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말리는 혈투(血鬪)가 끝났다. 전국 곳곳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인 결과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이 됐다. 여권은 초상집 분위기고 야권은 벌써부터 내년 대선에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여야 모두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는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 살리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는 듯하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발전, 정권교체는 의미 없는 메아리일 뿐이다.

수년간 이어온 글로벌 경제 위기로 국민의 삶은 이미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졌다. 끝을 모르고 뛰어오르는 집값으로 인해 서울에 살던 이들은 수도권으로 밀려나고 있고, 전세를 구하지 못해 월세살이로 전전하고 있다. 실질 소득은 늘지 않았는데 장바구니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며 밥상은 헐벗고 있다.

전 세계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독불장군처럼 성장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다. 선거 때 들었던 국민의 한결같은 ‘경제를 살려야한다’는 외침을 소중히 받아들여 여야는 국민들이 현재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여야는 모두 최저임금 1만 원을 얘기했다. 시기와 상승 폭은 차이가 있지만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 원은 돼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했다. 모두가 얘기했던 만큼 여야는 정부와 기업들과 협의를 통해 이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 다만 국민이 어려운 만큼 기업들도 생존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투자를 하지 못하고 신규 일자리를 늘리지 못하는 수준의 일방적인 최저임금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

또한 19대 국회에서도 여야 간 의견 차이를 보였던 노동법 개정은 공이 20대 국회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은 ‘유연한 고용’을 주장하고 있지만 야권은 ‘쉬운 해고를 가능케 한다’고 이에 맞서고 있다. 견해 차이가 기존 일자리를 지키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국민은 자신들의 뜻을 읽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기를 바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다. 단순히 4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축제는 아니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당선자들은 선거 기간 중 귀담아 들었던 소중한 민의(民意)를 국회에서 법안을 통해 실천하면 된다. 다가오는 20대 국회는 치고받고 하는 구태를 벗고 민생을 살피고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는 그런 국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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