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합병하게 되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기업은 LG유플러스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20%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결국은 꼴찌다.

그동안 LG유플러스가 시장 점유율을 조끔씩 늘리며 20%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알고 있다. 그렇게 어렵게 끌어올린 시장 점유율이지만 자칫 일순간에 절반 정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게 되면 이동통신3사 중 방송을 보유하지 못한 곳은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많은 이들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안는 순간 LG유플러스 고객 이탈이 급속도로 빨라져 10%대 초반까지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LG유플러스는 두 회사의 합병을 누구보다 반대하고 있다.

이미 포화가 돼버린 이통 시장은 이제 한 명을 빼앗기면 다른 통신사 고객을 한 명 뺏어와야만 살아갈 수 있다.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가 따로 없다. 그나마 SK텔레콤이 시장 과점업체로 지정돼 정부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기 위해 50%선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 10년간 지속되고 있음에도 LG유플러스의 성장 속도는 너무 늦었다. 3위업체로서의 과감함도 부족했고 서비스의 차별성도 크지 않았다.

만약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이 성사된다면 LG유플러스는 이통3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아주 작은 통신사로 전락할 것이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적자에 허덕일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도 정부가 합병을 불허해 LG유플러스가 위기를 넘기게 된다면 이번에 느꼈던 설움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힘을 길러야만 할 것이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만큼 언젠가는 정부도 이 같은 대세를 따라 통신사의 방송사의 합병을, 방송사의 통신 시장 진출을 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는 LG유플러스도 시장의 쏠림현상만을 지적하며 무조건 반대하기는 어렵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이번에 불어 닥친 광풍의 교훈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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