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 본지 발행인, 이명식 논설주간, 정 찬 정치국장)
[폴리뉴스 이명식 논설주간 대담/정리, 이은재 기자 동영상]박 대통령, 얻은 것보다 잃은 것 많아 
김 : 오늘은 먼저 유승민 거취 정국이 끝났는데 그 후폭풍에 대해 짚어보고 새정치연합의 2차 혁신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다. 먼저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친박이 정했던 7월 6일이란 시한을 넘기고 본인이 원했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뜻을 물어 그 뜻에 따르는 방식으로 사퇴했다. 그런데 사퇴하면서 던진 말이 작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대통령을 향해 정면공격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정 : 대통령의 뜻대로 상황이 정리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입은 모양새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 당정청 관계는 지난 5월 15일에 회의를  가졌고 그 이후 국회법 문제로 열리지 못했는데 이제 복원을 하고 청와대가 달라진 면모를 보여준다고 했다. 어째든 이번 과정에서 청와대가 보여준 사태 수습 능력이나 정치력 부재 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을 것 같다.  

김 :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자신은 그 가치를 지키려한 것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쏜 것이라 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 : 그렇다.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난 것은 제왕적 대통령으로 인해 정당정치가 다시 퇴행했다는 것이다. 의원들이 선출한 원내대표가 가지는 의미는 과거 김대중 정부 당시 대통령이 당 총재를 겸하는 제왕적 대통령의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당권과 대권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와서 그런 방향으로 정착이 되었다. 이 당시에는 원내대표가 아니라 원내총무라고 해서 당 총재가 임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원내 중심정당으로 가야한다는 문제의식이 강해지면서 의원들이 뽑는 원내대표로 격상이 되었다. 일상적인 당무는 당 대표가 처리하지만 국회는 의원들이 직접 뽑은 여야의 원내대표가 협상을 통해 운영하도록 되었던 것이다. 이것은 과거 배후에서 당 총재들이 조종하면서 국회를 움직였던 것보다 진일보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정당정치의 흐름을 일거에 후퇴시키고 말았다. 이것은 명백한 퇴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새누리당이 이제 다시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하는데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내부 갈등이 불거지지 않도록 합의추대를 한다고 하는데 이 또한 퇴행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대통령이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전쟁에서는 진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김 : 방금 지적대로 원내대표는 당내 권력 분산 차원에서 나왔던 것인데 이것을 일거에 후퇴시킨 것은 상당히 치욕적인 일이고 정당정치 퇴행으로 보는 것이 옳은 것 같다. 한편으로 과거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이회창 총재에 대항해서 당권 대권 분리를 주장했고 그것이 수용이 되지 않아서 당내 민주화를 주창하면서 탈당까지 감행하기도 했던 분이다.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신보수 노선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는데 사실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가 지난 대선에서 경제민주화, 생애맞춤형 복지 등 신보수 노선으로 수도권과 과 중도표를 받아서 당선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렇게 대통령이 되기 전 모습과 대통령이 된 이후의 모습이 전혀 달라서 새누리당 의원들이나 지지자들조차 당혹스럽다는 말들을 할때가 많다. 이 이중성과 그로 인핸 당혹감에 대해 어떻게 보아야 하나.

정 : 청와대 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거나 문제제기를 하는 것을 기피하거나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많은 것 같다. 이번 유승민 원내대표 문제의 경우에도 청와대 내에서는 이것이 아까 말씀하신 민주주의나 정당정치 차원에서 보기보다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대통령에게 도전했고 배신했다는 개인의 문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당장 내년 총선에서 어려움 겪을 것 

이 : 이중성이란 말씀이 있었는데 그 부분이 앞으로 여당을 갑갑하게 만드는 문제가 될 것이다. 집권당이라 하더라도 집권 후반기로 가면서는 당내에 일정한 노선상의 대립이나 갈등이 있으면서 새로운 리더십이 형성되어 가는 것이 정상이고 그렇게 해야 다음을 기약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가 집권당내에서 야당처럼 비쳐서 성공한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것을 일체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친박이 그 내부에서 차기를 준비할 수 있는 인물을 성장시킬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다. 대통령에게 경쟁자까지 아니더라도 조금만 성향을 달리하면 배신의 정치라고 하면서 싹을 자르면 누가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렇게 가면 무엇으로 총선을 치르고 다음 대선을 어떻게 대비할 지 여권의 고민이 깊을 것 같다. 

정 : 청와대의 분위기는 김무성, 유승민이란 비박 지도부가 총선에게 이기면 대통령의 레임덕을 가속화시키게 된다고 보는 것 같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의 이점을 살린다면 일정한 마지노선은 지킬 수 있을 것이고 지더라도 자신의 통제 하에서 당이 운영되는 것이 임기 후반에 올 수 있는 급격한 권력의 누수를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 아닌가 보인다. 청와대내의 흐름은 총선 승리보다는 자신의 레임덕을 막는 것을 더 중시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만드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김 : 박근혜 대통령이 부동의 대선 주자가 되도록 하는데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얻은 120석의 마지노선이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그때 당시 탄핵 후폭풍으로 처음에는 50석도 어렵다고 했는데 결국 121석을 얻었고 선거의 여왕으로 화려하게 재등장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때도 상징은 천막당사였다. 박근헤 대통령이 여러 차례 당을 위기에서 구했는데 그때마다 신 보수를 주창했던 것을 기억하는데 이번 유승민 원내대표 파동을 보면 참 아이러니 하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유승민 원내대표는 여론조사 상에서 상당히 급부상한 것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보나. 

유승민, 어려움 겪을 것이지만 차기 주자로 확실히 자리매김                      

정 : 일시적 현상인 측면도 있을 것이지만 어째든 급부상한 것은 맞다.  

이 : 유승민 원내대표가 당장은 운신의 제약이 따를 것이고 스스로도 함부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차기 대선까지 가는 긴 흐름에서 본다면 앞으로 여권이 어려움을 겪게 될 때는 여러 사람들이 유승민을 떠올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 보인다. 그런 면에서 단기적으로는 잃은 것이 많지만 장기적으로는 여권에서 새로운 카드로 예비되고 있다는 면에서 얻은 것도 있다고 본다.   

김무성 대표, 양쪽으로부터 신뢰 잃어 

김 : 유승민 원내대표는 여권 내 잠재 후보군으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한 것 같은데 반면에 이번 국면을 거치면서 김무성 대표는 모양새를 구긴 결과가 된 것 같다. 지난 당 대표 경선에서는 수평적인 당청관계를 말하고 비박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이도 저도 아닌 꼴이 되었다. 살아있는 현재권력에 꼬리를 내렸는데 이것을 두고 과거 YS가 말했던 ‘독불장군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노선에 충실했다는 말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나.

이 ; YS를 말씀하셨는데 과거 YS가 민자당에서 후보를 쟁취하기 위해 본인이 마산으로 내려가서 몽니를 부리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의 경우 아직은 자신이 힘이 약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권력에 맞서기 보다는 대표로서 다음을 보고 수습하는 길을 찾은 것 같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청와대나 친박이 참 어려운 결정을 했고 의미 있고 고맙다고 느끼게 만들거나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도 고통스러운 결정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비쳤을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사람이 줏대가 없어 보인 것 아닌가 생각이 되고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 : 정치는 대립각을 세우는 쪽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김무성 대표는 이번 국면에서는 유승민 의원에게 넘겨준 격이 되었고 자신은 양쪽으로부터 휘둘리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그렇다고 앞으로 대통령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것인지는 수습된 이후에는 의문으로 남는다. 일단 공무원연금법과 국회법 문제는 고스란히 김무성 대표의 책임으로 남는 것이기 때문에 유승민 원내대표가 물러났다고 하더라도 청와대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비박계의 신뢰를 얻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번 국면을 거치면서 비박계에서는 내가 저 사람을 믿고 줄을 서야하는 것인지 회의가 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양쪽 모두로부터 지지를 얻고자 하는 정치적 욕심은 있었지만 오히려 양쪽 모두로부터 신뢰를 잃는 결과를 자초하고 말았다고 본다. 

김 : 이번 국회법 개정안에 211명의 의원들이 찬성을 했는데 어떤 측면에서는 개헌 주도세력이 청와대에 시위를 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청와대가 이렇게까지 강경하게 나온 것은 결국 내년 총선 공천 주도권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란 것이 정설인 것 같다. 지난 2008년에 친박이 학살당하고 2012년에는 친이가 작살이 났다. 서로 1대1로 주고 받았는데 2016년 총선에서 친박이 불리하기 때문에 이번에 찍어낸 것이라 본다면 다음은 바로 김무성 대표 차례라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게 본다면 김 대표가 아무리 현재권력을 의식하더라도 그쪽의 신뢰를 얻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번 과정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보이는데 결국 비박계의 신뢰도 얻지 못한 상태에서 어렵게 대권을 향해 가야하는 처지가 된 것 같다. 결국 이렇게 로우 키로 가면서 총선 직전에 뭔가를 노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보인다. 이번 과정이 야당 입장에서 본다면 민주주의의 조종을 울린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이것을 국민들에게 임팩트 있게 각인시키지를 못하고 좀 어정쩡한 것 같았다. 

이 ; 그렇다. 결국 이 국면에서는 대통령과 유승민 두 사람만 보였고 야당은 여러 발언들은 나왔지만 그렇게 의미 있게 다가오지는 못한 것 같다. 국회법이 되돌아 온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막상 표결에 불참을 하니 야당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새누리당에서 유승민 원내대표를 찍어내는 상황에 대해서도 여러 언급은 있었지만 남의 당 문제라 별 영향력이 없었다. 이것은 야당이 현재와 같이 내부갈등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  

새정치연합 2차 혁신안, 내부 논란 재연  

김 : 새정치연합이 그 와중에서 2차 혁신안이 나왔다. 그 핵심 내용은 최고위원과 사무총장을 폐지한다는 것이다. 최고위원은 총선 이후로 넘긴다고 했는데 사무총장은 지금 바로 적용을 한다는 것인가.  

이 : 그렇다. 중앙위에서 혁신안이 통과되면 바로 적용을 해서 사무총장을 폐지하고 5본부장 체제로 간다는 것이다. 

김 : 그런데 지금 나오는 혁신안이 당내문제의 본질을 못 뚫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이 : 혁신안을 도출하는 과정이 새정치연합 당내의 계파갈등의 현상을 짚고 그 현상에 대한 대증적 해법을 제시하는 수순으로 가니까 이런 결과가 도출되는 것이라 본다. 즉 최고위원회가 친노 비노로 나뉘어서 사사건건 대립하고 갈등을 빚으니 차라리 계파간 지분으로 나뉘는 최고위원제를 폐지하자는 것이고 사무총장 자리가 그동안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해 와서 갈등의 진원이 되니 그것도 폐지하자는 것이다. 최고위원을 폐지하고 지역, 세대, 계층을 대변하는 지도부를 구성한다고 했는데 이것이 어떤 방식을 거칠지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고 사무총장 없는 5본부장체제는 대표가 직접 본부장들과 협의해야 하는 것인데 이렇게 수평적으로 분산될 경우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가 최종 콘트롤 타워가 작동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었던 현상을 재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내 현상에 대한 즉자적 대응일 수는 있겠지만 본질적인 해결책인지는 의문이다. 

김 : 비노측에서는 이번 혁신안의 문제의식은 당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인데 총선 이후에 적용할 안을 내놓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질적인 문제는 결국 내년 총선 공천제도 

정 : 지금 총선을 9개월 앞두고 있는데 아직은 혁신안이 총선 판짜기의 본질적 부분은 건드리지 못하고 내놓고 있다고 본다. 지금은 겉도는 문제들이라 할 수 있다. 현재는 여야 모두 내부의 진영내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변죽을 울리고 있다. 사무총장을 폐지하고 5본부장제로 가겠다는 것은 대표가 사무총장을 통해 공천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비노가 갖는 두려움을 건드리자 않고 가겠다는 것이다. 최고위원제를 총선 이후에 폐지하겠다는 것은 비노측의 관심사항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 10월까지 가면서 결국은 공천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두고 승부를 결하게 될 것이다. 

이 : 최고위원을 총선 이후에 폐지하겠다는 것에 대한 반발이 비노측의 핵심적 반발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만약 지금 당장 최고위원을 폐지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한다고 하면 결국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해야 하는 것인데 이것은 분당으로 가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비노측도 함부로 꺼내기 어려운 것이다. 오히려 비노측이 우려하는 것은 5본부장 체제로 가서 그 본부장들이 전부 대표와 직거래를 하게 되면 나머지 최고위원들은 무력해지고 오히려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고 공천은 별도의 기구를 만들고 위원장은 대표가 임명한다면 그 또한 대표 권한이 강화되는 결과가 될 것이란 점이다.  

비노측은 문 대표 거취가 문제의 본질이라 보고 있어

김 : 혁신위의 역할은 갈등상태에 처한 당에게 시간을 벌어준 것일 뿐이라는 지적들이 나온다. 비노측에서 볼 때는 문재인 대표의 거취문제가 핵심인데 그 부분으로 가는 시간을 끌어 주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천노나 문 대표 측이 뭔가 결단을 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으로 함께 가기 어렵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비노측에는 많은 것 같다. 문 대표가 그대로 있는 한 총선에서 공천문제는 불안할 수밖에 없고 총선 승리도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 비노측은 이런 전제를 가지고 보기 때문에 혁신위가 문 대표를 전제로 접근한다면 자기들은 분당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혁신위가 문 대표의 거취문제까지 접근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이 : 혁신위가 당대표의 거취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혁신위가 마무리로 가는 과정에서 일정한 흐름은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어느 시점에서 이대로 가면 당이 봉합이 되면서 혁신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아무 것도 되지 않고 원점으로 회귀하고 말겠구나 하는 위기감을 갖게 된다면 대표에게 특단의 결단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럴 경우 혁신위가 문 대표에 제안하고 대표가 수용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뭔가 결단이 나올 수 있는 것 아닌가 본다. 
이번 과정을 거처면서 여당 내에서도 친박, 비박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하고 야당도 돌아가신 대통령을 놓고 친노, 비노 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 정치가 언제까지 이 프레임에서 머무를 수는 없고 여기서 벗어나서 한 단계 뛰어넘어야 할 것이다. 보수에서도 그런 인식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 

김 : 지금 말씀대로 여당에 친박과 비박이 있고 여당에는 친노와 비노가 있는데 지금 종편 등에서는 비박과 비노가 손을 잡는 그런 상상력을 발동하는 그림들을 그리는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새정치연합의 박영선 의원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 : 실제로는 대단히 어렵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비박이라고 할 때 그 내부의 스펙트럼이 넓다. 친이계에서 유승민까지 다양한데 유승민 의원의 경우 절대 보수 내에서 주류가 되기는 어려운 한계가 있다. 중부담 중복지론이라는 것이 지금의 보수정당에서 수용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야당의 비노도 복잡하고 다양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것을 다 담기는 어려울 것이고 만약에 그렇게 간다면 양쪽에서 정리되는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양당의 핵심에서는 오히려 따로 그렇게 나가기를 바랄지도 모르겠다. 

현재의 정당질서 뛰어넘을 새로운 모색 필요한 시점

이 : 지금의 양당구도가 상당히 견고하고 그것이 지역구도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그런 분석이 나온다고 본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여권 내에서도 새로운 정치적 기대를 모을 수 있는 사람들은 그런 지향들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정두언 의원까지 그 범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연령이나 경험 그리고 정치적 경향에서도 공통점이 있고 야당에서도 박영선, 김부겸 등이 있다. 이들이 뭔가를 모색한다면 당장 다음 대선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원내에 진입할 수 있는 정도의 가능성만 확인한다면 그 이후에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런 움직임을 통해서 소위 87년 체제라고 하는 지금의 정치행태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보수 양당이 지역을 근거로 하면서 소선거구제 통해 배타적 지위를 누리는 상황은 다수 국민의 선택권을 제약하고 실제 국민들의 선택과 의석수가 비례하지 않는 현상을 지속시키고 있다. 이것에서 벗어나는 변화의 계기를 만들지 않으면 이런 잘못된 현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진지한 모색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 : 다음 총선을 앞두고 구체적인 일상의 민생문제도 중요하겠지만 방금 말씀하신 87년 체제의 극복이란 문제도 하나의 중요한 아젠다가 될 수 있겠다. 87년 체제라는 것이 지역주의에 근거한 것인 동시에 지금의 권력집중 현상을 초래하는 제도로 당시의 1노 3김이 합의했던 일종의 담합이었다. 이것을 깨는 것 자체가 한국 정치발전을 위해 더 늦출 수 없는 과제라 했을 때 이것을 대선이 아니라 이번 총선에서 전면에 건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보수적인들이 잘 말하지 않았던 헌법적 가치를 말했는데 이번 계기를 잘 살려서 야당 정치인들도 호응을 한다면 변화의 계기로 만들 수 있겠다. 지금 당장은 우리 국민의 90%가 양당체제에 귀속되어 있지만 항상 중도를 지향하는 흐름도 일정하게 존재해 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 세력들이 총선 전에 의미 있는 움직임을 만들 수 있다면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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