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2TV '해피투게더' 캡처>
▲ <사진=KBS 2TV '해피투게더' 캡처>


[폴리뉴스 오현지 기자]지난 2일 저녁, 한참 일을 하고 있는데 메일이 한 통 왔다. ‘장윤정 애미입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이었다. 장윤정은 도경완 아나운서와의 결혼 시기와 맞물려 혹독한 관심을 받았다. 친어머니 육흥복-남동생 장경영과의 금전적 문제였다. 그때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장윤정을 잘 봐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어 지난 5일 ‘장윤정 애미입니다(2)’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았다. 이번엔 금전적 문제가 언급됐다. “독한 제 딸년이 제 아들놈 급여를 압류하고 회사 대표에게 소송을 걸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조카 분유값을 압류했다” 등의 내용이었다. 지난 2일 보낸 메일보다 수위는 높았다. 

많은 언론에서 장윤정 이야기를 대서특필했다. 필자는 장윤정-친어머니 육흥복의 이야기를 써야 할지 그냥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고심 끝에 펜을 들었다. 

장윤정-친어머니 육흥복의 이야기와 연관없는 에피소드가 있다. 최근 한 남자배우 제보를 받았다. 그는 필자에게 “사기를 당했다. 꽃뱀이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그가 나에게 제시한 것은 ‘고소장’이었다. 필자는 정중히 거절했다. 엄밀히 말하면 ‘고소장’은 증거가 될 수 없다. ‘고소장’에 증거가 첨부됐다고 하지만, 그에게만 증거일 뿐 경찰이나 검찰이 채택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제 막 수사가 들어간 상황이었다. 그러니 객관적 기사를 쓰기에 불충분한 자료였다. 완곡하게 “기사를 쓸 수 없다”고 거절했다. 다시 그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이 있다. 신작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나 ‘내부자들’에도 ‘펜의 권력’이 얼마나 막강한지 잘 드러난다. 이번 주 장윤정-친어머니 육흥복의 이야기를 담은 기사가 쏟아졌다. 

기사를 쓰기 전 기자는 생각에 잠긴다. 무엇을 대중에게 알려야 할지, 누가 이슈를 만드는지, 감정 소모 논란의 최종 이득자는 누구인지, 누가 왜 궁금해하는지 따진다. 장윤정-친어머니 육흥복의 이야기를 놓고 생각해 봤다. 대중의 호기심이 앞선 것인지, 그것이 앞섰다면 언론의 주관은 어디까지 개입하는 것이 최선인지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다. 그러나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없었다. 계속 망설이는 사이 한차례 폭풍이 지나갔다. 이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대중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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