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은재 기자
▲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폴리피플>은 지난 5월 27일 여야 내부 주도권 경쟁과 6월 정국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본지 이명식 논설주간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에는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이완구 총리 사퇴 이후 공석이었던 국무총리에 황교안 법무장관이 내정된 것과 공무원 연금 개혁안 처리를 둘러싼 여권 내부 당청 간의 갈등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었다. 국민연금 등 노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공적 연금의 개혁에 대해서도 도  더 이상 논의를 미룰 수만은 없다는데 인식을 함께 했다. 그리고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서 벌어진 노건호씨 추도사 파문, 새정치연합 혁신위의 출범과 과제 등에 대해 토론했다.
 
이명식 : 새정치연합에 혁신위가 구성이 됐다. 논란이 되었던 위원장을 김상곤 전 교육감이 맡기로 했고 이제 구성단계에 들어갔다. 이 문제 나오기 전에 엊그제 지난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모식에서 대형 사건이 발생했다. 이 문제가 한편으로 보면 그동안 내연되었던것이 폭발했다고 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정점으로 치닫고 한 고비 넘어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유창선: 6주기 추도식에서 있었던 일들이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사실 야권입장에서는 이를테면 결정적인 한방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아도 야당 안팎에서 친노가 있냐, 없냐, 친노 패권주의가 있냐. 없냐를 가지고 한창 공방전이 있던 찰나에 이런 문제가 벌어졌다. 그날 노건호씨의 추도사는 유족 입장에서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를 한다 하더라도, 그 자체도 물론 정치적인 비판까지 포함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더 나아가서 참석자들이 여당 대표에 대해 물세례까지 하고 야당을 향해서도 공격을 했다. 비노 정치인들한테도 물세례를 퍼붓고 욕설을 한 이런 장면들이 물론 전체가 아닌 일부 참석자들의 행동이라고 하지만, 비춰지는 것은 친노 지지자들이 모여서 여당도 공격을 하고 또 친노가 아니면 좌우간 다 공격을 했다. 거기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서 천정배 같은 사람은 새정치를 탈당했다는 이유만으로 배신자 소리를 듣고 물세례를 받는 것이 논리적으로 어떻게 설명이 가능한 것인지, 그게 왜‘노무현 정신’을 배신한 것으로 규정되어야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아무튼 그날 있었던 광경은 여당이나 보수 언론이 앞장서서 제시해온 친노 프레임의 덫에 스스로 가둬버리는 선택과 행동을 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 날 사건을 지켜본 많은 국민들의 뇌리에 상당히 깊이, 그리고 오랜 기간 걸쳐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김만흠: 6주기 추도식에서 노건호씨의 발언내용 이라던가 참석자들의 공격적인 행동은 이른바 친노진영의 위기의식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 여권으로부터의 지속된 공격뿐만 아니라 야당 내부의 친노 패권주의가 논란이 되면서 수세에 몰려있던 상황에서 나왔다고 본다. 그동안 참여정부 때 노무현정부의 주축세력들에 대한 가장 비판적인 지적이 뭐였냐면 뺄셈 정치를 한다는 것이다. 자기 편이 아닌 사람들에 대해 굉장히 공격적이고 배타적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재연해서 보여준 것이어서 오히려 약점을 노출시킨 것 아닌가 생각된다.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어렵다고 본다. 노건호씨에 관련된 이야기는 두 가지인데 NLL문제는 충분히 제기할 수 있지만 김무성 대표가 응대하지 않으면 그것으로 끝날 것이고, 권력이 죽음으로 몰았다는 부분은 키우면 결코 유리하지만은 않은 오히려 가족과 주변사람들이 불리해질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대로 끝날 소지가 있다고 본다. 대신 이것은 야권 자체에 이탈의 소지를 보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여야 관계보다는 야권 내부에 조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황장수: 저는 노건호씨의 발언을 보면서 중국의 문화혁명 때 홍위병 보는 것 같았다. 진보나 좌파의 가치가 저런 식으로 편의적으로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돼서 이야기를 하고 분노의 정치를 유발하는 부분이 굉장히 퇴행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본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을 조사한 부분에는 이명박 정권의 정치적 의도가 있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조사한 내용 자체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런 논란을 끌어온 부분이 현장에 와있던 친노들 5000명을 비롯해서 한국의 15~20만 친노들을 결집시키고 강화하는 것에는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결국엔 친노의 수준이 저것 밖에 안 된다고 보여주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분당이 될 수도 있는데 결국 분당이 저렇기 때문에 됐다는 근거를 노건호씨가 남기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김능구: 유교문화권에서는 살부(殺父)는 불구대천의 원수라고 하는데 6년이 지났지만 당시의 정서와 분노는 여전히 지속된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본다. 만약에 노건호씨의 어떤 발언들이 친노의 일부 정서를 반영했다고 본다면 우리는 여전히 전쟁 중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영상으로 볼 때 섬뜩할 정도의 눈빛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지금 여야와 정치세력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을 하고 있고 해야 하는 것 같다. 통합진보당이 과연 정말 종북 정당이라서 해산 해야만 했었나? 아니면 그 해산이 야권 전체를 혼탁한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려는 여권의 전략에 의한 것인가라는 부분도 있다. 현실적으로 정당이 해산되고 종북이라는 부분에 대해 야권 정치인 중에 자유로운 사람이 없게 되다 보니까 서로 협상도 하지만 실제 내면적으로는 전쟁상태에 있는 이런 부분들이 일거에 드러난 것 아닌가 생각된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런 상황일수록 지도자의 역할이 필요한데 이번 같은 경우에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친노 좌장인 문재인 대표가 사실 이번 6주기를 기점으로 해서 새정치연합의 당면한 어려움을 새롭게 해결하고 새로운 메시지를 국민에게 던지는 그런 계기로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오히려 6주기에서 그런 대립관계를 더 드러내고 민낯을 보여줬다. 앞으로 문재인 대표에게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이런 것 하나하나에서도 치밀하고 한편으로는 애국적으로 보이는 모습이 필요하다.

유창선: 그날 가장 곤혹스러웠던 사람은 문재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 대표한테만 환호가 쏟아지고, 다른 야권의 리더들한테는 야유가 쏟아지는 광경자체가 문 대표한테는 엄청난 부담이었을 것이다. 결국은 친노 지지층의 배타성이 문재인 대표를 친노수장으로 다시 한 번 각인 시키는 상황이 돼 버렸다. 노무현 재단이 6주기를 맞아서 ‘시민의 힘’을 내걸었던데 친노가 정치세력화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고 김병준 교수도 비판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여전히 노무현 정신을 내걸면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계속 확보하고 정치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표가 친노 프레임을 넘어설 수 있는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한 발짝 전진할 수 없다는 것이 다시 드러났다. 문재인 대표가 혁신위에 공을 넘길 것이 아니고 자기 희생적인 결단을 통해서 비로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김만흠: 문재인 대표가 그렇게 인식을 하고 있을까? 그것이 문제라고 본다. NLL대화록 관련해서 시작은 이명박정부와 정문헌, 김무성으로 이어지고 이후에 윤상현 등이 계속 정치적으로 써먹은 것이 있지만, 나머지 절반은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세력들의 대응방식이 이 상황을 만들었다고 본다. 대화록을 보지 않더라도 대화록의 내용과 똑같은 내용은 노 전 대통령이 민주평통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 했던 내용들이고, 청와대에서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 비서실장이 책임지고 대응했어야했는데 황당하게 초반에는 수세적으로 있다가 나중에는 정 반대로 까보자고 하는 등 우왕좌왕했다. 노건호의 불만서린 말의 절반은 문재인 대표를 향했어야하고 문재인 대표도 거기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하는데 그런 인식을 문 대표가 하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이명식: 6주기 추도식을 보면서 고인을 추도하는 마음보다 가슴이 착잡해지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이제 새정치연합 혁신위로 이야기를 넘어갔으면 한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혁신위원장을 수락했고 그 이전에 조국 교수가 나름대로 4가지를 제시하면서 새정치연합이 문재인 사퇴냐 아니냐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상당한 역할과 기여를 한 측면도 있었다. 여전히 그런 내용들까지 혁신위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혁신위의 구성이나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황장수: 계파등록제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에 40, 50년 전의 정치 쇼로 전락했다고 본다. 왜 계파 등록제가 나오나? 전부 자기 족보를 드러내서 그대로 등록하고 나중에 130명의 계파를 다 밝히면 몇 대 몇 대 몇이 나오면 공천 지분도 거기에 걸맞게 하겠다는 발상에서 계파 등록제 하자는 거 아니겠나? 그런데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들이 여러 군데 걸치고 있는데 그것이 족보를 따진다고 될 건가 싶다. 요즘 같은 21세기 정치에서 계파등록제를 하자는 발상은어불성설이다. 차라리 나눠먹으려면 정확히 지분을 알아야 나눠 먹으니까 지분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계파등록제를 하는 것이 오히려 민주적이다. 그래야 혼자서 독식하거나 실질적으로 공천개혁이라는, 오픈프라이머리 등을 명목으로 싸그리 전멸시키려고 하는 의도가 없다는 것이 입증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40~50년 전에 ‘이철승계, YS계, DJ계’하던 그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비춰지는 저런 발상이 당의 혁신이라니 어이가 없다.

유창선: 그것은 이제 초입단계에서 아직 충분히 논의가 되지 않은 것이 나간 것 같다. 사실 새정치연합 혁신의 핵심은 하나는 친노, 비노의 만성적 갈등 구조를 어떻게 넘어서고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인가 이고 또 하나는 기득권 내려놓기 라고 본다. 기득권 내려놓기는 결국 총선 물갈이일 것이다. 김상곤 위원장이 당내에 자기 세력이 없는 상태에서 기득권 내려놓는 것은 바로 당사자들의 저항이 따르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는 예단하지 않고 지켜봐야할 것 같다. 김 위원장이 또 나름대로 결단력이 있는 스타일이니까 봐야할 것 같다. 혁신이 의미 있게 성공하려면 가장 힘센 사람부터 기득권을 내려놔야한다고 본다. 지금 새정치연합내에서 최대 기득권이 누구냐고 한다면 친노계파, 문재인 대표라고 한다면 먼저 당 대표가 최대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부터 풀어가야 한다. 김상곤 위원장도 우선적으로는 그 문제부터 정면으로 붙어야 한다. 문대표가 물갈이 이야기 하지만, 다음 총선에서 문 대표와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최대한 물갈이 되도록 하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야 다른 계파들, 호남, 비노, 중진 등등도 그 흐름을 거역하지 못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흐름이 형성될 수 있다. 그 부분을 우선적으로 하지 않으면 각 계파들의 밥그릇 싸움이
되다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 

김만흠: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다. 김상곤 위원장 중심의 체제가 제대로 뜰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왜냐면 이미 뜬다는 것은 문재인 대표 체제를 인정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혁신위가 집행기구라면 좀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을 뽑은 이유는 뭔가를 집행할 때 편견이 없다는 보편적인 신뢰를 얻었기 때문인데 정작 집행의 역할은 주어지지 않을 것 같고 진단하는 역할만 주어진 것 같다. 그래서 조금 역할이 애매하다고 본다. 지금의 논의는 차기 공천에서 어떤 기준에 따라서 교체할 것인가에만 집중되어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문제를 풀려면 문재인 대표의 입지를 포함한 부분도 다룰 수 있어야한다. 문재인 대표의 입지도 손을 댈 수 있다면 당의 친노 비노의 갈등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있어서 문재인 대표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또 그것을 실행할 수 있을지가 1차적인 변수라고 본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혁신은 인적 구성의 문제인데 다음 공천에서 얼마나 교체할 것인가에 따라 다르다고 본다. 지난 번 조국 교수가 했던 것은 상당히 러프하게 했고 여러 가지 팩트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첨언 하자면 역시 또 반복적으로 오히려 이른바 사람들이 친노라고 보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친노패권이 뭐가 있나? 허구가 만들어낸 프레임이다’라는 주장을 아직도 하고 있는데 저는 다시 정리하자면 노무현 전 대통령 시대에 중심으로 형성된 정치세력이 자기들만 옳다고 생각하고 배타적으로 결집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풍토를 친노라고 할 수 있다고 본다. 근데 이 수가 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 당의 여러 가지 세력이나 유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 당의 중심을 잡아버린다면 이른바 패권으로 인식이 되고 패권으로 불린다. 양적으로 수적으로 당의 중심을 잡아버리면 그게 친노패권으로 불릴 만하다고 본다. 

김능구: 혁신위원장이 전부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비노의 이종걸 원내대표가 추천해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혁신위는 구성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가깝게만 보더라도 너댓 차례의 혁신위가 구성돼서 활동을 했는데 그 부분들이 조금씩 다르지만 혁신안을 만들었다. 문제는  그것이 그대로 집행, 실천된 적이 없다. 그래서 안철수 의원이 실천이 문제라는 말을 했었다. 여야가 2004년 이후 선거 때마다 중진급의 물갈이가 있었던 것 같다. 새누리당에서는 영남 중진 몇 선 이상 다 용퇴라는 식으로 물꼬를 틀면서 선거를 했고 그 당시 야당에서도 그런 부분에서 서로 경쟁하듯이 이뤄지고 했다. 실제로 그것을 통해서 어떤 면에서는 당권세력이 자기들의 이해관계를 관철해나가는 방향으로 됐던 측면도 있다. 이번에는 문재인 대표가 현재 가장 파워풀하니까 거기서부터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는 쇄신의 과정부터 거쳐야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기준잡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모든 사람이 동의할 수 있는 합리성을 가지기가 쉽지 않고 그것이 오히려 분당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혁신위가 안을 마련하기 전에 문재인 당 대표가 제1야당으로서 전체적인 130석이라는 덩치를 가지고 총선, 대선에 임하려고 한다면 먼저 기득권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본다. 혁신위가 기준을 만들어서 최고위에 보고하고 최고위에서 추인해서 절차가 이뤄지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 혁신위에서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서로가 다 인정할 수 있는 공청기준을 마련하고 지키기 위해서 지역위원장은 3개월 전에 기준을 내놔서 거기에 맞춰서 준비하게 하고, 전략공천을 한다면 기준을 정해서 이런 사람들을 한다고 공개적으로 하고 비례대표도 선출과정에 프로세스를 정확하게 적용해서 하는 이런 부분들을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서 잡아나가야 한다. 흔히 말하는 인적쇄신은 문재인 대표와 친노들이 먼저 결단을 하는 모습이 없이는 혁신위가 어떤 안을 내놓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못하면 이런저런 과정을 통해서 분당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이명식: 26일 박원순, 안철수, 안희정, 김부겸까지 희망스크럼을 만들어서 당에 최고위가 있지만 이 분들이 각자 위치에서 나름대로 혁신위도 북돋아주면서 현안이 있을 때 마다 협의를 해서 나아가면 어떤가? 저는 어쨌든 새정치연합이 분당으로 가기 전 마지막 몸부림이라 할 수 있고 하나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황장수: 대권 잠룡 협의체 아닌가? 무의미하다고 본다. 정당이라는 것은 정당 내부의 기구로 돌아가야 한다. 정당 내부의 최고위라던지 의총이라던지 이런 기구를 작동시키지 못해서 혁신위, 비대위를 툭하면 만든다. 정당이 반성을 제일 심하게 할 때가 대선 패배한 직후 아닌가? 한상진 씨가 당 대선평가위원장도 하지 않았나? 그때 당이 뭐가 문젠지, 친노가 뭐가 문제고 야권이 왜 지는지 그때 다 나왔다. 이념적인 문제부터 시작해서 모바일 선거의 문제, 오픈프라이머리 문제까지 전부 다 나와 있다. 지금 다시 혁신위를 만들 것도 없다. 그때 그 책보면 지적한 문제들이 그대로 다 나와 있다. 근데 그 뒤에 비대위를 두 번이나 하고 또 혁신위를 하고 무슨 잠룡 협의체를 만들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권력을 모을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를 문재인 대표가 여기서 양보하고 물러서게 되면 친노 전체가 손해이지 않겠나?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이런 기구들을 만들어서 희석을 시키고 시간을 보내는 용도로 쓰는 거다. 이런 기구에서 의미 있는 결론이 못 나올 것이라고 본다. 전에 문희상 비대위에서 나온 여러 가지 결론들이 결국은 문재인이 대표가 되기 위한 자리깔아주기로 간 것을 보지 않았나? 박영선 비대위가 왜 좌초하는가도 다 보지 않았나?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이 혁신위 출범 직전에 노건호씨가 저런 식으로 폭탄을 터뜨려놓고 혁신위를 시작하고 하는 부분을 보면 혁신위나 잠룡 협의체는 안돌아갈 것이라고 본다. 제가 볼 때 거기 참가할 사람은 박원순 시장밖에 없다고 본다.


유창선: 방향 자체는 맞다고 본다. 지금 새정치연합의 현실을 보면 그 누구도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자기 혼자만으로는 뭘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같이 무너질지도 모르는, 공멸할지도 모르는 이런 상황을 배제할 수도 없으니까 일단은 어떻게든 당을 살리고 그 이후를 기약하는 수순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분명해보여서 차기 주자들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 팀을 모으는 것은 분명히 필요할 것이다. 다만 그것이 저는 틀을 만든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한번 만나서 악수 나누고 밥 한번 먹고 이런다고 해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싶다. 그것보다는 실질적인 정치과정, 정치행위를 통해서 바로 그것을 모색하는 것이 문재인 대표의 책임이라고 본다. 그래서 문재인 대표가 공을 나눠줘서 책임을 분산시키는 그러한 것으로 가서는 안 된다. 그러면 동의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것이 아니라 정치행위를 통해서 서로가 소통하고 협력적인 관계가 구축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초점이 아닌가 싶다. 문재인 대표가 공을 다른 사람에게 자꾸 넘기려고 할 것이 아니라 자기가 먼저 결단을 하고 모습을 보이면서 그것에 대한 협력과 호응을 끌어내는 식으로 돼야한다고 본다.

김만흠: 희망스크럼이 원탁회의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자치단체장도 끼니까 규모가 있는 느낌이 들지만 이게 기득권을 방어하는 현상유지 전략 차원에서 유용할지 모르겠지만 혁신하고는 맞지 않다. 또 하나는 이번에 분당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는 화두가 친노 패권의 문제와 호남정치의 문제다. 그 문제와 이 구성은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 같다. 박원순, 김부겸, 안희정이 모이는 것이 친노 패권과 호남정치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 해법을 비켜나가는 현상유지 전략으로는 어느 정도 기여를 할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더 가동되고 효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명식: 대체로 혁신위가 만들어지고 가동되더라도 전망이 그렇게 밝지가 않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 문재인 대표는 참으로 쉽지 않겠다. 혼자서 공을 쥐고 있으면 쥐고 있다고 뭐라고 하고 패스하면 왜 패스 하냐고 하는 형국이라 혼자 드리블도 못하고 패스도 못하는 상황이다.

김만흠: 선수를 바꾸라는데 패스만 하고 있으니 그렇다.

유창선: 봉하 마을 6주기도 그렇다. 문재인 대표가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면 좀 더 단호한 입장 표현을 했어야한다고 본다. ‘정말 이래서는 안 된다, 우리가 잘못한 것이고. 오늘 이런 건 진짜 보여서는 안 될 모습이었다’는 메시지가 나와야하는데 선문답을 했다. ‘우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분열해서는 안된다’고 했는데 분열이라고 말하면 너도나도 다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  문재인 대표가 조금 더 자기 책임과 관련된 부분의 인식을 선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명식: 최근 김능구 대표가 천정배 의원과 인터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천 의원 쪽 분위기나 행보는 어떤가?

김능구: 천 의원은 호남정치 복원이라고 이야기 했던 부분들이 용어상 오해를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호남 개혁정치 부활로 용어를 바꿨다고 했다. 호남 지역주의를 활용한 정치적 활로 모색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상당히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새정치연합이 쇄신하면 복당할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러기는 어렵다고 하면서 본인은 자신이 주창했던 기득권문제가 해결된다면 정치를 그만둘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 것들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을 전제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 앞에 목표를 두고 그것을 위해서 스텝 바이 스텝으로 두텁게 나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전에 2003년에 당시 민주당에서 분당을 생각하고 실제 분당까지 거의 1년 가까이를 끌었는데 그때 왜 이리 오래 끌었냐고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그 때 답변이 국민이 헤어지라는 말이 나올 때 분당하는 것이 자기들 전략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지금 현재의 야권 재편과 관련된 부분들도 실제로 그런 과정을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만흠: 지난 이야기인데 폐쇄적, 계파적인 독점 문화의 중심에 있는 쪽은 조국 교수가 이야기하는 다선 의원 쪽이 아니라 2004년에 데뷔한 3선 내지 재선 부류라고 본다. 다선 그룹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차원에서 충분히 쇄신의 필요성이 있지만, 당의 체질 개선의 초점은 오히려 3선 이하 그룹들에게 있다는 것을 명기해두고 싶다. 물론 그렇다고 다선이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선은 그 나름대로 새로운 에너지를 심기 위해 교체할 필요는 있지만 지금 새정치연합 내부의 풍토 바꾸기를 위한 초점은 그런 부분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명식: 손학규 전 대표에 대해 말이 나오고 하는데 이 부분도 두고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황장수: 손 전 대표가 정치에 등장하려면 내년 총선 전에 등장해야 기회가 있지 총선 이후에는 등장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대로 친노가 분당을 못하고 야권 비주류와 적당히 협의해서 공천하는 순으로 가면 결국 공천은 친노의 의도대로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문재인 대표 입장에서는 어쨌든 한 당으로서 1:1로 선거를 붙으면 수도권에서는 유리할 수도 있고 자신의 대선후보 자리를 굳혀가는 과정이 된다. 손 전 대표가 정치를 하겠다면 리스크를 떠안고 거기에 따르는 리턴을 받는 것인데 지금 해야 한다. 정계 은퇴 한다고 해서 강진 가서 토굴 짓고 있다가 정치하러 또 들어오냐 비난을 받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렇다 하더라도 야권 내부에서 명분을 축적해가다가 어느 시점에서 본인이 나서면서 그것이 야권의 재편에 하나의 명분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본인의 비판을 일정부분 감수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모으는 주축이 될 때 본인의 정계 진입이 가능하다. 가만히 있는 사람을 모셔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유창선: 손학규 전 대표 입장에서는 자기 입으로 정계은퇴 번복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말 떠 밀려서 막판에 도리 없이 번복하는 것은 모르겠지만 아쉬운 점은 있다. 좀 더 다양한 층을 껴안을 수 있는 리더십으로 손 전 대표의 역할이 지금 야당 상황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 손 전 대표는 자기 스스로 내려놓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기도 했고 쿨한 리더십도 여러 차례 선보였다. 다만 문재인 대표 지지층은 여전히 손 전 대표를 싫어한다. 그런 부담도 있어서 손 전 대표의 역할이 아쉽기는 한데 막상 복귀가 쉬운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김능구: 손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지난번에는 총선 이후 춘천에 있었는데 이번에는 강진에서 칩거하고 있다. 강진에 내려간 것이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사실 천정배 의원도 호남 출신이라 광주 출마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2~3년 전부터 호남에 내려가서 변호사 사무실도 옮기고 포럼도 꾸리면서 전남 곳곳을 다니면서 민생체험도 새롭게 하는 과정이 있었다. 그리고 선거 때 백의종군하면서 지원도 하는 과정을 통해서 호남 민심의 분노에 올라탈 수 있었다. 손 전 대표 같은 경우에도 이번에 여론조사에서 호남에서 1위 했다. 아마 DJ의 정계 은퇴 후 95년에 복귀해서 대선에서 승리했던 그 정도의 모멘텀이 있지 않으면 손 전 대표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그 시점이 두 차례 정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아니고 야권 재편 시기에 어느 쪽이든 손 전 대표는 상종가를 칠 수밖에 없고 그런 부분에서 지난번에 당 대표 됐을 때 본인의 정치철학과는 다른 당의 울타리에 갇혀버려서 손 전 대표가 잃어버린 600만 표를 되찾겠다는 메시지가 전혀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이번에는 아마 거기에 걸 맞는 어떤 정치세력화를 통해서 야권 재편 과정을 통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또 한 가지는 내년 연말에 대선 구도가 잡히면서 가상대결이 벌어질 텐데 여권 후보에 비해 야권 후보가 지리멸렬하면 제3의 후보가 필요한 상황이 올 것이라 본다. 


이명식:6월 정국으로 가면서 몇 가지 변수들이 나오는 것 같다.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떻게 되느냐도 지켜봐야겠고, 남북관계나 외교 문제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인데 제대로 안 되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경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최경환 부총리와 청와대 안종범 수석 두 사람 전부 총선에 나서려고 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유창선: 대통령은 계속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정치개혁으로 규정하고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인데 사실은 검찰로서 상당히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리스트가 문제가 아니라 여야 정치권 전체가 문제다’라는 대통령의 거듭된 규정에 따른 부담감을 검찰이 무릅쓰고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실체를 철저하게 밝혀낼 수 있을지 그것으로 검찰의 신뢰가 좌우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황장수:‘성완종 리스트’ 파문 수사가 저는 일단 8명에 대해서 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완구, 홍준표만 잡고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의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고 그 시점은 황교안 총리후보자가 청문회 통과해서 임명됐을 때 상당히 확산돼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남북관계 상황은 이번에 북한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거부했다는 것은 반 총장이 한국의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 까지도 고려해서 일종의 박근혜 대통령과 교감 있는 사람에 대한 거부로 본다. 5.24 조치 부분을 한국이 어떻게 처분하느냐에 따라서 조금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것은 이번에 개성공단 임금 부분을 북한이 의외로 합의해줬는데 그런 과정들이 향후에 어떻게 가냐가 문제인데 박 대통령이 당분간 국내의 부패척결문제에 매몰되면서 북한 부분을 가지고 정권의 동력으로 삼는 부분은 2순위가 됐고 미국의 사드 배치 문제가 전면에 떠오르면서 북한 관련 부분에서 긴장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북과의 관계 부분은 한편으로는 화해를 위한 조치가 조금씩 진행되어가지만 전반적으로는 큰 흐름은 긴장관계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그럼 제일 중요한 것이 수출, 성장률 등의 경제 상황인데 이것이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고 이것이 오래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정부가 이런 어려운 경제상황을 국민들 앞에 실토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해야한다. 한국도 빈부갈등 양극화가 제일 심각한 문제라고 어제 내일신문 조사에 나왔다. 이런 부분이 계층의식을 자극하는 쪽으로 가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경우도 이념적 정체성에 투철한 극좌 정당이 득세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기성의 보수 진보를 상징하는 여야 기득권 정당들의 토대가 약화될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

김만흠: 저는 6월 정국에서는 외생변수보다는 정국자체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관련해서는 황교안 총리 후보자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면서 부패척결한다면 이 문제를 건드릴 수밖에 없고 안 건드린다면 그냥 상명하복에 가장 충실한 사람을 총리로 임명한 정도로 그칠 것이다. 그 다음에 시기적으로 6월이라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중반을 넘는 것이고 선거가 가까워지는 것이다. 구체적인 쟁점이 없다 하더라도 당청관계가 점차적으로 갈등이 돌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야당 혁신위 가동 등도 진행이 되던 안 되던 야당의 문제이기 때문에 총체적인 정국은 소용돌이 칠 것이라고 본다.

김능구: 황교안 후보자가 9일까지 청문회 마치고 14일 의결을 한다. 그러면 6월 중반까지 가는 건데 아마 그 이후에 부패척결로 정치개혁을 한다는 면에서 사정정국을 야당이 우려하는데 그렇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처음에 이완구 총리가 부패와의 전쟁을 했을 때도 친이쪽 의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지금 상황에서 때가 어느 땐데 사정정국이냐’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지금도 냉소적인 분위기가 깔려있다. 동전의 양면처럼 ‘성완종 리스트’ 파문 수사라는 게 부정부패가 국민들 앞에 드러난 현상인데 제대로 수사하려면 대선 당시 친박핵심들을 소환해야한다. 그러면 대선자금하고 맞물릴 수밖에 없고 만약에 그것을 면죄부식의 소환수사로 정리한다면 부패척결을 할 명분조차도 잃게 된다. 남북관계에서 5.24조치는 청와대, 통일부, 당 등 여권의 모든 사람들이 다들 폐지해야한다는 것에 공감이 있다고 보이고 어떤 단계를 밟아서 어느 시점에 폐지하는가를 고민 중 아닌가 싶다. 남북관계를 통해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우리 정부가 경쟁력을 가지고 나갈 수 있다. 외교의 박근혜라고 했지만 실제로 이명박 정부 때보다도 더욱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이 돌파구를 남북관계에서 풀어야한다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서로 깔려있는 것 아닌가한다. 이것도 타이밍을 놓쳐서 엉망이 되는 그런 상황에 처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부분은 집권여당에서 내년 총선을 치루기 위해 어느 정도의 성장과 내수 진작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유 원내대표가 한 교섭단체 발언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경제주체들의 전면 개각이 예상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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