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회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손지웅 한미약품 부사장이 제약강국 도약을 위한 ‘개방형 혁신’ 연구개발(R&D)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제공></div>
▲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회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손지웅 한미약품 부사장이 제약강국 도약을 위한 ‘개방형 혁신’ 연구개발(R&D)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제공>

[폴리뉴스 이주현 기자] 한미약품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8조 원대에 달하는 신약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야말로 ‘대박’을 쳤던 셈이다.

1973년 창사 이래 가장 뜨거운 지난 한 해를 보냈다고 할 수 있는 한미약품이 지난 21일 많은 제약업계 인사들을 초청해 새로운 도전의 시작을 알렸다. 한미약품은 이날 오후 서울신라호텔에서 ‘제1회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을 열었다. ‘개방형 혁신을 통한 건강한 동반성장 생태계 구축’과 ‘개방형 혁신을 위한 연구기관 및 바이오텍의 노력’이란 주제에서 알 수 있듯 이날 행사의 화두는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이었다.

한미약품은 이날 행사에 대해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발굴하겠다는 목적뿐 아니라, 한미약품의 경험과 노하우, 자본 공유를 통해 한국이 제약강국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오랫동안 막대한 연구개발(R&D)비를 쏟아 부은 끝에 지난해 맺은 결실을 국내 제약업계와 나누겠다는 뜻이다. 또 과거처럼 ‘폐쇄적’인 독자 R&D가 아니라 ‘개방형’ 공동 R&D를 통해 ‘동반성장’을 이루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한미약품의 장기 R&D 투자를 밀어붙여 지난해 성과를 이끌어낸 임성기 회장을 비롯해 이관순 사장, 손지웅 부사장도 이구동성으로 국내 제약업계와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임성기 회장은 이날 “지난해 성과는 한미약품만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에서 글로벌 신약을 내놓을 수 있는 씨앗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또 “지난해 신약 기술 수출 성과는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 제약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한미약품의 자산을 업계와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관순 사장은 “지난해 소중한 경험은 제약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으로 이어졌다.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우리가 세계 신약 개발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그 동안 얻은 신약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웅 부사장도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을 탄탄하게 구축하는 한편 산·학·연과의 다양한 협업 방식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국내 제약업계는 R&D는 뒷전인 채 글로벌 제약사 신약을 들여다 장사에만 열중한다는 쓴 소리를 들어야 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리베이트 사건과 자랑할 만한 국산 혁신 신약을 내놓지 못했던 탓이다.

특히 국내 제약업계 전체보다 다국적 제약사 1곳의 R&D 투자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이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미약품이 거둬들인 성과를 계기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제약업계를 바라보는 분위기도 기대감으로 바뀐 듯 보인다. 21일 열린 제1회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김승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축하 영상을 보내온 게 이를 방증한다. 세 명은 한미약품 성과를 칭찬하며 제약업계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성과는 쉽게 거둬들인 게 아니다. 임성기 회장은 “지난 5년 동안 적자도 나고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도 ‘한국형 R&D 전략’을 밀어붙여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1년에 10조 원씩 R&D에 투자하는 다국적 제약사들을 따랐으면 성공이 불가능했다. 한국 실정에 맞는 효율적 한국형 R&D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 분수와 현실에 맞는 R&D 전략의 성과여서 자랑스럽고 더욱 값지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관순 사장은 “지난해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더욱 더 R&D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반성장이란 새로운 도전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그 도전이 성공하길 바란다. 한미약품뿐 아니라 중소 바이오벤처기업을 포함한 산·학·연의 도전이고, 성공할 경우 국내 제약업계 전체가 동반성장하는 길이 활짝 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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