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은 있으나 기본이 없다”

[폴리뉴스 김태구 기자] “열정은 있으나 기본이 없다”

어떤 일을 추진할 때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마음만 앞설 때 충고하는 말이다.

금융당국은 3일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인가 기준을 문답 형태로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금융당국은 이 기준을 통해 금융지주 혹은 은행 단독 설립보다는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참여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 또 인터넷은행이 예금계약, 대출심사승인 같은 본질요소가 아니라면 고객모집 때 ICT 기업이나 플랫폼 사업자가 고객과 접하는 채널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움직임 속에 다음카카오는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공식화하며 준비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다음카카오를 손꼽는다. 약 3800만 명이 가입한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을 통해 뱅크월렛카카오와 카카카오페이 등의 금융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있어서다.

다음카카오가 구상하는 인터넷 전문은행도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은행으로 알려졌다. 기존 송금·결제 서비스에 대출 등을 더해 오프라인 은행이 하는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하지만 다음카카오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카카오톡 시스템이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데 인터넷 포털 검색창에 ‘카카오톡 패키지 파일이 올바르지 않습니다’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최근 몇 년 동안 쌓인 관련 불만들이 쏟아진다.

이에 대해 카카오측에 문의했으나 앱 스토어 ‘구글 플레이’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라는 답변뿐 어떠한 대책을 들을 수 없었다. 다음카카오는 관련 불만이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홈페이지를 통한 어떠한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물론 메신저 ‘카카오톡’ 앱 설치에서 문제가 있다면 구글 등 앱스토업자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멀쩡히 잘 사용하던 카카오톡을 업그레이드하는 순간, 이런 문구가 뜬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는 시스템 오류로 결제, 조회 등의 일부 서비스가 장애를 넘어 통장(계좌)이 통째로 사라질 수도 있어서다.

카카오톡 관련 문제가 몇 년 동안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면 구글, 애플 등 앱스토업자에게 책임을 떠넘길 게 아니라, 이들과 협의해 우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소비자나 이용자에 대한 다음카카오의 최소한의 책무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사용자 확보에만 매달릴 뿐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다음카카오의 대처가 아쉬운 대목이다.

SNS 기사보내기

키워드

#기자수첩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