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전수영 기자] 광복 70주년을 맞아 특별 사면된 최태원 SK 회장의 행보가 가히 파격적이다. 조금이라도 몸을 추스른 후에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외로 사면 다음날부터 회사에 출근 업무보고를 받고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일주일간 쉼 없이 대전, 세종시, 울산 등 전국을 누비며 강행군을 펼친 거리가 600km가 넘는다고 하니 꽤나 부지런히 움직였다고 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작정한 듯 출소하자마자 주력 계열사들을 챙기고, 대규모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어려운 경제상황이지만 정면 돌파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최근 행보가 특별 사면을 해준 정부에 대한 ‘감사 차원’일 수도 있다는 의혹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했다고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 총수의 불법에 대해서는 엄단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고, 이번 수감이 처음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면은 진정한 ‘특별 사면’이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최 회장이 사면 이후 전국 여러 곳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하는 것이 현 정부의 경제 기조인 ‘창조경제’에 코드를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과도한 ‘추측’일지 아니면 ‘팩트(fact)’일지 모르지만 이는 중요치 않다. 코드를 맞추는 것이든 아니면 그동안 진행하지 못했던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사전 점검 차원이든 최 회장이 말했던 내용을 그대로 실천하면 그만이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고용도 늘리고, 투자도 늘리면서 경제활성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준다면 최 회장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정부가 새로운 경제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앞 다퉈 투자계획과 채용계획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자신들이 발표한 내용을 지켰는지에 대한 결과를 명확히 밝힌 곳은 흔치 않았다. 생색내기 아니면 면피용으로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의 발언이 국민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이다. 문제는 실수를 한 후에 진심으로 뉘우치고,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최 회장이 영어(囹圄)의 생활을 하면서 많은 반성과 함께 재계 3위의 SK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경제활성화를 통해 우리사회에 끼쳤던 빚을 갚고자 한다면 모든 약속을 지키면 된다.

최 회원의 광폭행보와 함께 밝히고 있는 각종 투자 계획에 박수와 찬사를 보내면서도 향후 모든 계획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고 제대로 잘 실행되는지 지켜볼 일이다.

SNS 기사보내기

키워드

#기자수첩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