을 다 포기하고 야당 생각대로 하자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 생각을 존중하고 마음에 안 들더라도 우리 생각과 다르더라도 타협하겠다. 충분한 타협을 하고 양보도 할 의지를 갖고 있다. 박 대통령이 그에 상응하는 태도의 변화를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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