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놓고 이동통신사들의 날선 공방이 지속돼 왔다. SK텔레콤 대 KT·LG유플러스의 연합군의 싸움이라고 정리해도 크게 무리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24일 열린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진행한 공청회로 공은 정부에게로 넘어갔다. 승인 또는 불허만이 남았다.

그동안 SK텔레콤은 국내 미디어산업의 혁신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 콘텐츠 산업의 가치 제고, 지역채널 활성화를 통한 방송의 공공성 강화 등을 앞세워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의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했다.

반면 KT·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무게중심이 SK텔레콤으로 급격하게 기울어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돼 생태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주장에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하더라도 이통 시장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입장에서는 더욱 좋아진 서비스를 묶음판매를 통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맞섰다.

이 부분에서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시장 점유율이 미미하다면 왜 인수를 추진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또 한 가지는 SK텔레콤은 10년 전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3년간 시장 점유율 50%를 넘지 않겠다고 했고, 현재도 50%가량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수가 성공한다면 SK텔레콤은 가입자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되고 머지않아 시장 점유율은 50%를 훌쩍 넘기게 될 것이다. 시장 점유율 50%를 넘기면 정부는 시장 과점업체로 지정해 관리·감독을 지금보다 강화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SK텔레콤은 시장 과점업체로 지정되는 것을 받아들이든가 아니면 정부의 관리·감독을 피하기 위해 고객 유치를 스스로 중단해야 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현재도 이통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합병에 성공하더라도 여러 가지 리스크가 있음에도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의문에 SK텔레콤이 명쾌한 설명을 내놓아야 수많은 합병 반대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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