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폴리피플>은 지난 5월 25일 여야 정치권의 변화와 20대 원 구성 전망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본지 이명식 논설주간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에는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청문회 개최가 용이하도록 국회법을 개정한 것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거론하는 것을 보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협치와 소통으로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친박진영은 현 기조대로 당을 끌고 가면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을 차기 대권후보로 영입하려 할 것이지만 반기문 총장이 과연 국내 정치의 검증과정과 후보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여권은 반기문 프랜이 좌초될 경우 정계개편을 시도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국민의당 등이 호응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 더민주당의 경우 다양한 후보군이 경쟁을 통해 실력을 키우고 정국을 주도할 필요가 있는데 당내 주류로 볼 수 있는 친문진영이 얼마나 개방적으로 경쟁의 판을 키울 것인지가 관건이라 보았다. 20대 원 구성은 야권 공조로 되겠지만 이후 정국은 여야가 충돌하는 양상이 불가피할 것이라 전망했다.
 
사회 이명식 : 정계개편 이야기와 맞물리면서 국민의당과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치인들의 움직임도 짚어봤다. 5·18 기념식을 계기로 안희정 충남지사, 더민주 손학규 전 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등 대권잠룡들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고 움직임을 가시화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 부분과 또 야권이 여소야대 정국에서 공조를 이루면서 국회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아니면 다른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도 짚어보자. 

유창선 : 야권 잠룡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현재 당장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은 더민주 손학규 전 고문인 것 같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며칠 전에 손 전 고문이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망 했는데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라고 본다. 일단 정계복귀의 명분을 찾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본다. 20대 총선 전이었다면 야권이 분열됐으니 야권 승리를 위해 함께 하겠다는 메시지가 가능했지만 본인이 거절했고 게다가 총선 결과 야권이 대승했다. 정계은퇴선언을 번복하고 복귀하는 명분을 찾는 데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다. 손 전 고문이 언급했던 ‘새판짜기’는 이미 짜여 진 상태다. 손 전 고문이 염두에 두는 것은 제3지대에서 독자적인 중도세력 정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독자적인 중도성향의 정당은 국민의당이 선점했다. 총선에서 민의에 의해 그런 선택이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온 상태다. 손 전 고문이 독자적으로 무엇을 해야 되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금 상황에서는 손 전 고문이 깃발을 들고 제3지대에서 세력을 규합할지라도 더민주나 국민의당의 현역들이 움직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독자적으로 대선 행보를 하는 것은 가능할지, 힘이 실릴지 의문이 든다. 

김능구 : 손 전 고문은 2007년 한나라당의 대선 경선에 나갔지만 어렵다고 보고 탈당했다. 그 후 중간지대에 있다가 민주당으로 입당해서 2012년 대선 경선에 나섰지만 실패했고 대선은 문재인 전 대표가 출마했다. 그 뒤 당 대표를 지내다가 보궐선거에서 패배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손 전 고문은 경기지사를 지내고 나서 가장 파워풀한 시기에도 본인이 또 다른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지는 못했다. 안철수 현상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변화에 대한 열망 등은 그 당시에도 있었다. 2009년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손 전 고문은 새로운 세력을 만들지 못했고 손학규 현상도 일어나지 않았다. 현재 본인이 ‘새판짜기’를 공언했지만, 구체적으로 현실성 있는 프로그램 운영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본다. 하지만 본인이 국정운영을 해볼 마음을 가지고 준비했던 기간은 축척되어 있고 여러 가지 국정운영에 대한 비전과 프로그램은 누구보다 잘 준비가 되어 있을 것으로 본다. ‘새판짜기’로 등장한 세력이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이다. 안철수 대표는 강철수가 됐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대통령으로서의 자질, 국정운영 경륜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 안 대표 본인으로서도 좀 더 갖춰야 할 부분이라고 보고 있을 것이다. 손 전 고문은 ‘새판짜기’로 또 다시 새로운 세력을 만드는 것보다는 이미 등장한 국민의당에 합류해서 경쟁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도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새판짜기’가 툭 던진 메아리에서만 그치면 우리 정치사에 큰 불행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곳에서 ‘새판짜기’와 관련된 움직임을 보이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본다. 

황장수  : 내년 대선에서 안철수 대표는 야권연대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여론조사를 해서 본인이 된다면 좋겠지만 안 되면 완전히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런 부분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안 대표는 지금의 3자 구도로 가서 당을 유지하고 대선 후보가 되거나, 범개헌세력 연대를 택하는 것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손학규 전 고문도 마찬가지다. 더민주나 국민의당에 합류하지 않고 대선 중반기까지 자신의 세력을 모아보다가 잘 안되면 다른 선택지를 그때 찾아볼 것 같다. 야당의 가장 큰 문제는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안철수 대표,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시장, 손학규 전 고문 등이 주장하는 것이 대부분 큰 틀에서 비슷하다. 손 전 고문의 경우 저녁 있는 삶을 이야기 했는데 경제가 어려워 저녁이 있어도 집에 있는 게 오히려 고충이다. 돈이 없으니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해도 없는 사람은 짜증만 더 나고 회사에 가는 게 더 속 편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국 대선후보 트럼프처럼 막말을 하더라도 남과 차별화 되는 자신만의 의제가 현 시대과제를 풀기위해 제시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면 창조경제는 틀렸다고 하면서도 공유경제, 포용적 성장 등 전부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아니라 비슷비슷한 포장들만 넘치고 있다.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들 중 자신만의 차별화 된 정책적 브랜드가 있는지, 현 시대의 문제에 대해서 올바르게 지적하는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지 의문이다. 야당은 풍요 속에서도 많이 빈곤하다. 그래서 여권이 한 방을 노리는 정치공학적 작업을 할 경우 흔들릴 수 있다고 본다. 야권은 세계적 상황이 극좌와 극우가 득세하고 미국에서도 아웃사이더가 득세하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무엇을 내걸고 정치를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야권은 대선주자가 넘치는 것에 대해 전혀 고무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김만흠 : 야권 잠룡들 중 박원순 시장의 경우 야권에서 통합 능력을 가진 후보가 없을 경우 본인이 역할을 해볼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에 대한 지지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본인이 거기까지 커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 같다. 안희정 지사는 최근 강한 발언을 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문 전 대표의 가능성은 점점 약회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본인도 언젠가는 전격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발언의 강도를 높이는 것 같다. 앞서 황 소장은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들이 대부분 비슷하다고 했지만 제가 볼 때 손학규 전 고문은 현재 유력 후보 중에서 국정운영에 대해 제대로 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물론 황 소장의 의견처럼 볼 수 있는 측면도 있겠지만, 손 전 고문의 참모들을 통해 손 전 고문의 정책비전이 담겨있는 노트를 봐도 여전히 역량에 대해 비중 있게 볼만 하다. 문제는 그동안 본인이 당의 공천을 맡았던 시기와 혁신과 통합을 위해 민주통합당이 만들어지던 때 야권을 어렵게 만든 주요 책임자라는 점이다. 밖에 나가서는 명망 있게 보이지만 당에서 역할을 맡았을 때는 한계를 드러낸 점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 그리고 당분간은 제3지대에서 독자적인 행보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는데 저는 다르게 본다. 손 전 고문과 관련돼있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현역 의원들의 움직임이 있을 때 손 전 고문이 움직이면 뭔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특히 더민주 의원들이 이런 저런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야권의 현재 정당개편 가장 큰 변수는 손 전 고문이라고 본다. 

김능구 : 손 전 고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어야 한다. 38석을 가진 정당의 대통령 후보는 국민이 상당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 안 대표와 관련된 정치세력도 그 정도로는 안 된다고 판단 할 것이다. 그래서 손 전 고문을 필요로 하는 곳은 국민의당이라고 본다. 이 부분에서 정치적 상상력을 동원하자면 ‘새판짜기’의 총동원령을 내리면서 현실적인 정치세력인 국민의당과 함께 할 것이라고 본다. 더민주에서 삼세 번째 시도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동원령 속에서 더민주에 있는 의원들이 ‘새판짜기’에 동참하는 가운데, 손 전 고문이 야권에 다시 한번 정치재편과 관련된 부분을 해낼 수 있다면, 상당히 유의미한 존재로서 본인의 경륜과 자질을 실질적인 파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독자세력화가 가능할지는 다른 문제라고 본다. 

황장수 : 안희정 지사의 경우 문재인 전 대표와 물밑에서 논의하면서 충청도에서 반기문 총장 견제 역할을 분담하는 용도라고 본다. 안 지사가 차차기 대통령을 노리는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이를 친노의 분화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손 전 고문의 경우는 이제 총선이 끝났는데 손 전 고문의 계보가 더민주, 국민의당에 2~30명이 있다고 하지만 단 한 명도 따라 움직일 사람은 없다고 본다. ‘새판짜기’는 즉 개헌을 말하는 것인데, 더민주나 국민의당에 있는 손 전 고문의 사람들은 개헌이 대선 전에는 어렵고 대선 후 1년차에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판짜기’에 대한 동참은 대선 말기에나 판단해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큰 집에 몸을 담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장래가 불투명한 광야로 나오는 모험은 하지 않을 것이다. 유승민 의원의 경우도 보수와 대구, 영남을 버리고 정치적인 미래가 없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3당 체제로 갈 것이다. 손 전 고문은 국민의당에 합류하면 이번에는 다시 탈당하기도 어렵다. 정치판의 변화가 생길 때까지 자신의 지지율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면서 제3지대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내년 봄이 되기 전까지는 정치권의 지각변동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사회 이명식 : 손 전 고문이 4·13 총선이 끝나고 가장 ‘아차’했던 사람일 것으로 본다. 움직이려면 총선 전 손을 내밀었을 때 움직였어야 했다. 손 전 고문은 총선 전 결과가 안 좋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움직이지 않았고, 이제 명분을 찾으려니까 어려워졌다. 하지만 정치를 끝낼 생각이 아니라면 이제라도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박원순 시장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는 여전히 전체 국민에게 차기 대권을 맡겨도 좋을 만큼 실력을 갖추고 있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지 않다. 안철수 대표는 더 부족하다. 야권 내에서 치열하게 경쟁이 이뤄지고 그 속에서 각자가 갖고 있는 장점을 살려가면서 더불어서 성장하지 않는 이상 정권교체는 쉽지 않다. 그런 경쟁과정을 통해 판의 주도권을 야권이 일정하게 쥐고 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는 손 전 고문이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앞서 이야기가 나왔지만 손 전 고문처럼 당을 맡았을 때의 능력과 개인적인 능력의 차이가 큰 사람이 있다. 고 김근태 전 고문도 객관적으로 보면 능력이 있게 보이지만 실제로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결국 경쟁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뒤쳐졌다. 손 전 고문도 기자들이 보면 능력은 1등이라고 한다. 당을 장악하거나 그 외 능력에는 의문이 있지만 여전히 시대적 과제가 남북문제, 경제 문제라고 한다면 컨텐츠 면에서는 제일 갖춰진 인물이다.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장 경험도 중요한 자산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잘 어우러져서 야권이 경쟁하는 속에서 서로 성장해가는 게임을 하고 문 전 대표도 강한 자극을 받아서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안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으면 야권의 총선승리가 대선패배로 이어지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내부의 치열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유창선 : 더민주당이 대선 후보 선출과 관련해 가장 재미없고 어려운 길로 가는 것은 문 전 대표 혼자 단독 레이스를 하면서 유일 대안론으로 가는 것이다. 문제는 문 전 대표가 그 정도의 파괴력을 갖고 있으면 상관없지만 그 정도의 위력이 없는 상태에서 그렇게 가게 되면 가장 안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더민주당은 경쟁의 판을 마련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손 전 고문도 더민주당에서 경선을 치르는 것에는 관심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 전 고문과 별개로라도 더민주당은 공정한 판을 만들어서 복수의 후보군들이 공정하게 경쟁하게 한 뒤 후보를 선출해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그런데 더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문재인계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 심지어 당이 분화될 때 모바일로 입당한 당원 10만 여명이 투표권을 가지게 됐다. 지금 그 세력 분포대로라면 경선은 하나마나 문 전 대표가 선출되는 구도다. 당 내의 현실은 그렇지만, 당 밖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 문 전 대표가 대선에 나오면 승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회의적인 전망이 오히려 늘어났다. 지지율과 확장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당 안팎의 현실이 다른 부분이 더민주당의 최대의 딜레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민주당은 대선후보 선출과정에서 내놓을 건 내놓더라도 역동적인 판을 만드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본다. 박원순 시장도 마음은 있어도 들어가서 경선을 하면 하나마나한 게임이 되니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김부겸 의원도 어떤 발언을 하면 공격을 당하는 현상이 있으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민주당은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이 다 뛰어들어서 판을 키우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관건이 될 것 같다. 

사회 이명식 : 그 말씀을 들으니 예전에 1997년 대선으로 가는 과정에서 당시 새정치국민회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권을 위해 만든 당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경선을 고집했다. 경선에 나설 김상현 후보는 국민경선으로 당헌개정이 실패하자 사실상 경선을 포기했다. 당시의 당헌당규대로 하면 무조건 김 전 대통령이 승리한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당시 김대중 총재는 배기선 전 의원과 이강래 전 의원을 통해 후보 사퇴하지 말고 경선을 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대선 경선이 이뤄질 수 있었다. 경선을 하지 않고 경쟁이 없이 가는 것은 국민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니 억지로라도 판을 만든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라도 그런 과거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익사이팅’ 하게 판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컨벤션 효과도 있기 때문에도 더욱 그렇다. 경쟁을 통해 후보를 탄생시키는 과정이 대단히 중요하다. 

김능구 : 그 판이 흔들릴 정도가 돼야 국민들이 주목하게 될 것이다. 순서를 잘 짜는 것도 중요하다. 2002년 민주당 대선 국민경선 과정에서 광주경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예상을 뒤엎고 1등을 하면서 일거에 국민적 주목을 받게 됐다. 김부겸 의원이 광주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이길 수 있다고 발언했는데 불가능하지 않다. 박원순 시장도 5·18 기념식을 기점으로 광주를 2박 3일 동안 방문했었다. 2002년 대선 경선 당시에도 민주당이 이대로는 안 된다고 하면서 무언가 돌파구를 찾자고 한 것이 바로 전국 순회 국민경선이었다. 그리고 그 국민경선을 거쳐서 민주당이 살을 찾은 것이다. 이번 총선결과가 자칫 잘못하면 더민주당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더민주당은 항상 그 부분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물론 더민주당이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을 것은 아니지만 이번 총선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에 의해서 제1당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부분을 자신들의 성과라고 착각한다면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나가는데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된다면 대선 결과는 알 수 없다. 

사회 이명식 : 마지막으로 6월 정국을 앞두고 국회 원구성 협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자. 

김만흠 : 원구성 협상의 결과는 안 나왔지만 현재 수석들이 대화를 진행 중이다. 청문회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인식이 새누리당과 맞물려 있어서 협상이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공주에서 안 올라왔을 때 20대 원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지만 다행스럽게 바로 올라왔다. 정 원내대표가 적어도 원구성 협상에 대해서는 융통성을 가지고 협치의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한 태도를 보면 상황이 잘 풀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아쉽다. 야당에서는 법사위원장을 야당에서 가져야 한다고 하지만 그 취지는 국회를 누가 주도하는지에 따라 맞물려있었다. 지금은 여야가 엇갈려 가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야당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 둘 다 이야기 하면서 강공을 취하고 있지만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결국 여당 몫으로 보낼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머지 안배에서 소수당이 어떻게 되는지 정도가 관건이 될 것이다. 국회법 개정안 관련 갈등이 얼마나 커질지도 문제다. 

황장수 : 원구성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야당이 상임위별로 전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법사위원장을 여당에 내준들 법사위원장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당이 국회의장을 만들어도 뒤통수를 맞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도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다만 가습기살균제 사건, 어버이연합, 정윤회게이트, 세월호 특조위 문제 등 정치이념적 이슈들은 여야간에 굉장히 대치할 것 같다. 그래서 소통이나 협치 등은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끝없는 정쟁으로 소모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선거에 이긴 쪽도, 진 쪽도 어리둥절한 상황에서 그 동안 40여일 정도 양쪽 다 조심스럽게 처신했다. 하지만 원 구성이 되고나면 내년 대선을 겨냥해서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이념적인 사회적 이슈들이 충돌하는 양상으로 가게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재의결을 하려면 국회의원 200명이 필요하다. 재의결 여부를 지켜보면서 동조하는 의원과 동조하지 않는 의원들을 구분하는 일종의 새누리당 내부의 테스트가 될 것이다. 또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새누리당이 재의결을 부결시키면 자신들로서는 야당에 끌려가지 않는 걸 보여준 결과로 이어진다. 국민들에게 어떻게 보이느냐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들의 지지층만 결집시켜서 버티고 가자는 계획이기 때문에 크게 의식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새누리당에 비판적인 사람들의 시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구조조정이나 공공개혁 등도 그냥 공중에 붕 떠서 정쟁의 소재로 소비될 것이다. 

김만흠 : 재의결 문제의 경우에는 새누리당에서 총동원령이 내려져 부결될 가능성 크다고 황 소장은 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가능성은 재의결 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보고 싶다. 새누리당 의원 122명이 과연 백퍼센트 총동원 될지 의문이다. 또 적어도 현재 발의에 참가했던 새누리당 의원이 10명은 넘을 것이다. 게다가 선거가 끝난 시점에서 공천이 걸려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예컨대 군기를 잡기위한 통제수단도 마땅치 않다. 이에 새누리당은 반대 총동원령을 내리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사회 이명식 : 여권에서는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이렇듯 여·야간의 대치상황으로 가게 되면 오히려 야권 공조를 강화시켜 주는 효과가 있고, 정부 여당은 공조하는 야권과 싸워야 하는 부담이 생길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야당을 분리시키는 정치력을 보여주는 것이 여당에게는 더 불리하지 않을텐데 왜 이렇게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몰고 가는지 의문이다. 

유창선 : 앞뒤 생각이 없는 것이다. 이전부터 지금까지 청와대의 일관된 태도를 봐도 앞뒤를 가리지 않고 야당에 밀리지 않겠다는 오기만 가지고 모든 일을 판단하고 있다. 사실 현재와 같은 원구성 협상 시점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가지고 이렇게 정쟁을 할 상황도 아니다. 야당하고 유연하게 협상해서 최대한 여당의 파이를 확보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때다. 그런데 청와대에서 지금과 같은 태도로 나오면 야당에서 먼저 협치를 하자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청와대가 지금처럼 태도를 보이면 야당이 세게 나갈 수밖에 없다. 이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인데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청와대가 정무적인 고려를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소수가 된 정치지형에서 원만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다른 사항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지지 않겠다는 오기만으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황장수 : 여당에서는 보수지지층을 결집시켜서 가보자는 것이다. 왜냐면 여야 모두 근본적으로 살펴보면 예컨대 ‘싸우는 것은 둘 다 똑같다’는 프레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향평준화 시켜서 한번 가보자는 것이다. 

사회 이명식 : 사안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보수지지층이 결집 돼서 여권이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 상황이 있다. 그런데 지금 문제되는 사안들은 보수층 내에서 의견이 갈리는 경향이 있다. 보수언론 조중동을 살펴봐도 최근 여권에 부정적인 기사가 보도되는 경우가 더 많다. 

김만흠 :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까지 3년 6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 달라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지난 3년 6개월은 박 대통령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책임을 온전히 야당에 덮어씌우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임기 5년을 끝마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무언가 작은 일이라도 거둬들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점에서 다른 운영방식도 기대해보지만 가능성이 크지는 않은 것 같다. 또 박 대통령의 경우 국회법 개정안으로 두 번이나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이 부분은 국회 내부운영에 대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에서는 위헌논란으로 몰아가면서 거부권 행사까지 검토하고 있다. 큰 문제인 것처럼 분위기를 이미 만들어놓은 상황이지만, 대통령이 나서서 행정부에 대한 과도한 관여가 안 되기를 기대하면서 향후 그런 문제가 발생하면 개정할 것을 전제로 해서 야당에게 대폭 양보할 수는 없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그렇게 하고 국회법 개정안 외의 다른 경제 법안 등에서 야당의 협조를 구한다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제가 참모라면 그렇게 조언해 볼만하다. 

황장수 : 그것은 제가 봐도 애정 어린 조언으로 보이지 않고 야당의 입장을 위해서 제안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더욱 그런 의견이 들릴 리 없다. 여권은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총선 패배 이후 정교하게 나름대로 수습할 것이다. 최경환 의원이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여권에서 논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리고 반기문 총장을 안고 대선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만약 박 대통령이 소통과 협치를 이야기한다고 하더라도 야권이 어차피 노동4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을 통과시켜주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소통과 협치를 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되는지 의문을 갖는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어떤 형태로든 롯또 한 방에 올인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충고와 건설적인 조언도 결국 반대편에서는 무의미한 것이다. 

김능구 : 현재 16년 만에 찾아온 여소야대 국회는 조금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130대 170 정도로 큰 차이가 난다. 아마 20대 국회가 시작되면 이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다 드러나게 될 것이다. 지금은 그 부분에 대해 청와대도 여야도 실감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벌어지고 있다. 19대와 20대 국회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향후 정부의 국정운영을 국회가 동의하지 않고 문제를 삼는다고 했을 때는 박근혜 대통령의 마이웨이도 어렵다. 그런 상황을 부딪혀서 확인이 되면 변하지 않고 싶어도 변하게 될 것이다. 

이명식 : 6월 20대 국회를 앞두고 여러 가지를 짚어보면서 정계개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봤다. 앞서 말했듯이 20대 국회가 개원되고 나면 구체적으로 여소야대 국회가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 알게 될 것 같다. 또 그 속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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