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무한도전’ 캡처>
▲ <사진=MBC ‘무한도전’ 캡처>

[폴리뉴스 오현지 기자]지난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은 이경규 원맨쇼였다. 무한도전 멤버 6명이 이경규 1명을 이기지 못했다. 이경규는 버럭-호통-인정 순서를 오고가며 예능 통찰력을 발휘했다. 이경규는 “내가 일밤을 15년 했다. 무도 10년도 안심할 수 없다”라고 충고했다. 그 말, 누가 얼마나 알아들었을까. 

길-노홍철 복귀가 본질 아니다 

지난 ‘무도 공개수배’에서 별다른 분량을 뽑지 못한 박명수, 정준하는 속뜻을 눈치 챘을까. 예능 프로그램의 떠나는 뒷모습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혁혁한 공을 세워도 뒤끝은 서운하고 냉정하다. 그러니 마지막이 더 뒤에 올 수 있도록 초심을 지켜야 한다. 현재 ‘무한도전’ 멤버들 중 초심을 유지하는 멤버는 얼마나 될까. ‘무한도전’ 위기는 현재 무도 멤버들에 대한 불만이다. 

그렇지만 한편에선 ‘음주운전’을 일으킨 범죄자로 수혈하자고 한다. 현재 무도 멤버들의 안이함에, 길-노홍철을 얹으면 근본적 문제가 해결될까. 길은 만취 음주운전과 무도 멤버들이 출연하는 ‘유료 콘서트’ 추진으로 신뢰를 잃었다. 노홍철 역시 만취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게 걸렸고, 디스패치는 이 사태를 밀착 취재했다. 또한 자숙한다고 알려진 상태에서 유럽 여행 프로그램을 촬영했다. ‘무한도전’으로 얻은 명예와 지위를 그들이 버렸다. 아무도 길-노홍철에게 불법 음주운전을 하라거나, 특정 복귀방식을 부추기지 않았다.  

그래도 길-노홍철 복귀설은 제기된다. 지난주 ‘무한도전’ 방송 초반 길-노홍철 복귀 논란 문제를 다뤘다. 최근 ‘무한도전’이 위기라는 말과 함께 길-노홍철 복귀설이 솔솔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현재 길-노홍철 복귀는 ‘무한도전’ 팬 사이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 

‘그 녀석’이라고 비켜 표현하면 다인가

본론으로 돌아와 아이러니하게 길-노홍철 복귀 이슈를 꺼낸 ‘무한도전’는 자충수를 두었다. 김태호 피디가 선을 그었지만 그동안 길-노홍철 복귀 이슈는 출연진-제작진이 생산해 왔다. 외부에서 뭐라고 하든 ‘무한도전’은 지조를 지키면 된다. 하지만 대놓고 길-노홍철 편을 드는 출연진-제작진을 너무 많이 봤다. ‘무한도전’ 방송에서 ‘그 녀석’이란 호칭으로 숱하게 언급됐다. 아예 지난해 무한도전 공식 SNS에 길-노홍철 복귀 설문조사가 올라왔다 삭제됐다. 제작진이 주체적으로 올린 설문조사다. 

앞서 2014년에 길-노홍철 복귀설은 정점을 찍었다. ‘2014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김태희 작가는 “특히 노홍철이 고구마를 나르다 넘어질 때가 기억난다”고 했고 하하는 “‘무한도전’에 두 분이 없다. 오늘도 대기실에서 얘기했다. 이게 맞나 싶었다. 그 녀석(노홍철)과 대머리 형(길)이 같이 있어야 되는데 마음이 많이 안 좋다. 내년엔 이곳에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한도전’ 대표성을 지닌 인물이 시청자에게 ‘복귀’를 받아달라고 조르는 모양새처럼 느껴졌다. 길-노홍철과 ‘방송연예대상’에 나란히 서고 싶단 얘기는 ‘무한도전’ 복귀에 동의해달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하하는 쏟아지는 화살에 바로 사과했다. 그 뜻 아니면 무슨 뜻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 후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약이었는지, ‘무한도전’ 출연 패널은 “언젠가 돌아와야 하지 않을까”란 의견을 냈다. 반면 ‘예능총회’는 이경규-유재석이 점령했다. 바로 이것이다. 길-노홍철과 이경규-유재석 차이가 방송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길-노홍철과 이경규-유재석의 급 차이가 너무 났다. 

이경규 앞 무도 멤버 모습이 ‘길-노홍철 부재’ 때문인가

평소 이경규-유재석은 자기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한도전’ 제작진이 이경규의 의자를 준비한 것도 이에 대한 존대다. 이경규-유재석은 사생활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방송과 이미지 역시 마찬가지다. 정도를 벗어나는 말, 예컨대 길이 김연아에게 한 ‘솜털발언’ 같은 것을 전혀 하지 않는다. 

이경규는 웃기면서도 소름 끼치도록 무서웠다. “내년 2~3명은 이 자리에 나오지 못한다” “2016년 예능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고 예언했다. 특히 윤종신이 “예능인에게 복지가 필요하다”고 하자 “누워서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된다. 누워서 계속 할 수 있다”고 응수했다. ‘예능인의 복지’에 대한 간접적 돌려 까기다. 무도 멤버들은 이경규의 아우라에 감히 끼어들 수 없었다.

이경규 앞에서 유재석도 맥을 못 췄다. 이경규는 유재석에게 “의견을 다 묻지 말고 빨리빨리 진행하라”고 부추겼다. 이경규의 ‘버럭 콘셉트’에 맞는 돌직구다. 많은 패널에게 발언 기회를 주려는 유재석의 진행을 막았다. ‘2015년 예능 결산’이 포인트지, “내가 올해 이런 활동을 했다”는 홍보 자리가 아니었다. 

비단 길-노홍철 뿐이 아니다.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다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수근, 장동민, 유상무 등이다. 누구는 “사람이 없다”며 항변하지만 정말 사람이 없을까. 수많은 연예인이 생계를 걱정하며 기회를 노린다. 광희는 ‘무도 공개수배’에서 진정한 무도 멤버가 됐다. 그렇다고 사고를 친 그들에게 특출한 재능이 있는가. 길-노홍철 복귀설은 누구를 위한 복귀설인지 궁금하다. 

이경규조차 예능 프로그램의 희비를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다. 베테랑조차 방송을 어렵게 여기고 조심하는데, 굴러온 복을 차버린 사람을 어떻게 봐야 할까. 결국 대중이 민감하냐, 둔감하냐로 판이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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