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본사에서 열린 이날 좌담회에는 이명식 본지 논설주간의 사회로 김능구 본지 발행인, 정치평론가 유창선 정치학 박사,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날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의 재보선 승리로 인해 정국주도권을 다시 잡은 박근혜 대통령이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수사를 정치권 전반에 대한 ‘사정정국’으로 확대시킬 가능성과 그것이 불러올 파장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성완종 리스트’ 파문 관련 ‘유감표명’으로 선거 승리를 주도한 박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내걸면서 레임덕을 늦출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아울러 이번 선거를 통해 정국 주도권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넘어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청 관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만흠 원장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 개혁 차원에서 하겠다고 했다. 사정 정국으로 가겠다는 점을 명백히 이야기하고 있고 황교안도 그렇게 따라가고 있다”며 “오히려 박 대통령이 주도하는 사정 정국 모양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특별 사면 이야기를 하면서 데자뷰가 되는 느낌은 2년 전 댓글 정국에서 NLL 발언으로 넘어간 상황과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원장은 “댓글 정국 때 박 대통령과 관련된 문제를 야당에서 공세적으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다) 어느 국면에서 대화록 이야기가 나오니까 문재인 대표가 그럼 한 번 공개하자고 해서 논란이 됐다. 이번에도 거의 비슷하게 측근 실세 비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가 특별사면 책임론까지 가버렸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원장은 박 대통령의 이후 사정정국을 통해 국정 주도권을 상당기간 가져갈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짧은 기간은 헤게모니를 가질 수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예측하다시피 박 대통령은 총선 앞두고 사실상 레임덕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지만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한다. 그걸 뒷받침하는 관료조직, 검찰 관료조직들이 계속 같이 간다고 볼 수 없다. 또 하나는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 내부 관계에 대해서도 친이, 친박 구도는 이미 무의미한 상황이 됐다. 새누리당의 역동성이 발휘된다면 그 갈등은 야당을 향하기보다 청와대를 향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의 사정정국과 보궐선거 승리를 통해서 일정기간은 정국을 주도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상당기간 청와대 중심 국정운영을 지속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창선 박사는 “기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본질은 정권 실세들의 비리 의혹인데 그것을 가지고 여야 정치권으로 문제를 넘기면서 이번에도 전형적인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했다”며 “또 하나는 대통령이 나서서 성완종 특사 의혹을 이야기한 것은 사실상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검찰에 제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 박사는 “재보선 결과가 이렇게 나오다 보니 대통령이 나서서 제시하고 법무부 장관이 뒷받침한 가이드라인이 결국은 검찰 수사의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된다. 야당 정치인들에 대한 동시 조사가 예상이 된다”고 전망했다.

또한 박 대통령의 레임덕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여당한테 주도권을 주는 상황으로 가겠지만 조금만 길게 보면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의 레임덕은 이미 진행 중인 사항이다”라며 “그리고 아마 거기에 따른 민심의 이반 역시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면 심해졌지 근본적으로 치유는 어렵다. 그렇게 봤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사정을 무기로 새누리당을 얼마나 압박할 수 있을 지도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힘이 빠질 때로 빠지는 후반기에서 사정의 칼을 가지고 얼마만큼 오래 버틸 수 있겠는가 저는 그것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반대로 여당은 후임총리 인선이라던가 여러 가지 무기를 계속 가질 수 있는 상황이고 또 내년 총선이 있기 때문에 힘의 관계는 박 대통령에서 당 쪽으로 넘어갈 것이다”라며 당-청 관계에 대해 전망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의 레임덕은 진행될 텐데 관건은 그것이 내년 총선에서 어떤 결과로 만들지는 야권의 문제다. 야권의 재편이 정권으로부터 민심 이탈 이반을 흡수할 만한 새로운 대오를 갖추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황장수 소장은 “야권에서 성완종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고쳐야 될 것으로 본다. 성완종 메모와 녹취록에 있는 사람들은 수사의 단서라고 봐야지 그 것이 성경책인가”라며 “그 사람이 순수한 마음에서 그랬으면 그 8명이라도 통화 기록이나 계좌 기록들을 제시하고 죽었어야 된다. 당연히 검찰은 성완종을 조사하다가 나온 부분을 다 조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황 소장은 “지난 연말에 청와대 3인방 리스트 폭로도 친이가 했다는 이야기가 일부 보도가 됐다. 그 뒤에 대통령이 부패척결이라는 칼을 뽑았다. 첫 칼날은 야권보다는 친이 세력이 대상이었다. 그런데 역으로 ‘성완종 사건’이 터지면서 이완구 총리가 날아가게 됐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는 선거개입이라 이야기 할 것이지만 논란으로 끝날 것이다.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여권내부의 소장파나 지도부를 굉장히 압박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덧붙여 그는 “야권은 지금 내부 문제로 당분간 혼란 상황이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정국 운영에 야권이 장애가 될 것이 없다. 그러면 ‘여권 내부에서 누가 칼자루를 잡느냐’는 문제가 남는다”며 “박 대통령이 부패척결에서 정말로 성역 없이 친박 핵심 몇 명을 보낸다고 하면 그 이후에 벌어질 문제는 정말로 엄청날 수 있다. 여권 내부가 다 숨을 죽이는 양상으로 가게 되면서 당분간 박 대통령의 주도권이 강화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본지 김능구 대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하나하나씩 해나가야 된다. 일단 8인 리스트에 대한 부분을 수사하다가 다른 사람 이야기 나오면 그 사람들 수사해야 된다”며 “8명 리스트에 나온 분들을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까 선거의 논리로 하지 말고 정말 박 대통령이 말하는 대로 정치개혁의 논리로 차곡차곡 조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조사를 통해)국민들한테 더 이상 이런 식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기업인들, 정치인들한테 알려줘서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 정쟁의 수단으로 상대세력을 억압하고 말 못하게 하는 걸로 사용하면 그쪽도 결국 부메랑을 맞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박 대통령의 ‘와병메시지’에 대해 “역시 ‘선거의 여왕’이라는 것이 확인이 됐다. 유감 표명을 하면서 정치개혁에 드라이브를 거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이것이 보수세력에게 ‘낙담하지 말고 투표장으로 다 나오라‘는 것인데 2004년도 같으면 선거개입으로 탄핵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 점에서 봤을 때 저는 많은 언론들이 이번 선거의 승자가 김무성 당 대표다 하는데 저는 김 대표가 3, 4라면 6, 7은 박근혜 대통령이 주역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정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주도하에서 꾸려질 수밖에 없다. 여전히 김 대표는 그 전처럼 로우 키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덧붙여 “이번 선거 결과로 봤을 때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도력이 강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압박이 과연 비박 쪽에 통할 것이냐? 점점 시간은 흘러가고 총선은 가까워 오기 때문에 예를 들면 비박 지도부도 로우 키만 할 것이 아니라 일정시점에서 기지개를 펴고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에 대해 “지난번 국회 대정부연설에서 유승민 원내대표가 거기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는 서민 정당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실패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말은 안하지만 동의하는 의원이 늘어나고 있다”며 “총선이 바로 코앞이기 때문에 총선에서 다수 득표를 하고 자기들이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승민 쪽으로 가야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총선이 걸려있어서 박 대통령의 국정지도력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 시점이 바로 올 하반기 넘어서 9월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