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결선투표제 도입 바람직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아”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사진 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광주 서구을, 6선, 20대 국회기준)는 내년 치러지는 대선 전망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20대 총선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속에 치러졌음에도 ‘180석’ 운운하던 새누리당이 참패하고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됐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내년 대선도 야권연대, 후보단일화 없이 다자구도로 치러질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총선 직후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대선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대선에서도 독자노선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 대선도 최소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3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총선 이전 야권연대를 주장하며 안철수 대표와 입장차를 보였던 천 대표는 지난 26일 오후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가진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3자구도도 충분히 있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 대표 “이번 총선 결과를 보더라도, 얼마든지 그렇게 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과거에는 저는 늘 여야 ‘일 대 일’ 구도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 대표는 “3자구도라는 점에서 보면 새누리당의 주류세력, 친박세력으로 대표되는 냉전수구적인 세력이 한편으로 가고, 야당에도 상당히 확장력이 없는 패권적 태도를 가진 세력들이 계속 그런 태도를 유지해 가고, 그런 양자세력 사이에서 보수 진보를 넘어서서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성찰적인 세력들이 광범위하게 모여서 생산적인 정치,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할 수 있는 그런 정치세력화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천 대표는 “그것이 한 정당일 수도 있겠고 경우에 따라서는 2개 이상 세력간의 연대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3개 이상 세력의 정립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3자구도도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해본다”고 덧붙였다.

천 대표는 이어 결선투표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제가 있는 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며 “그러나 이것이 개헌 사항이든 아니든 과연 결선투표제를 도입할 수 있겠나 하는 것의 전망은 밝게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천 대표는 “국회 입법만 통해서 한다면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180석 이상의 의원들이 모여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그렇다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찬성한다고 하더라도 새누리당의 상당수 의원들이 결선투표에 찬성해줘야 이룰 수 있다. 그 점에 대해서 낙관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천정배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다.

“과거에는 늘 ‘일 대 일’ 구도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안철수 대표가 총선 이후 대선에서 결선투표제 도입을 주장했다. 이 때문에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당이 독자노선을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결선투표제 도입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나. 대선에서는 총선과 달리 3자구도로 가면 야권이 또 어려워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는데.
우선 현재 대통령 선거제도를 유지하는 한 결선투표제가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수파 대통령이 나오는 것은 국민의 민의와 다른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대통령 당선자가 결선투표가 없는 상태에서 후보가 3, 4명 난립할 때 1등을 했다고 해서 다수파의 지지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지 않나. 대통령제가 있는 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이 저는 합리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것이 개헌 사항이든 아니든 과연 결선투표제를 도입할 수 있겠나 하는 것의 전망은 밝게 보지는 않는다. 국회 입법만 통해서 한다면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180석 이상의 의원들이 모여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렇다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찬성한다고 하더라도 새누리당의 상당수 의원들이 결선투표에 찬성해줘야 이룰 수 있다. 저는 그 점에 대해서 낙관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 총선 전에 야권분열로 인한 새누리당의 압승 가능성에 대해 매우 걱정을 많이 했다. 그 점에 관해서 안철수 대표와 생각이 달랐다. 이견을 조정해보려고 했지만 실패했기 때문에 저도 여러 가지 걱정도 많았고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선거 끝나고 보니까 안 대표의 생각이 훌륭했다고 평가도 한 바 있다. 저는 새누리당의 압승, 어부지리를 안겨주지 않으면서도 제3세력으로서 국민의당이 뚜렷하게 정립하는 것, 이것이 제 목표였는데 이번에 그 목표를 달성했다.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안 대표의 혜안이 빛이 났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내년 대선까지도 통할 것이냐. 그 점에 관해서 저도 지금 단계에서 결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치지형이 앞으로 어찌 갈지는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정말 좋은 쪽으로 만들어가야겠지. 저는 적어도 이번 총선 결과를 보더라도, 얼마든지 그렇게 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과거에는 저는 늘 여야 ‘일 대 일’ 구도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3자구도도 충분히 있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3자구도라는 점에서 보면 이제는 제3의 세력이 한쪽에는 새누리당의 주류세력, 친박세력으로 대표되는 냉전수구적인 세력이 한편으로 가고 야당에도 상당히 확장력이 없는 패권적 태도를 가진 세력들이 계속 그런 태도를 유지해 가고, 그리고 그런 양자세력 사이에서 보수 진보를 넘어서서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성찰적인 세력들이 광범위하게 모여서 생산적인 정치,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할 수 있는 그런 정치세력화를 한다면 그것이 한 정당일 수도 있겠고 경우에 따라서는 2개 이상 세력간의 연대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 3개 이상 세력의 정립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3자구도도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제가 어떤 가능성도 단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로 고치고 의원내각제 개헌하면 좋겠다”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기존의 선거제도를 고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상의 개헌이다. 현재의 총선은 국민의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극히 괴리돼 있는 소선거구제다. 더구나 비례대표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국민의 진정한 민의가 국회 의석에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이 지금 권력 구조에서 근본적인 결함이 돼 있다고 생각한다. 30% 지지를 얻는 정당은 의석을 30% 가져야 된다. 그런 비례성이 높은 제도, 정확하게 비례 배분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대체로 독일식 정당명부비례제도다. 그것도 초과의석이 생기고 여러 가지 왜곡이 있고 하지만 그런 것까지 없애서 완벽한 비례성이 있는 선거제도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만약 선거제도가 완벽하게 민의를 반영할 수 있게 만들어진다면 그 다음은 국민들을 설득해서 의원내각제로 가는 것이 옳지 않나 생각한다. 선거제도를 고치고 그렇게 가면 우리 정치가 협치를 안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간다고 생각한다. 박근혜정부만 해도 대통령제이기 때문에 이렇게 가는 것이지 지금 내각제였다면 벌써 정권이 몇 번 바뀌지 않았겠느냐. 책임정치를 구현한다는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내각제로 가는 개헌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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