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효길 기자
▲ 폴리뉴스 박효길 기자
사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언론계도 메이저와 마이너로 나뉜다. 기자들을 상대하는 기업, 기관 등 출입처에서도 대놓고 그런 경우는 드물지만 은근한 차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출입처에서 노골적으로 마이너 매체기자 출입을 제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런데 Y모 매체 기자가 이런 일을 당했다.

서울 KT 광화문 사옥 기자실은 예전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을 겸해 많은 좌석을 보유하고 있다. 더군다나 입지도 언론사들이 몰려 있는 시청, 을지로, 종로 등과도 가까워 기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그런데 통신업계 출입기자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 기자들이 출입하면서 KT 자체 행사 등을 이곳에서 열 경우 통신 출입기자들이 앉을 자리가 없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래서 KT는 최근 광화문 사옥 기자실을 리모델링을 하고 출입기자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자세한 출입 자격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기자단 소속, 3개월에 15건 이상의 통신 관련 기사를 쓸 것 등이다. 이것만 보면 객관적인 기준으로 볼 수도 있다.

문제는 포털에 기사가 노출되지 않는 마이너매체 기자들까지 출입을 제한한다는 데 있다. Y모 매체 기자는 통신업계 출입기자임에도 KT 기자실 출입리스트에 등록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Y모 매체가) 네이버, 다음에 안 나오지 않느냐. (출입기자단) 간사들도 동의했다”며 “리스트에 들어갈 수 없다”고 KT 관계자가 말했다고 나에게 억울함을 토로했다.

포털에서 기사 검색이 되지 않는다고 기자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기자의 양심을 걸고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타당한 문제제기를 한다면 기자로서 자질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는가.

다른 KT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포털에 기사가 나오지 않는 신생매체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경력 많은 간사에게 자문을 구해 구제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5인 이상의 기자를 고용할 것 등 언론사의 기준을 강화시켰다. 또한 네이버와 카카오는 뉴스평가위원회를 통해 뉴스평가 기준을 만들어 심사를 통하게 하는 등 점점 언론사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요즘 같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가 활성화되고 온라인에서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는 시대에 엄격한 기준으로 언론사를 통제하겠다는 움직임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여기에 KT까지 숟가락을 얹으니 갑갑함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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