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창간15주년 특별인터뷰> 21세기 움직이는 것은 문화, 제주를 '창의적인 문화 플랫폼'으로

원희룡 제주지사는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은 정치인의 말이 아닌 실천과 현실화를 더 주목한다”고 전했다.
▲ 원희룡 제주지사는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은 정치인의 말이 아닌 실천과 현실화를 더 주목한다”고 전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5월 28일 오후 여의도에 위치한 제주특별자치도 서울사무소에서  본지 김능구 대표와 가진 <폴리뉴스 창간 15주년 폴리피플 창간 6주년 특집, ‘대한민국 길을 묻는다’> 특별인터뷰에서 “진영을 떠나 도민들의 높은 기대와 지지로 당선되었다. 의욕적으로 일하겠다는 의지를 높이 평가해 주신것 같다”며 지난 1년간 제주도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점을 자부한다고 말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입법부에서의 국정경험을 살려 제주도정을 이끌어 간다는 원희룡 지사는 “책임감을 갖고 결과로서 이야기 한다”는 신념으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도민에게 평가받고 싶다고 전했다.

 관이 주도하는 일방적인 행정에서 민이 주도하는 협치의 행정으로 거듭나는 부분에서는 “어려움이 많지만 지금 시대에서 협치는 당연히 가야 할 길이라 생각하고 시도하고 있다”며 민관의 협력을 강조했다.

 도정 운영의 핵심을 자연,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올해는 문화에 방점을 둔 ‘창의적인 문화 플래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자본의 투자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제주도 투자는 난개발을 막고 제주의 깨끗함과 아름다움, 가치를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올레길의 등장으로 제주도 관광은 개념이 바뀌었다고 설명하면서 “보고 지나가는 관광에서 머무르며 힐링하는 새로운 관광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 헬스, 문화, 실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여가활동 중심으로 차근히 바꿔나가겠다”며 관심을 기울였다.

 카지노 문제에 대해서는 “건전한 발전과 투명한 관리가 관건”이라며 카지노는 철저하게 제주 전체 이익을 고려해서 도민사회와 함께 방향을 설정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1964년 서귀포에서 출생한 원희룡 지사는 제주제일고를 나와 학력고사 수석으로 서울대 공법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1992년 사법고시에 수석 합격하여 부산지방검찰청 검사를 역임. 2000년 16대 총선에서 서울 양천갑에 출마해 내리 3선을 지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 사무총장, 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 기획위원장, 상임운영위원 등 당직과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했다.  

다음은 원희룡 제주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지난 지방선거에서 거의 60%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역대 제주도지사 득표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이다. 도민들의 커다란 지지를 받은 결과라고 보는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고향이라서 가능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 제주도는 선거기간에는 정당이 있지만, 일상에서는 정당이나 진영논리가 약하다. 제주도에는 독특한 공동체 문화가 있다. 제주도 사투리로 ‘궨당’이라고 하는데, 제주도민들은 자신과 얽힌 관계를 중시하여 정당에 따라 표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작년 지방선거 당시 “오랫동안 보아왔던 지방행정의 장기집권 체제를 바꿔보자”고 말하며 진영을 떠나 출마했기 때문에 도민들의 기대감에 힘입어 당선되었다고 본다.


▲ 원희룡 지사에게 거는 새로운 희망과 기대가 굉장히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 한편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 솔직히 부담이 없지는 않다. 제주도의 많은 분들께서 새로운 인물이 되었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젊어서 의욕적으로 일하는 부분들에 기대와 인정을 하고 계신다. 
 또한 오랫동안 밖에서 살다와서 제주도의 실정을 잘 모르고, 똑똑하다 그러는데 자칫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거나 앞서가지 않을까 도민들이 염려하시는 부분들을 잘 알고 있고, 명심하고 있다.


▲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섬 제주도를 맡고있다. 자신이 느끼는 섬의 매력은 무엇인가? 

- 제주는 단지 크기로 측정하기 어려운 가치가 있다. 육지 면적은 전국의 1.8%이지만 제주도가 관할하는 바다는 전국의 24.4%으로 육지와 바다를 합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면적이다.
 자연과 격리되어 있는 서울의 빌딩 숲 속, 무한 경쟁 시대에 살다가 제주에 오면 바로 마주하는 게 자연이다. 그리고 제주도에는 다들 쉬러 오지 경쟁을 하러 오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 보니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고 정신적으로 영혼의 균형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게 제주의 장점이라고 본다.
 제주가 고향인 저도 이렇게 내려오니 좋은데 타지 사람들은 얼마나 좋겠는가. 관광객들이 제주에서 머무는 시간이 인생에서 특별한 시간으로 기억되고 치유와 감동의 시간, 충전의 시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제주도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 정치인 원희룡에서 도지사 원희룡으로 거듭났다. 국회에 있을 때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꼽자면?
 
- 국회의원은 주로 행정부 견제 기능이 강한편이다. 협상하고 제도를 만들기 위한 정치 영역에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다. 하지만 도지사는 행정가로서 견제와 평가를 받는 위치에 가깝다. 행정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나 전문가, 실무자의 의견을 취합하고 조율해 구체적인 결과를 가지고 책임을 져야 한다. 당위성만 갖고 얘기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실체가 있는 것, 만들어진 것을 갖고 얘기해야 한다. 책임감 차원에서 국회의원과의 무게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도지사는 이를 테면 사회적 기업의 CEO와도 같다. 재정 등을 통해 복지와 공정한 질서를 확대하는 것을 넘어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동기를 위해 돈이 안 되는 사업목적 등 공공을 위한 경영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큰 경험을 하고 있다.  

 
▲ 정치인 출신의 자치단체장은 국회, 청와대 등 중앙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예산 확보 등에서 상당히 큰 성과 낸다고 한다. 본인의 경우는 어떠한가?
 
- 아무래도 국회나 행정부가 얽혀있는 내부, 어느 모퉁이 가서 어느 시기에 어떤 것들을 해야하는지의 내부 골목구조. 즉 국정이 돌아가는 것을 아니까 모르는 사람보다는 나을 거라고 본다. 지역의 정책이나 이득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가 중요한데, 막상 국회안에 있을때와 을이 되어 찾아가는 입장이 되니 다른걸 느낀다. 


▲ 이번 민선 6기 지방자치에서는 남경필 경기지사의 ‘연정’과 원희룡의 ‘협치’가 주목받고 있다. 협치란 무엇인가?

- 협치라는 것이 큰 틀에서 관이 독점하던 정책결정 집행권을 주민들이 참여하고 권한까지 부여해서 수평적 협력 재개 즉 의사결정을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 차원에서 현재는 초기 시도 내지는 실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부분은 잘되는 것도 있지만 우선 도의회와의 관계가 있다. 대의적 권력기관인 도의회와 협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도의회가 견제하는 부분을 풀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또 하나는 수평적 의사 결정과 집행이 되려면 그에 따른 공공성이 되어야 한다. 아무래도 초기 단계이다 보니 민원이나 예산을 협치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 그렇다면 연정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 협치와 연정이 자꾸 비교되는데 연정은 정당과 하는 것이다. 제주도는 정당정치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협치는 연정과 다르다. 경기도는 정당정치 속에서 연정에 초점이 있는 것이고 우리는 민관 분야와 협력 모델이 초점이다. 제주의 현재 상황과 특성을 고려한 협치는 도의회나 다른 시민단체, 농민, 문화 이런 부분들 실제 민간 분야들과의 수평적 협치를 말한다.  


▲ 협치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과거의 행정은 관에서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행정이었다. 이제는 민간이 앞서는 분야도 있고, 주민들의 참여욕구가 강하기 때문이 민간이 앞서있는 분야에서는 민간에게 권한을 더 많이 주면서 함께 일하고 있다. 설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주민들이나 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면서 진행한다. 그러나 말이 쉽지 사실 부부간에도 의견을 충분히 교환하고 합쳐 나가는게 쉽지않다. 협치를 3단계로 나눈다고 하면 1단계에서 지금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어려움도 많이 겪고 있지만, 지금 시대에서 협치는 당연히 가야 할 길이라 생각하고 시도하고 있다. 


▲ 자신이 그리는 협치의 구체적인 상을 제시해달라

- ‘협치’라는게 일률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민관이 참여해서 의사 결정이나 정책의 집행과 실행을 함께 해나가는 구조로 최대한 많이 하려고 한다.
 특히 우리 농업은 다양한 단체들과의 공동 결정을 통해 이뤄야 할 목표가 너무 뚜렷하다. 가치나 목표가 뚜렷한 분야를 중심으로 협치의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문화 부분에서도 서울과 국제적 흐름이 제주도로 많이 오고 있어 이런 개방적인 민간으로의 협력을 얻지 않고는 할 수 없다.
 관제문화를 가지고는 어렵고 제주의 문화라는 현재 영역의 성격과 현재 흐름 자체가 협치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농업과 문화가 협치 중심으로 가야하고 그 밖에도 모델을 찾아가고 있다.
 

▲ 제주도정 운영의 핵심은 무엇인가?

- 도정 운영의 핵심은 제주의 미래 가치, 즉 자연,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것이다.
제주의 아름다운 경관, 청정한 환경, 오랜 역사 속에 깃들어 있는 문화와 정체성이 갖고 있는 힘은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제주이민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제주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원래 제주도민과 이주해온 제주도민이 한데 어우러지면 더 큰 힘이 생긴다. 제주가 갖고 있는 가치를 제대로 키워낸다면 인구와 면적, 경제규모의 한계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 
 특히 더 큰 제주가 되기 위해 쾌적하고 여유로운 생활도시, 동북아 최고의 힐링하는 체류형 휴양관광도시, 지붕 없는 문화예술극장 같은 문화예술의 섬, 청정에너지와 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비즈니스도시라는 청사진을 가지고 구체화 해나가고 있다.
 

▲ 2015년 제주도의 핵심정책을 말해달라

- 2015년 제주도정의 핵심정책은 ‘문화’다. 제주에 어울리는 문화예술의 옷을 입힐 것이다. 아이디어, 열정, 기술력, 감성에 기반한 문화콘텐츠산업을 육성하고, 권역별로 특화된 문화예술특구와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채로운 문화가 전시되고 어울리는 열린 교류의 장을 펼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지역과 인류 발전에 이바지한 문화적 노력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한편 세계 지역간 문화정책과 실천방안을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의적인 문화 플래폼’ 제주가 되고자 한다.


▲ ‘창의적인 문화 플래폼’ 제주도를 만들기 위한 원희룡 지사의 비젼은?
 
- 세잔, 고흐도 머물렀던 예술의 도시로 유명한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처럼 이중섭 같은 예술인의 위대한 감각이 서귀포의 스토리를 유산으로 만들고 국경을 넘어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러들여서 도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의 섬을 만들고 싶다. 꼭 화려하기보다는 아기자기 하면서도 스토리가 있고, 참여할 수 있고, 전통시장이나 관광지하고도 연결될 수 있는 방향으로 문화공간이 생활의 일부분이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21세기를 움직이는 것은 문화다. 제주를 창의적인 문화의 플랫폼으로. 세계 어떠한 강력한 힘보다 파급효과가 큰 문화, 이 문화의 힘으로 제주는 전 세계에 감동을 줄 것이라 본다. 제주도는 문화를 통해 지구를 품고 진정한 힐링의 섬으로써, 문화의 섬으로써 빛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의 전통을 이어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제주에서 문화는 일어나고 만들어지고 있다.  


▲ 투자유치를 위해 직접 중국에 가서 설명도 하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중국 자본이 급속하게 제주에 유입 되는 상황에 대해 난개발이라든지 환경파괴, 중국인의 대량 토지 확보로 인한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보는가?

- 부동산 분야에 투자가 쏠려있는 부분이 문제다. 그러한 면에서 일부 언론에서의 비판이 일리는 있지만 중국이 땅을 많이 사 제주도가 중국 땅이 된다는 주장은 과장이다. 최근 조사로는 오히려 부동산 보유 면적이 정체 내지 감소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도지사로 취임한 이후 부동산 개발에 치우친 투자는 억제하고 있다. 환경보호, 투자부문간 균형, 제주 미래가치를 높이는 투자 등 원칙을 제시했다. 앞으로 난개발을 막고 제주의 깨끗함과 아름다움, 정말 그 가치를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 제주도는 관광으로서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20년전 관광코스가 아직도 똑같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원희룡 지사가 생각하는 바와 개선책이 있다면?

- 몇가지 있다. 먼저 제주도 관광은 이미 한 번은 개념이 바뀌었다. 바로 올레길의 등장을 통해서다. 과거 사진찍던 관광에서 이제는 머무르는 시간동안 힐링을 추구하 새로운 스타일의 관광과 이주가 늘어나고 있다. 이건 매우 중요한 현상이라고 본다. 여기에 외국 관광객들도 단순한 관광에서 벗어나 교육, 헬스, 문화, 실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여가활동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보고 지나가는 관광이 아닌 머무르고, 활동하고, 먹고, 쇼핑하는 활동을 통해 지역경제 및 부가가치 활동이 깊어지고 풍부해지고 있다.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오지만 아직도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떨어지고 애로사항을 이야기 하는 목소리가 아직도 크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차근차근 한단계씩, 완전히 바꿔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런 부분에서 몇가지 충돌하는 내용이 바로 카지노다. 카지노 문제도 뜨거운 현안 중에 하나다. 대규모 카지노 확산을 우려하며 반발하는 여론도 있다. 카지노에 대한 제주도의 정책방향은 어떠한가
 
- 카지노는 두 가지 원칙이 있는데, 건전한 발전과 투명한 관리이다. 제주도는 투명성과 경쟁력을 갖춘 국제적 수준의 카지노 구조를 제도화 하는데 우선 순위를 두고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내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8곳이 영업 중인데 전부 합쳐도 싱가포르의 카지노 시설 1곳보다 작다. 
 싱가포르 카지노의 매출이 56억 달러 이상인데 제주는 2억 달러(2,200억원 정도) 수준 밖에 안 된다. 무엇보다 매출신고와 운영 관리는 거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사실상 방치상태다.
 이와 같은 카지노 운영을 투명하게 정비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진 다음에 제주도는 관리 가능한 선에서 카지노 산업의 규모를 국제수준에 맞게 키우는 것을 검토해 나가고 있다. 지역경제에 대한 공헌도도 보다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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