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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이슈

[김병호 편집국장 칼럼] 뜨거운 감자 ‘최저 임금’

최저임금이 올해는 더 뜨거운 감자가 될 모양이다. 지난 7일부터 시작돼 통상 3개월 정도 협상을 하는데 경영계보다 노동계의 요구와 압박이 더 강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단계적으로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린다는 4.13 총선 공약을 내놨기 때문이다.

올 상황을 보려면 먼저 지난해 상황을 봐야 한다. 지난해는 4월9일 협상을 시작해 7월8일에 타결했다. 3개월 동안 12차례 협의를 했고 8.1%를 올려 시간당 최저 임금을 6030원으로 결정했다. 월 209시간 일한다고 할 때 월급이 126만270원이다. 한 달 일하고 126만원 받는 것은 말 그대로 최저 생활이다.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이 너도나도 인상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시간당 최저 임금을 최고 9000원으로 올리겠다고 강봉균 선거대책위원장이 밝혔다. 그는 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20%수준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연평균 13.5%를 올려 2020년에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맞추겠다고 했다. 정의당은 2019년까지 1만원을 공약했다. 3년 남았는데 1년에 적어도 1000원은 올려야 한다. 노동당이 가장 빠르다. 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다.

정치권의 약속이 정말 지켜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많은 경우 선거가 끝나면 공약이 약화되거나 흐지부지 되는 것을 우리는 수도 없이 봐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어느 특정 정당이 최저 임금 1만원을 약속한 게 아니라 모든 정당이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노동계가 최저임금 1만원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어느 당이 승리하든 최저임금은 상당폭 오를 게 분명하다. 경영계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이지만 노동계의 요구와 정치권의 공약을 둘 다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6030원의 10%를 올리면 603원이 오르는 데 이 정도는 올려야 몇 년 안에 1만원이 된다.

노동계에 힘을 실어주는 또 다른 요인은 외국의 최저임금 인상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2년까지 15달러로 올린다. 한화로 1만7000원이다. 8시간 일한다면 하루에 13만5000원이다. 영국도 최저임금을 인상한다. 일본과 러시아도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나라에서 최저임금을 올린다고 보면 된다.

노동계는 올 최저임금 목표를 1만원으로 제시하고 투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시간에 1만원을 받는다면 209시간 일하면 한 달 봉급이 209만원이 된다. 이 정도면 지금보다 생활이 훨씬 나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재의 목표다. 협상에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다 얻을 수만은 없다.

경영계의 생각은 노동계와 전혀 다르다. 지난해 동결을 주장하다 8.1%를 올렸는데 올해도 일단 동결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낮은 것 같지만 선진국처럼 상여금 등을 최저임금에 포함한다면 결코 낮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은 노동자와 경영자 모두에게 민감하다. 한쪽은 투쟁을 해서라도 더 받아야 하고, 한 쪽은 어떻데 든 덜 주어야하기 때문에 늘 충돌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최저임금 협상은 경영계, 노동계, 공익위원이 각각 9명씩 균형 있게 참여한다.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최저 임금을 정치권의 공약에 맞춰 1000원만 올려도 209시간 일하면 20만9000원이 오르게 된다. 노동자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그러니 인상을 강력히 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대로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임금이 대폭 오르게 돼 부담이 된다. 당연히 동결을 주장할 것이다.

최저임금이 상당폭 인상될 경우 고통을 받는 것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다. 자영업자는 종업원 몇 명 두고 근근이 꾸려가는데 임금이 크게 오르면 엄청난 타격이 된다. 중소기업도 타격이 큰 것은 마찬가지다. 정치권이 공약한 액수만큼 오른다면 문을 닫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속출할 것이다.

최저임금은 서로 간 이해가 극도로 상충되는 노동계와 경영계 최대의 현안이다. 따라서 한쪽이 완전히 패하고 승리하는 식의 최저임금은 바람직하지 않다. 좀 아쉬운 감이 있더라도 적당한 선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내가 살고 네가 죽는 식’의 협상에서 벗어나 둘 다 사는 최저임금이 정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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