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어진 시각과 저급한 언사로 더렵혀진 교단과 모욕당하는 학생들 

지난 6월 4일, 국립 부산대의 최우원 철학과 교수가 자신이 강의하던 ‘과학철학’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노 전 대통령은 가짜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다가 이에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2002년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증거를 찾아 대법관의 입장에서 어떻게 판결할 것인지를 논하는 과제를 제출하라”고 했다고 한다. 최 교수는 평소 수업에서도 “이 학교의 철학과 학생회와 교수들은 전부 다 종북 좌파다. 빨갱이 소굴이다. 순진한 철학과 학생들에게 빨간 물을 들이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고 한다. 부산대 학생들이 최 교수의 이 같은 황당한 과제와 언사에 반발하며 사과와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지난 6월 9일 홍익대 법학과 류병운 교수의 미국계약법 기말교사에서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진 노씨, 지능지수가 69인 저능아’ ‘빚을 자주 떼먹는 게으름뱅이 대중, 대중은 홍어를 판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영어지문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말교사를 출제한 류병운 교수는 학생들이 이런 지문에 반발하자 ‘자신만의 교수법’이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라고 강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교수는 딱딱한 수업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했다고 하지만 문제를 접한 학생들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비하 의도’라고 보고 류 교수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우리 사회 일각에서 소위 ‘일베’라고 불리는 집단이 형성되어 SNS를 통해 자신들만의 隱語(은어)를 사용하며 극우적 시각과 행태를 보여 왔던 것은 어제 오늘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 할 것이다. 이들이 대학 강단까지 진출하여 신성한 교단을 어지럽히고 미래의 한국을 이끌 지성으로 성장해야 할 대학생들에게 비뚤어지고 편향된 시각을 강요하다면 이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 군사독재 정권 당시에도 곡학아세하던 교수들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 문제가 되는 이들처럼 저급하고 반교육적인 행태를 공공연히 드러내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스스로 교수이기를 포기한 자들을 교단에 방치해서는 안 될 것          

대학은 학문과 사상의 자유가 최대한 주어지는 공간이어야 하고 그것은 교수나 학생 모두에게 보장되는 권리라 할 것이다. 그러나 교수가 학생에게 학점을 무기로 삼아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강요한다면 이는 엄격히 차단되어야 마땅하다. 더구나 부산대의 최 교수 경우 같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서 마치 사실인 양 학생들을 오도한 것은 스스로 교수이기를 포기한 것에 다름 아니다. 최 교수가 어떤 생각을 하던 개인의 자유이겠지만 교수의 직위를 이용하여 학생들에게 허위사실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했다면 이는 결코 용납될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홍익대 류병운 교수의 경우도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들에 대해 ‘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진 저능아’ ‘게으름뱅이’ ‘홍어장사’ 등의 소위 일베류의 비유법을 자신의 기밀시험 지문으로 사용한 것은 ‘자신만의 교수법’ “정치적 표현의 자유‘라고 둘러대기에는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악랄하고 저급한 언사에 지나지 않는다. 류 교수는 대학에서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누리며 배움의 시간을 만끼해야 할 학생들에게 기성세대의 뒤틀린 모습만 보여주었고 교육적으로 오히려 해악만 끼쳤을 뿐이란 점을 지적해 둔다.
 
우리 사회 내부에는 보수와 진보, 좌와 우를 가르는 진영논리를 동원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가진 사람들이 여러 행태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은 모든 사회 현안에 대해 이념적 잣대를 적용하거나 전영논리를 동원하여 자신들과 입장을 달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자기진영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상식을 벗어난 온갖 논리를 동원하기도 한다. 정치적 영역에서부터 이 같은 갈등과 대립이 일상화 되는 것은 지극히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 할 것이다. 하물며 대학의 강의와 시험에서까지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며 교단을 더럽히는 반교육적 인사들을 이대로 방치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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