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11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대학생 창업자인 심성주 텀퓨어 대표와 함께 텀블러 세척기를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제공></div>
▲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11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대학생 창업자인 심성주 텀퓨어 대표와 함께 텀블러 세척기를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제공>

[폴리뉴스 이주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회의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국내 재계 5위 그룹 총수의 국감 출석은 흔치 않은 일이다. 게다가 신 회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때 증인 출석을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고 성실히 국감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 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 결정은 현재 롯데가 처한 상황을 알려준다. 총수일가의 ‘막장 드라마’ 같았던 경영권 분쟁이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지만 롯데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은 좋지 않다. 신동빈 회장의 어깨가 무거워 보이는 이유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 창업주인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친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빼앗길 뻔 했지만 오히려 ‘원톱 체제’를 굳히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8월 1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보장받았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사실상 한국과 일본에 걸친 롯데의 지주회사다. 이날 임시주총으로 신동빈 회장은 한·일 롯데 최고경영자 자리를 꿰찼다.

얼마 전까지 롯데의 최고경영자는 신동빈 회장이 아니라 신격호 총괄회장이었다. 90살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롯데 경영권을 틀어쥔 신격호 총괄회장은 계열사 경영진의 보고를 받으며 사소한 부분까지 챙겼다고 한다. 심지어 껌 종이 원가까지 보고받았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결과 신격호 총괄회장은 2선으로 물러나게 됐다.

신동빈 회장 원톱 체제 구축을 계기로 롯데는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롯데 임직원들은 신동빈 회장이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신동빈 회장은 보수적이고 위계를 중시하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달리 적극적이고 전문경영진에게 권한을 주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아버지보다 ‘통 큰 경영자’인 셈이다.

신동빈 회장은 과거 롯데 계열사들의 일거리까지 탐냈던 일가친척들이나 그들의 지인들을 몰아내면서(?) 임직원들의 신임을 얻었다. 롯데 계열사 임직원 다수는 신동빈 회장이 취임한 2011년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전반적인 그룹 문화가 과거보다 더 합리적이고 투명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은 롯데 임직원들과 달리 롯데가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롯데는 국내 최대 ‘유통공룡’이다. 국내 최대 백화점은 물론 국내 제과기업, 국내 최대 음료기업, 국내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등도 롯데 계열사다. 모두 우리 국민의 실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기업들이다. 그만큼 국민은 롯데에 대한 관심이 크다.
 
특히 국민은 롯데가 ‘상생’과 ‘동반성장’에 앞장서길 바란다. 그동안 잇따른 ‘갑질’과 ‘골목상권 파괴’ 논란을 빚어온 롯데의 ‘환골탈태’를 기대하는 것이다.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을 틀어쥐면서 롯데는 여러 분야에서 개선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부족해 보인다.

우선 신동빈 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다른 재벌 총수들보다 성실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신동빈 회장은 국감을 통해 갑질을 근절하고 상생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 국민은 롯데가 진정한 ‘한국기업’임을 진심으로 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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