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현장을 가다] 주민들 '국회의원 세비 최저임금 연동' 공약에 긍정적 반응 보여

정의당 정연욱 후보와 선거운동원들. (사진=정 후보 페이스북)
▲ 정의당 정연욱 후보와 선거운동원들. (사진=정 후보 페이스북)

[폴리뉴스 이혜진 기자] 지난 3일 정의당 정연욱 후보에게 가는 길 곳곳엔 '용산에 야당은 정의당 뿐입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었다. 당적을 갈아탄 더불어민주당의 진영 의원을 야당 의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문구 같기도, 10년 이상 용산에 대한 집념을 보여준 본인의 발자취를 강조하려는 것 같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40분경. 서울 용산구 해방촌 5거리 한 가운데에는 정 후보가 정의당을 상징하는 개나리색 점퍼를 입고 유세에 한창이었다. 이날 오전부터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지만, 정 후보는 '24시간이 모자라'는 듯,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청평동 성당에서 남영동까지 용산구 일대를 샅샅이 훑으며 선거 운동에 열심이었다.

솔직히 '군소정당의 후보라서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무려 8명의 젊은 선거운동원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정 후보를 돕고 있었다. 

이날 정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차분한 말투로 "새로운 용산, 신용산을 위해 새로운 선택을 해 주시길 바란다"며 "(용산에서) 마지막까지 완주해 지지자분들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생일을 맞이하면서도 용산화상경마도박장 반대를 위해 도박장 앞에서 800일 넘게 천막농성을 했던 그였기에,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강한 힘이 느껴졌다. 

아쉬운 것은 주민들의 반응이었다. 정 후보 캠프의 따뜻하고 행복해 보이는 분위기와는 반대로, 해방촌5거리를 걸어 다니는 동네 주민들은 기자가 30분 이상 이들을 지켜보는 동안 다들 분주하게 움직이며 정 후보 측을 '힐끔' 곁눈질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곳에 가만히 서서 선거 운동을 지켜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곧 얼마 지나지 않아 정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은 다른 곳으로 가고 없었다. 이미 정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은 다른 곳으로 가고 없었다. 하지만 '국회의원 세비 최저임금 연동(5천만원 삭감)', '전월세 인상률 3.3% 제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들고 있던 '개나리색 군단', 선거운동원들의 인상은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동네 주민들 중 상당수가 정 후보에 대해 잘 모를 거라는 생각에 그의 공약을 간단하게 설명하며 의견을 물었다. 예상과는 달리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공약들이 아닌, '국회의원 세비 최저임금 연동'이 가장 반응이 좋았다.

해방촌5거리의 새마을금고 앞에서 만난 60대 이 모씨는 "평생 한나라당(새누리당)만 찍어왔다"면서도 "정의당이 (당선)될 리는 없겠지만 국회의원 놈들 월급 좀 깎아버렸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 누가 나왔는지도 모르고 투표할 생각도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하던 20대 남학생도 기자가 계속 말을 건네자 "어차피 그 사람이 그 사람이지만 그 공약은 좀 재밌는 것 같다"며 조금이나마 관심을 보였다. 다른 사람들도 이 공약에 대해 잠시나마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 같았다.

한편 4일 MBN·매일경제가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용산구에서 새누리당 황춘자 후보 32.1%, 더민주 진영 후보 32.0%, 국민의당 곽태원 후보 9.0%, 정의당 정연욱 후보 3.4%, 민중연합당 이소영 후보 1.9%의 순으로 지지율이 조사됐다. 판세가 정 후보에게 매우 불리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지난 4일 그의 SNS에 올라온 "웃을 일 없는 날들이었는데 오늘은 고맙고 신나고 맛있었다. 웃는 정치 모두 함께 만들자"는 글귀와 선거운동원들의 환한 미소가 가득한 사진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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