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치킨게임으로는 누구도 민심 얻지 못할 것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제안했던 문--박 연대를 안철수 의원이 거부했다. 안철수 의원은 혁신전대를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그것은 문재인 대표가 수용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에 따라 연대를 거부할 명분을 찾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이 코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새정치연합이 지도체제를 둘러싼 내분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끝없이 내부 분란에 휩싸여 있는 것을 바라만 봐야 하는 야권 지지층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현재 야당은 의석수로만 본다면 그리 적은 숫자를 가진 것이 결코 아니지만 무기력하고 무능력할 뿐 아니라 정부 여당에 대한 견제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정치적 대안세력으로의 희망도 주지를 못하고 있다. 이렇게 야당이 무기력하고 무능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독선과 독주를 강화시키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문--박 연대가 현재 야당이 안고 있는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거나 해소할 수 있는 처방이 될 수 있을 리 만무하지만 이 제안을 거부하고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고 전당대회를 새로 열자고 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문재인 대표는 이미 재신임을 묻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었지만 한사코 이를 말린 사람들이 이제 다시 전당대회를 열자고 하는 것은 받기 어려운 제안을 역으로 던져서 치킨게임을 계속하자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표의 경우도 실질적인 목적이 안철수 의원과 손을 잡는 것이라면 굳이 박원순 시장을 먼저 만나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야당이 지금처럼 지리멸렬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지층과 국민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준다면 내년 총선에서 어떤 결과를 얻게 되더라도 국민들로부터 동정을 얻지도 못할 것이란 점이다. 그뿐 아니라 현재 박근혜 정부에서 자행되고 있는 민주주의의 퇴행과 민생파탄 그리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오만 방자한 국정운영 행태 등에 대해서도 이를 제대로 견제하거나 맞서 싸우지 않고 자기 밥그릇 싸움에만 골몰하는 야당이 먼저 심판받을 거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결단하고 내려놓는 리더십이 필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민생 파탄 등으로 시중의 민심은 정부 여당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이고 YS 서거를 지켜봤던 많은 국민들은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현 시국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국민들로 하여금 과거 7080년대 YSDJ 두 지도자가 서로 경쟁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협력하여 독재권력과 맞서 싸우던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YS 서거에 대한 크나큰 아쉬움으로 표출되기도 했다.

역사 바로세우기에 앞장섰던 YS의 정치적 아들을 자임하면서도 새누리당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논외로 하더라도 과거 민주화 운동 시절을 상기하면서 YS를 계승하겠다는 현재 야당에서 리더라 할 수 있는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이 서로 경쟁을 하면서도 협력도 할 줄 아는 통 큰 리더십을 가지기를 기대한다면 지나친 상상력의 발동이라 할 것인가.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대표의 제안을 수용하면서 이것만으로 부족하니 호남의 대표성을 보완하고 나아가 혁신을 혁신답게 하기 위해 문재인 대표 측의 통 큰 결단을 촉구했다면 야권 지지층의 박수를 받았을 것이고 문재인 대표 또한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안철수 의원이 그동안 자신이 구상했던 혁신안을 당의 지도부로서 과감히 실천하면서 새정치연합에 새바람을 불어 넣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반대로 문재인 대표의 입장에서 안철수 의원이 제안한 혁신전대를 전격수용하고 이를 자신이 제기했던 재신임의 기회로 활용하면서 안철수 의원에게 탈당한 천정배 의원 등에게 전당대회에 참여하도록 교섭에 나서줄 것을 부탁할 수는 없는 것일까. 내년 총선만이 아니라 2017년 대선까지를 생각한다면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 모두가 이 시점에서 결단하고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기 바란다.

야권 지지층이나 현 시국상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실망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정치지도자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심하고 과감하게 실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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