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제공>
▲ <사진=KBS 제공>

[폴리뉴스 오현지 기자]‘어셈블리’에서 묘사한 국회 현실이 화제다.

지난 15일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 1회가 첫 방송됐다.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을 집필한 정현민의 복귀작이다. 국회 보좌관 출신의 쓴 작품답게, ‘국회 정치 냄새’를 화끈하게 풍겼다. 하지만 5.2% 시청률에 머물렀다. ‘어셈블리’가 정치 드라마의 흥행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어셈블리’가 명품 정치 드라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시청자에게 올바른 국회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어셈블리’는 현시대 시청자가 불만인 정치 현장을 영상으로 옮겼다. 국회의원과 정치인은 뛰어난 언변술과 지략으로 공천 자리를 놓고 대립했다. 기사로 나오는 내용과 다른 공천 비하인드 스토리는 시청자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경찰서에서 송윤아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앞에서 싸우지만 뒤에서 형님-동생하는 사이라던데 맞느냐?”는 돌직구 질문을 받는다. 시청자는 ‘보도자료 형식’의 발표보다 밀실 정치에 관심이 컸다. 정현민은 이 점을 잘 살렸다. 특히 친절한 인물 설명과 대사 곳곳에 나오는 용어는 정치드라마의 리얼리티를 끌어올렸다. BH(Blue House, 청와대), 빨대(정보를 제공하는 인맥), 반청(청와대와 반대되는 세력), 낡은 사람(오랫동안 정치를 하며 기득권을 유지한 사람, 노친네로 통용되기도 함) 등의 단어는 ‘어셈블리’가 프로 드라마임을 증명했다. 

반면 ‘어셈블리’는 시청자에게 잘못된 선입견을 심을 여지를 남겼다. 국회의원과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한 묘사다. 국회의원은 비서관, 보좌관 등과 함께 일한다. 훌륭한 비서관, 보좌관이 있어야 뛰어난 국회의원이 나온다. 국회의원의 비서관, 보좌관 등은 수행비서가 아니란 얘기다. 비서관, 보좌관은 국회의원의 개인 수발을 드는 사람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비서관, 보좌관과 함께 토의하며 정책을 추진하고 법을 만든다. 고용된 비서관, 보좌관의 대부분이 국회의원의 브레인이다.

그러나 ‘어셈블리’ 1회에서 이 부분에 대한 묘사가 아쉬웠다. 대부분의 비서관, 보좌관은 정책, 입법 등 업무를 한다. ‘어셈블리’ 1회에서는 그저 국회의원이 시키는 명령, 때론 감정적 명령일지라도 따르는 것처럼 보였다. 비서관, 보좌관에 대한 잘못된 오해가 생길지 모르겠다. 

고작 이제 1회 뿐이다. 시청률이 낮은 것에 대해 일부 시청자는 “이러한 웰메이드 드라마를 안 보다니”라며 격분했다. ‘웰메이드’는 맞지만 정치에 생소한 시청자의 눈높이를 고려해주길 바란다. 비서관, 보좌관의 능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좋겠다. 

또한 그동안 정치에 관심이 없던 시청자를 사로잡으려면 ‘빠르고 긴장감 넘치는 폭풍 전개’보다 ‘쉬운 풀이’가 나을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그들만의 이야기이지만 ‘그들만의 드라마’는 아니지 않는가. ‘그들’만 바로 알아듣고 감탄하는 드라마가 되면 참 아쉬울 것 같다. 따라오다가 헉헉 대는 시청자를 놓치면 이보다 아까운 상황이 또 있을까. ‘정치 드라마의 대중화’는 흥미가 없는 이들까지 포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어셈블리’의 ‘그들만의 리그’가 시청자의 장으로 커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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