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당과 총선지형 변화. 선거구 획정안 어떻게 되나? 

김: 12월 15일, 3인3색은 지난 일요일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여 내년 총선지형 자체가 격변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예상되는 상황과 변수들에 대해 짚어보고 또 오늘이 선거구 획정안 처리 기한인데 아직 여야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결심하겠다고 했는데 그 내용이 어떤 것이 될지에 대해서도 짧게 다루겠다. 

우선 안철수 의원 탈당부터 짚어보자. 지난 주말 동안 상황이 무척 긴박하게 돌아간 것 같다. 마치 지난 2012년 대선 단일화 협상을 다시 보는 느낌이 들 정도였는데 어떻게 보았나.

이 :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최종 결심을 했다는 것이 금요일부터 외부로 알려지기 시작을 했다. 그러면서 탈당을 막고자하는 노력들이 다양하게 펼쳐진 것 같다. 문재인 대표와 주류측은 물론이고 비주류측도 탈당을 만류하고자 하는 생각은 있었던 것 같다. 그 외에 구당모임, 통합행동, 원로모임 등 다양한 그룹에서 일단 탈당결심을 만류하고자 노력을 했고 토요일 저녁에는 긴급의총까지 소집이 되었고 이 자리에서 결의문을 채택해서 안철수, 문재인 양측에 전달하는 모양새까지 갖추었지만 실패했고 마지막에는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 집을 방문하는 모습까지 연출했지만 40여분 만에 문전박대를 당했고 안철수 의원은 결국 탈당을 강행했다. 알려지기는 기자회견 45분쯤 전에 문-안 두 분이 통화를 했지만 혁신전대를 받는 문제에 대한 입장차이만 확인하고 끝났다고 한다. 문제는 이후에 동반탈당이 얼마나 이뤄지느냐가 관심사인데 현재는 좀 주춤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최측근으로 알려진 송호창 의원은 탈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유승엽 의원도 한발을 빼는 모습이다. 결국 문병호 의원과 황주홍 의원 두 분 정도가 탈당할 것으로 보이는 국면이다. 나머지는 당내에 잔류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문재인 흔들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김 : 탈당을 막으려는 여러 가지 움직임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었다고 보나. 

정 : 안철수 의원이 혁신의 최대과제 중 하나로 낡은 진보청산을 말했는데 이것이 한상진 교수가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좌파운동권이 주축인 친노, 386 등을 지칭하는 것이고 이들을 청산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할 정도로 불신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에 중진들이 의총 결과를 가지고 안철수 의원 집을 방문을 했을 때 고성이 오고 갔다고 하는데 그 내용이 친노, 386 등이 자신을 공격했던 내용들에 대한 강한 불쾌감을 토로한 것이었다고 한다. 마치 물과 기름이 썩이지 못하는 것처럼 서로 함께하기 어려웠던 것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안의원이 속한 비주류가 세 자체가 약하고 안 의원 또한 비주류의 한 축이지 그들을 모두 아우르고 있지 못한 현실 또한 당내에서 입지를 굳히기 어렵게 만든 것 아닌가 한다. 사실 안 의원의 경우는 야권 내에서는 본류라기보다는 소위 +@ 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 것을 안 의원 스스로 잘 알고 있음에도 당을 자신이 장악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기 자신도 무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간 것은 정 안되면 같이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된다. 

김 : 안철수 의원이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양보를 한 것과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한 것은 전혀 달랐던 것 같다. 박원순 시장에게 양보한 것은 자기 스스로 판단에 의해 흔쾌하게 물러선 것이라면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한 것은 떠밀려서 한 것이고 원치 않았는데 어쩔 수 없어서 그렇게 했고 그것이 상처로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된다. 그 이후 어느 정도 정리된 시점에서 다시 정치 전면에 섰는데 이번에 혁신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측을 두텁게 에워싸고 있던 것이 바로 낡은 진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인식에 대해 문재인 대표 측이 새누리당 프레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지적을 하자 굉장히 불쾌하게 반응을 했던 것이다. 사실은 그동안 야당에서는 정체성 강화냐, 중도층 흡수를 통한 외연 확장이냐를 두고 오랜 논란이 있어 왔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열린우리당 창당 이후부터 지속되어 왔던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이 : 안철수 의원과 손을 잡고 새정치연합을 만든 것 자체가 중도 흡수를 통한 외연 확장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지만 외연을 확장한다고 하더라도 이번에 혁신 논란에서 안의원이 말하는 낡은 진보청산이라고 규정하면서 소위 +@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당의 중심을 차지하려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세력이 상당히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 이 문제는 이 양 세력이 상호간에 대단한 불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안 의원과 지난 대선에서 함께 했던 소위 무당파 젊은 층들의 경우 대선 단일화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와 친노세력 더 나아가서 안철수 의원 쪽으로 와 있던 야당 출신 인사를 포함해서 정치권 사람들에게 대해서 굉장한 불신과 배신감을 느끼고 많이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그 이후 안의원이 새정치연합으로 합치는 과정에서 또 한 번 배신감과 이탈이 있었고 이번 혁신과정에서 다시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 야당진영의 경우 전통적인 야당 지지세력과 친노로 포괄되는 세력 그리고 중도 무당층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을 어떻게 화학적으로 통합시켜서 대오를 형성하느냐가 중요한 과제인데 이번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힘들어졌다고 보인다. 무당층 내지 2∼30대 젊은층이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높아져서 이 부분이 앞으로 과제로 남았다고 할 것이다. 야당의 경우는 젊은층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투표장으로 나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들이 박근혜 정부 비판의 대열에 나설 때 희망이 생기는 것인데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보인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은 그런 점에서는 아프게 다가올 수 있다고 보인다. 

김 : 어떤 면에서는 손학규 전 대표의 경우 본인이 경륜이 있고 기본적으로 운동권 출신이다 보니 극명하게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손의원이 취한 기본 스탠스는 ‘잃어버린 600만 표를 되찾겠습니다’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중도층 확장의 아이콘이라 할 수가 있다. 그런데 잇달아 경선에서 실패하고 지난번 재보선 패배 이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칩거 중이다. 이것이 계속 이어져 오는 문제라고 볼 수가 있다. 그런데 오히려 당의 중심이 확고하다면 그런 중심을 가지고 외연을 넓히는 문제가 탄력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데 지금은 중심이 약하니까 외연을 넓히기도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 그런 점에서는 야당의 당내 투쟁이 어떤 가치를 중심에 놓고 벌어지는 내부투쟁이 아니라 서로 이익을 놓고 다투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할 것이다. 당이 뭔가 중심이 확실하고 내세우는 가치가 분명하다면 그것을 중심으로 나머지도 여유가 생길 것인데 오히려 그 부분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은 문재인 대표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친노라 일컬어지는 세력의 개념은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이루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분명히 다가오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야당시절 박근혜 대표는 한나라당이 차떼기당 이미지로 위기에 처했을 때 보수의 기피를 확실히 내세우면서 청산되어야할 부패정치세력에서 벗어나서 다시 세력 재결집에 성공했다. 야권에서는 이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이고 그런 점에서는 앞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라도 이번과정에서 제대로 가치를 새롭게 내세우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것이다. 

김 : 서로의 차이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것은 결국 총선 이전에 다시 같이 갈 수 있느냐 아니면 총선은 각자 가고 총선 이후에 다시 모색을 해야 하느냐로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역 정치인들은 총선 이전에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려할 것인데 이것이 가능할 것인지 지켜볼 대목이다. 그것도 쉽지 않고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야권연대하고는 차원이 다를 것 같다.

정 : 기본적으로 새정치연합은 주류, 비주류라고 할 때 주류는 친노그룹이고 비주류는 호남 기타라도 한다. 이렇게 보는 것은 주류의 시각인데 이것은 문제가 있다. 새정치연합의 중심은 호남인데 그 호남이 흔들리면 모든 것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지금 호남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이 정리가 되지 않고 현재 상황이 지속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박지원 의원이나 천정배 의원의 경우도 호남 내에서 정리가 되지 못할 경우 밖에서 정리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새정치연합의 본질적 문제라고 본다 리더십의 문제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새누리당은 영남이 대단히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반면에 연합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는 호남은 DJ 이후 이런 양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고 보인다. 이런 부분을 유의해 보면서 앞으로 4개월 동안 호남이 어떻게 정리가 되느냐에 따라 현재 야권 판도 정리가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호남에서 새정치연합이 40%∼50% 정도이고 나머지는 나뉘어 있기 때문에 정리가 되지 않고 있는데 어느 쪽이 70%정도를 차지하고 정리가 되면 수도권도 정리가 될 것이다. 

김 : 그런 면에서 본다면 총선 이전에 통합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천정배 신당 등이 수도권에서는 인물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연대문제가 검토가 되고 있지만 호남에서는 야당 내 경쟁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기정사실화 해놓고 판이 짜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이 된다. 

이 : 저도 그런 점에서는 방금 정 국장 생각과 좀 다르게 보고 있다. 호남이 정리가 되면 야권 판이 정리가 된다는 말씀인데 지금 상황은 좀 다르다는 것이다. 결국은 호남은 이번 과정에서 호남의 현역의원들은 주류, 비주류 상관없이 이들이 호남 유권자들의 기대를 전혀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고 당을 떠나서 현역에 대한 물갈이 욕구가 어느 지역 보다 강한 곳이 호남이라고 본다. 특히 광주가 더 그렇고 전남, 전북도 조금 양상을 달리 하지만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공천혁신을 해서 좋은 새 인물을 많이 공천을 하느냐, 아니면 밖으로 나간 천정배 신당이든 다른 당이든 그쪽에서 좋은 인물을 많이 발굴하느냐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문제는 수도권인데 야권이 나뉘어서 선거를 하는 것이 절망적인가 아니면 꼭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과거 역대 선거의 경험을 본다면 야당끼리 경쟁이 치열할 경우 오히려 야당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15대 총선 당시 새정치국민회의와 꼬마민주당이 있었는데 수도권에서 꼬마민주당 후보가 강력해서 경쟁이 치열한 경우 오히려 국민회의 후보가 당선된 지역이 많았고 반면에 꼬마민주당 후보가 경쟁력이 없어서 5% 미만을 가지고 갔을 때 당시 여당이 승리했다고 한다. 지금 중앙일보 보도에도 여론조사가 나와 있지만 수도권에서 야권이 나뉘어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반드시 여당에게 어부지리를 주고 야권에 불리한 것인지는 따져보아야 할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키워드

#3인3색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