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까지 간 새누리당 막말 파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이 일파만파로 펴져가고 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통화를 하면서 당대표를 향해 “김무성 죽여버려 이××”라고 한 것은 단순한 막말이 아니라 극도의 증오심을 표출한 폭언이자 욕설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당사자인 윤상현 의원은 소위 살생부 관련 보도를 접한 뒤 격분한 상태에서 술에 취해 잘못 말했다고 해명을 했지만 “내일 쳐야 돼”라고 한 것을 보면 단순한 취중망언이 아니라 모종의 작전을 짜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내부가 친박과 비박으로 나뉜 상태에서 공천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공방을 펼쳐온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같은 당내에서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대표를 향해 이렇게 욕설과 폭언을 퍼부으면서 노골적으로 증오심을 드러내는 것은 너무나 추악한 모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윤상현은 의원은 평소 박근혜 대통령에게 ‘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는데 세간에는 박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믿고 이렇게 하극상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 보는 시선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상현 의원은 통화한 상대가 누군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술이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을 하면서 대화가 녹음된 것은 음모라고 주장하고 “저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사람이다”고 강변하기까지 했다. 무슨 일을 벌여도 자신은 다치지 않는다는 확신이 없다면 하기 어려운 언동이라 할 것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윤 의원이 통화한 상대방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취중에 개인적으로 친구나 동생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면 그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진상을 규명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구 위원장은 평소 막말한 의원들은 공천에서 배제시키겠다고 호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한구 위원장이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친구와 술먹고 한 소리라며 오히려 감싸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당 대표를 향해 폭언과 욕설을 퍼붓고도 공천을 받는다면 도대체 누구를 배제시킬 수 있을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국민은 두려워하지 않고 대통령 눈치만 살피는 새누리당

선거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간에 갈등을 빚는 것은 익히 보아온 모습이지만 지금 새누리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최소한의 금도마저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남지역에서 소위 ‘진박’후보 마케팅을 벌였던 것 또한 지역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도를 넘은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소위 ‘비박’후보들을 배제하기 위한 살생부 파문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급기야 이번에 터져 나온 윤상현 의원의 “김무성 죽여버려 이××”라는 폭언과 욕설 파문은 새누리당 내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보여준 사건이라 할 것이다. 시중 잡배들도 자신보다 연배가 높은 사람에게는 함부로 욕설을 하지 않는 법인데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자신이 소속한 당의 대표를 향해서 이렇게 막말을 퍼부을 정도라면 힘없는 국민들에게는 어떤 자세로 대할지 짐작할 수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입버릇처럼 ‘국회심판론’을 주장해 왔는데 자신의 핵심측근이고 얼마 전까지 청와대 정무특보를 맡았던 윤상현 의원이 벌인 막말 파문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 궁금하다. 새누리당 친박진영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공천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소위 ‘진박’후보를 밀고 있고 김무성 대표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집요하게 노력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당내 계파 간에 싸움을 벌이더라도 국민을 의식해서 최소한 지킬 것은 지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선거를 앞둔 공당의 자세일 것이다. 새누리당이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대통령 눈치만 살피는 행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다가올 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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