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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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67세의 경상도 출신이며 지금은 수도권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와 같이 나이든 일개 국민이 대통령과 직접 대면하여 말씀드린다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이라 폴리뉴스를 통해 말씀을 전하려고 합니다. 만약 대통령님의 참모들 중 한분이라도 이 글을 읽으시면 꼭 대통령님께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불안하고,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2014년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와 2015년에 나타난 메르스 사태는 공통점이 많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정부의 비밀주의, 초기대응 실패, 정경유착의 고리, 그리고 국민의 생명보다는 기업의 이익이나 명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풍토가 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승객의 안전을 무시한 청해진해운, 그 후에 나타난 고 유병언씨와 구원파는 마치 기괴하기까지 합니다. 메르스 확산의 진앙지로 나타난 서울삼성의료원의 무책임한 발언, 즉“ 삼성이 뚫린 것이 아니라 국가가 뚫렸다”는 감염내과 과장의 발언이나 병원을 밝히지 않으려 다가 더 많은 감염자를 발생시킨 보건당국의 행태는 우리 국민의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 절망과 분노를 낳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가 닮은 점은 그뿐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년에 수백만명의 국민들이 해외로 관광을 나가 느끼는 것은 대한민국이 결코 후진국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해외에 나가 우리나라가 2014년 1인당 GDP 2만8천 달러가 넘고 국가 GDP는 13조 달러를 넘어 세계 13위이고, 무역규모는 세계 8위를 자랑하는 나라임을 새삼 확인하고 돌아옵니다. 그런 우리나라가 뉴스에서나 들을 번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후진국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선박사고가 우리에게 일어났습니다. 그것도 태풍이나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승객의 안전보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 무리하게 운영했다는 것입니다. 그 선박의 선장은 승객을 버려두고 내의 차림으로 도망쳐 나오는 모습을 TV로 지켜 본 우리 국민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초기 메르스 환자가 방역망을 뚫고 중국으로 건너가 온 중국 국민들이 한국을 비난하고 심지어 연예인들까지 중국에 오는 것을 거절했습니다. 이러한 사태를 보고 우리 국민들은 무엇을 느꼈을까요 자존심은 사라지고, 좌절과 굴욕감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는 우리 국민의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혔고, 의기소침하게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 아무리 경제를 살리고 성장시키자고 해도 우리 국민들에게는 그저 공허하게 들립니다. 대외의존도가 100% 넘는 한국 경제는 내수경기를 살려서 문제를 해결 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가계부채는 1,100조에 달하고 이자가 3%라고 해도 1년에 33조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쓸 돈이 없습니다. 수출이 활발히 살아나야 시중에 돈이 풀리고 소비가 늘어야 내수가 삽니다.

대한민국 경제는 세계 경제 상황으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고 박정희 대통령께서는‘수출입국을’외치며 한국 경제를 발전시켰고 지금도 한국 경제는 그 영향 아래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 경제 환경은 어떻습니까. 유럽은 그리스 사태로 경제적으로 큰 곤란을 겪고 있고, 중동 이슬람 국가들은 IS 사태로 긴박합니다. 또한 NATO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갈등을 겪고 있으며 남중국해에서는 중국이 미일과 분쟁 직전에 있습니다.

우리 경제적의 주춧돌이 되었던 중국 경제 역시 어려움에 처해 있고, 일본은 양적완화로 엔저 분위기를 타 한국이 개척한 해외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보면 남북 관계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 같고 그 긴장상태가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한민국은 국제적으로나 국내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이제 여당 길들이기를 이쯤해서 풀어 주시면 어떻습니까? 일부 국민들은 대통령님의 여당 길들이기를 행정부가 입법부를 길들이려 하는 것으로 오해 할 수 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와 김무성 당대표가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대통령님께서 그들을 관대하게 포용하십시오. 대통령과 청와대, 행정부 그리고 여당은 국정의 책임을 맡고 있는 파트너들이 아닙니까. 대통령과 행정부 그리고 여당이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이 처한 국내외적 난관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합니다. 그렇게 되면 국민들이 안심하고, 믿고 따를 것입니다.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청와대와 여당 간의 갈등을 일으키고 소란스러운 동안 우리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 또 일어났습니다. 일본의 초기산업 시설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 받는 것을 두고 우리나라 외교부는 Force to Work라는 말이 강제징용이라는 표현이 들어가게 되었다고 좋아 했지만,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이라는 표현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일본은 그런 나라입니다. 앞으로 대통령님께서는 일본 아베 수상과 정상회담 할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데, 또 다시 일본의 장난에 놀아나서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가 생기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말이 나왔으니 한 말씀 더 드리면 대통령님께서는 전국의 창조경제 기지건설 현장을 방문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창조경제 역시 일본에 좋은 일시키는 것이 아닌가 우려됩니다. 1945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교역에서 1,669억 달러의 흑자를 보았고, 1987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중국과의 교역에서 3,605억 달러의 흑자를 봤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일본과의 교역에서는 4,609억 달러의 적자를 봤습니다. 미국과 중국에서 벌어드린 것을 일본에 모두 주고는 결국 무역적자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창조경제의 결과가 대일무역 적자를 해소하는 방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님, 우리 국민은 북한의 핵에 심리적으로 크게 불안합니다. 대통령님께서는 메르스 때문에 지난번 미국방문을 연기하셨습니다. 이번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시면 반드시 핵우산정책이 가능한지에 대해 확답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이 대한민국에 핵무기를 사용했을 때 미국이 중국이나 러시아의 눈치를 보며 핵으로 북한을 응징하지 못한다면 북한은 마음 놓고 우리에게 핵을 사용할지도 모릅니다. 대통령님께서 미국으로부터 만약 북한이 우리에게 핵을 사용한다면 미국은 중국이나 러시아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지체 없이 핵을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받게 되면 국민의 불안을 덜게 될 것입니다. 

대통령님,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관용과 포용력으로 오늘의 난관을 풀어 가십시오. 더 이상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주십시오. 

박영식 약력 

■ 1948년 대구 출생
■ 유성환 전 의원 보좌관
■ 통일국시론 원고 작성으로 구속
■ 박찬종 전 의원 정책실장
■ 신정당 정책실장
■ 영국 NEXT SOCIETY 연구소 동북아시아 담당 연구원
■ 현 폴리뉴스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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